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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 신드롬 - 행복한 시작을 위한 심리학
김진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괜찮아요, 당신은 이미 시작하고 있어요!' 라는 책 표지의 문구가
유난히 따스하게 다가왔던 어느 여름 날.
자기계발서라면 이제 신물이 나는 내가 선택한 나를 위로하기 위한 빌미였다.
그저 시간 쪼개기 아까운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처음 내 감정은 그랬다)
아침 출퇴근할 때 버스에서 읽자는 마음으로 늘 가방에 넣어 다녔다.
아침 출퇴근 시간이 여유있었던 한달과는 다르게, 중고등학생의 개학으로 버스에서 읽기도 힘들어졌다.
2주만에 겨우 다 읽고 책장을 덮은 순간 ,
에필로그에 쓰인 마지막 문구가 가장 맘에 와 닿았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모든 이들이여,
이제, 포기하지 말고 다시 시작합시다!"
라는 문구.
스타트 신드롬.
뭐든지 새로 시작할 때 나타나는 행동 양상의 변화나 정서적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시작이라는 변화를 앓는 것을 말한다.
나 역시도 중, 고등학교 때는 3월이 가장 싫었고, 적응할만 하면 바뀌는 것들이 너무 싫었다.
여전히 새학년이 시작 되는 3월은 싫다. 트라우마인지 징크스인지 3월만 되면 기분이 우울해지고
걱정이 많아진다.
예전에는 징크스라는 생각이 없었지만 나 역시 여러가지 스타트 신드롬을 앓고 있고, 징크스로 작용한다.
우선 나는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이상하게도 참 잘 맞다.
시작하면 반은 이룬 것이다라는 의미로 쓰이는 이 말이 내게는..
시작이 형편없거나 불길하면 끝도 역시 같다는 것이다.
처음에 삐그덕 거리는 관계는 좀 처럼 쉽게 좋아지지 않고,
처음부터 버벅대는 업무는 역시..꼭 일을 그르칠 정도로 심각하게 헤맨다.
징크스는 곧 마음 먹기에 따라 다르다 라고 생각하지만...
정말 피해갈 수 없는 그런 경우가 있기 마련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귀차니즘 역시도 우울증이며,
누구나 앓을 수 있고, 의외로 그런 신드롬을 앓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원래 정신분석학적으로 본다면 정상이란 없는 것이다.
누구 하나는 정신병(굳이 치료받아야할 심각한 정신병이라는 의미를 벗어나서)은 가지고 있다.
왜냐면 인간의 정서 및 정신은 모두 같을 수 없으니까.
그리고 어느 누가 정상이라고, 표준이라고 말할수도 없는 것이니 그럴수 밖에 없다.
'초컬릿 심리학'이라는 심리학책으로 유명한 정신과 의사인 김진세님이
차분하고 정말 조곤조곤 귓가에 이야기 하는 것 같은 느낌의 구어체로 되어있어 읽는 속도도 빠르고,
이해도 빨라서 좋았다.
어느 서적처럼 전문적인 용어를 나열하면서 잘난체 하지 않고 누구나 읽기 편하게 써주어서 고마웠다.
잘난 사람은(그리고 정신과 의사이기에) 무엇보다 잘 이겨내고
스타트 신드롬이라는 것은 조금 떨어지는 사람들의 핑계라고 생각했던 내가 부끄러울 정도로
정말 하나하나 섬세하고 평범한 시선으로 위로를 위해 쓴 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고마웠다. 날 이해해주는 시선이 있다는 것에..
다만 하나하나 해결해가는 방법을 더 자세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디테일하게 알려주었으면
좋았을 법했는데 그런 면에서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좁은 지면에 싫을 수 있는 내용은 한계가 있기에 그랬겠지만
정말 답답했던 나에게는 디테일한 설명이 필요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든다.
정말로 스스로가 시작이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보라고 하고 싶다.
당장 해결책은 제시해주지 않지만..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처음은 힘들다.
웃고 있다고, 힘들다는 말하지 않다고,
힘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애써 이기려고,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방어기제가 나타나는 것 뿐이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래!
어쨌든 해야할 일이라면 당장 시작하자!
그리고 이왕이면 즐겁고! 긍정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