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지만 공감가는 이야기들..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 공지영 에세이
공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2월

'상처 받는건 살아있다는 징표'

 

고독하고 힘이 들고 부딪히며 상처받는 내 삶을 너무 아름답게 포장해주는 말이라서

내 스스로가 처연해지게 만들었다.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어떤 타입의 에세이일까 하는 생각보다는

'공지영'의 책이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책이다.

 

'즐거운 나의 집' 을 비롯한 위로 3종 세트에 공지영은 모두 상처를 아무렇지 않게

드러내고 그걸 즐기라고 말하는 것만 같아서 공감하는 바가 크지만 반감하는 바도 컸다.

원래 나라는 존재는 공감할 때 더 화가나고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는

아주 유치한 습성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이 책은 정말 웃으면서 그리고 흐뭇하면서 봤다.

 

우선 이 책의 첫번째 장점은

 

유명한 작가에 베스트셀러, 페미니즘의 강한 색채를 띠고 있으며, 자기 사생활을 들어내면서도

그런 일들에 별로 개의치 않은 쿨~(그것도 쏘~ 쿨)한 여작가가도

나와 비슷한 일을 고민하고 사소한 걸로 마음 상한다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사회계급으로 따지만 그녀는 부르주아, 나는 프롤레타리아 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것만도 아닌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고,

그닥 큰 이유도 문학적인 이유도 아니었다는 점에서 그녀를 약간 시기하고 미워했다는 내 점을

발견할 수도 있었다.

 

글에서 작가의 선배가 얼마나 가볍게 쓰는가 보자고 했다가.. 결국은 가볍게 썼다며 칭찬했다는

구문을 읽고서 참.. 가볍다 라는 생각을 했다.

끝없이 무거워질 수 있는 소재도 가볍게 여기려고 많이 애쓴 흔적도 있었고,

(특히 어떤 엄마가 자기 자식들의 일에 가볍고 쿨할수만 있을까?)

은근히 비꼬면서 가려운 속을 긁어주는 마법의 묘약이라고나 할까..

 

오랜만에 만난 솔직하고 반가운 에세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장영희 교수님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을 읽었는데,

그 책과 소재는 사뭇다르지만 소소하고 일상적이 이야기라는 점에서 무척 좋았다.

 

 

공지영 작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한 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