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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싱 마이 라이프 ㅣ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9
이옥수 지음 / 비룡소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청소년 문학으로 꽤 유명한 출판사인 비룡소에서 나온 청소년 문학선 <키싱 마이 라이프>
최근들어 급 유행하기 시작한 자기계발서 등의 일종의 책인 줄 알았다.
뭐 대략 혼자 짐작하자면 사춘기의 방황하는 삶을 위한 어른들의 지침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건 아닌 것 같고, 어쨌든 청소년을 사랑하는 작가가 사춘기의 청소년들에게
건네는 메시지는 곧 "너희는 소중하다."라는 것으로 혼자 판명 내렸다.
이제 고등학교에 입학한 주인공 하연이는 정말 복잡하고 시끄러운 집안을 벗어나고자 더 열심히 공부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이성교제에 눈을 뜨고 임신을 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줄거리보다는 결국 이 글이 주는 교훈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중학생이었던 시절에 제목이 기억 나지 않은 일본 소설에 이러한 비슷한 내용의 소설이 있었던 것 같다.
청소년 소설 치고는 꽤 두꺼웠고 표지가 노란색이었던 것이 기억나는데 가장 친한 친구에게 빌려 읽었다.
그 시절 중학교 3학년이던 남학생과 여학생이 호기심과 실수로 임신을 하게 되고 결국 그 사건으로 인해서
책임감을 배우고 사랑을 배워나간다는 내용이었다.
아직 법적으로 미성년자로 구분되는 청소년 시절,
임신이 주는 특별함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사실 별 다를 것은 없는 것 같다.
예를 들면 너무 이른 나이에 (법적으로 혼인이 불가한 나이에) 혼전 임신은 인생의 선택권을 빼앗아 버린다는
아주 안타까운 상황에 도래하게 되겠지만 오히려 부모에게만 둘러싸여 책임감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보다는
더 낫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나 역시도 부모의 틀안에서만 자라와서 자립심과 책임감이 꽤 부족한 편이고, 판단력이 흐리고 결단력이 약한데
아마 어린 나이에 엄마, 아빠가 된 아이들이라면 충분히 책임감과 자립심이 생기지 않을까?
(그 방면으로만 생각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요즘들어 나는 더욱 거침없이 성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감추지 않는다.
학창시절 성교육 시간만 되면 얼굴이 붉어져 고개도 못드는 그런 모습은 어디로 가고
이런 맹랑한 모습만 남은건지..
한참 사춘기 시절에 호르몬 왕성한 막내 동생에게도 드러내놓고 이야기 하면 처음엔 부끄러워 하다가도
감추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는 것을 본인도 알게 되더라.
바로 하연과 같은 불상사를 막기 위함이랄까...
남자가 여자의 소중함을 알고 또 성적인 의사를 존중해주는 매너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러한 교육은 어릴때부터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본다. (이 책에서의 실수를 보니 더욱 그렇다.)
대학엘 가거나 원하는 일을 배우고 또 해나가며 인생의 항해를 시작하는 돛을 만드는 시점에
무언가가 발목을 잡는 다고 (그것이 임신이나 결혼, 혹은 뭐 다른 일들도 될 수 있고) 생각하면
부모 입장에서는 그리고 본인의 입장에서는 무척 안타깝고 어떻게든 뜯어 말리고 싶은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이라면 판단력과 결단력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하는 계기일수도..
결국 부모 이기는 자식은 없다고 했던가?
괘씸한 자식의 행동에 세상에 부끄럽거나 수치스러운 것은 잠깐이고,
'어디 두고 봐라 네가 부모말 안듣고는 후회 할게다.' 라는 유치한 심정도 잠깐이고..
자신이 부모로써 살아가며 힘들었던 세상을 미리 보여주게 될 것 같아 가슴 아픈 심정이 먼저일게다.
부모란 그런거니까.. (난 부모는 아니지만 그 마음의 1%는 알것 같다)
10대 소녀에게 그리고 소년들에게 이 책을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은
결국 본인의 인생은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고, 어떤 것도 정답이라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인생이 계획에서 조금씩 틀어지더라도 살아가며 수정하면 되고 계획이란 다시 세우면 되는 것..
실수라고 할 것도 없고, 선택이라고 할 것도 없다..
다만 책임감을 (그래봤자 무겁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지레 겁먹을지 모르니) 동반한 자율이 있어야 한다는 것..
조건이 있다면 절.대.로. 후회는 안된다는 것..
그리고 무분별하게 성(SEX)가 상품화 되고, 그 가치가 변질되고 있지만 어쨌든 말 뿐만 아니라
정말 그건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
부디 어리석은 행동으로 부모와 자신, 그리고 자식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은 없어야겠다.
또한 단지 현실적으로도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거의 가능하기 힘든 이 책의 내용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일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워낙 여학생들이 미화(美化)된 것들에 약해서 말이다.)
부디 현실을 알고 받아들여서 책임감 있고, 자율적인 인생을 살아 갈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