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하늘 동경 - 글로벌 웨더자키 강한나가 소개하는 날씨따라 도쿄 여행 에세이
강한나 글.사진 / 이비락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일본민간기상센터의 글로벌 웨더자키로 뽑혀서 동경으로 날아간 '강한나'

다양한 방송활동, 예쁘장한 얼굴과 날씬한 몸매 등의 겉모습으로 봐서 하나도 빠질 것 없는 말그대로의 엄친딸(엄마 친구 딸)이라고 생각했었다.

게다가 외모상으로 보면 나와의 비슷한 나이대에 여행하고 그에 대한 내용들을 책으로 엮었다는 사실에 질투가 나기도 했다.

그래서 초반부분을 읽는 내내 질투와 시기로 '된장녀일지도 몰라.'라고 혼자 중얼거리기도 했었고..

 

사실 동경 하늘 동경은 날씨따라 동경을 여행하는 데에 대한 작가의 주관적인 생각이 담긴 책이다. 결코 정석이 아니고 가이던스를 위한 책도 아니었다. 여행에 관련된 서적이라고 할지라도 에세이적인 면이 더 강했던 것 같다.

또래로 보이는 작가와 비슷한 관심사, 특히 먹거리를 찾아다닌 다는 점이나 쇼핑을 좋아하는 것, 도심지의 화려한 길거리, 인테리어나 책, 공연 등의 문화에 관한 관심거리 등이 나와 있어 색다르게 읽을 수 있었다.

일본 인구가 집중되어있다는 도쿄의 많은 지역 중에서 작가의 에피소드나 추억거리 등을 담아 소개한다는 점이 참 개성있었고 독특했던 것 같다.

기존의 여행에 관련된 서적들은 가이드마냥 늘 틀에 박힌 듯한 공간들에 대한 획일적인 감상이 아니었다. 마치 강한나 그녀의 블로그를 구경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날씨에 따라서 챕터를 나눴지만 구체적인 이유나 설명들은 없었고 그저 주관적인 관심으로 나뉘어있어 동경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나로서는 날씨따라서 동경 여행이라는 주제를 잘 못느꼈다.

특히 아무리 읽어도 읽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일본의 지명이나 고유명사의 일본어들은 정말 곤란할 수 밖에..

그 역시 그동안 나의 관심 밖의 것들이라서 그랬던 것같다.

음식점이나 서점, 커피숍, 베이커리 등의 하나하나 위치나 설명 (어쩌면 리뷰?)이 세세하고 꼼꼼해서 좋았지만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지 않은 내게는 조금 불필요한 정보였다.

하지만 맛집을 좋아하고 단음식과 빵, 쿠키 등을 좋아하는 나에겐 정말 텍스트 구경하고 군침 흘릴 좋은 기회였다. (비단 나만의 관심사는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책장을 덮고 나서 기억나는 지명이나 여행지는 없었지만 홀로 자전거를 타고 구경했던 골목, 그리고 꽃보다 남자 만화책에 나왔던 장소 등등이 기억난다. (구체적인 지명은 아마 10번쯤 읽어야 기억할 것 같다.)

 

도서관 열람실에 앉아서 읽고, 사무실 컴퓨터 책상 앞에 앉아서 읽고, 잠자기 전 따뜻한 이불 속에서 읽으며

대충 만들어진 책이 아니라 꼼꼼하고 하나하나 빠뜨리지 않으려는 작가의 정신이 느껴져 무척 높이 평가하는 책이다.

비슷한 또래(외모 상으로 볼땐 충분히 그렇게 보이므로)로서 부럽기도 한편으로는 취업과의 전쟁인 삶들과 동 떨어진 것마냥 여유있어 보여 참 밉기도 했다.

열심히 걷고, 많이 보려는 작가는 참 욕심많고 취재와 책에 대한 열의가 가득한 여자였다.

사실 별로 저렴하지 않다고 느꼈던 (충분히 주관적인 생각일테지만) 물건들을 저렴하다고 표현하고 지극하게도 소비위주의 삶을 살던 작가가 된장녀라고 느낌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지만,

충분히 열정적이고 열심히 사는 사람임은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경이라는 곳에 한번도 발 닿아본 적 없는 사람이라서 여행보다는 작가의 삶에 대한 내용들을 더 즐겁게 읽었다.

"나 역시도 낯선 도시를 여행할 때면 반드시 긴 산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p. 227) 라는 구문을 읽으며 올 여름 낯선 도시를 여행하며 정말 많이 걸었던 내 여행이 생각났다.

아직은 젊고 꿈이 많은 나이라서 인지 한가한 시골길이나 웅장한 문화재보다는 사람들의 삶이 그대로 느껴지는 복잡한 도시가 좋다. 물론 작가도 마찬가지리라 생각된다.

화려한 밤이 있고, 뜨거운 사람들이 있는 도시에 관한 여행 수필집으로 방송인 강한나의 삶과 열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계기로 티비에 나오는 그녀를 만나면 참 반가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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