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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눈물 - 서경식의 독서 편력과 영혼의 성장기
서경식 지음, 이목 옮김 / 돌베개 / 2004년 9월
평점 :
이 책은 제일교포 작가가 일본땅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문필가의 삶을 희망하며 자신이 만났던 책들을 자기 삶의 이야기와 함께 쓴 책이다. 저자는 이 책으로 <일본 에세이스트클럽상>을 받았다고 한다. 빼어난 일본어 표현이 수상의 주된 이유라고 했다. 좀 의아스럽긴하다. 아무리 번역을 잘한다 한들 그 빼어난 번역을 원작 느낌 그대로 느낄 수 있을지. 더구나 재일교포인 작가는 한글이 아닌 일본어로 썼다는데… 본인 역시 자신의 글이 한글로 잘 번역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는 내용이 책의 서문에 적혀 있다. 또,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만났던 책들이 당연히 일본책이라 책에 대한 공감이 약할 수 밖에 없었음에 이 책을 읽는 나에게는 한계가 미리지워진 책이다.
친구들처럼 밖에서 놀기 보다는 책을 읽기 좋아했다는 자신의 어린 시절로부터 책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자라면서 자신이 만났던 다양한 책들의 매력들을 담담하게 기술하고 있다. 어느 정도 성숙해지자 자신은 일본인처럼 될 수 없겠다는 자기인식이 생긴 후로부터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고 삶의 고민에 이어진다. 그 이후 두 형 모두가 한국에 유학을 왔다가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연루되어 한국 감옥에 수감되었고 그로 인해 그 갈등은 더욱 커져만 간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을 수 있는 의미는 무엇일까를 읽는 내내 되뇌여보았다. 한 사람이 성장하면서 만났던 책들이 외국 책이니 그 책에 대한 공감대가 일리는 만무하겠고 작가의 성장배경과 삶에서의 갈등, 독서에 대한 비평을 엿보는 것으로 그쳐야만했다. 이번 책만큼 리뷰를 쓰기가 어려운 책도 없었다.
핵심메시지 파악을 위한 객관적 독서와 책을 읽고 난 후 자신의 삶과 연결시켜 삶을 바꾸려는 주관적 독서. 그 무엇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책장 끝이 덮여버린 이 책, 소년의 눈물. 필력에 대한 무능, 매력적이지 못했던 책의 내용 그리고 식어버린 열정과 나태함으로 리뷰를 쓰는데 한참이나 애를 먹어야 했다. 최악의 리뷰가 될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