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인의 24시간 알베르토 안젤라의 고대 로마 3부작
알베르토 안젤라 지음, 주효숙 옮김 / 까치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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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에 '이탈리아에서 40만부가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라고 적혀 있는 알베르토 안젤라의 고대 로마인의 24시간. 책은 철저한 조사와 관찰사료를 통해 로마인들이 살았던 생활상들을 그대로 재현해 내는데 그 매력이 있는데 그 모습이 VJ특공대와 같아 머리 속에서 그대로 재현되는 느낌으로 책을 읽었다.


처음에는 대면대면한 느낌이 없지 않았으나 읽다보니 술술 잘 읽혀지는 비법이 가득했다. <고대 그리스인의 영광과 몰락>에 이어 두 번째 읽게 된 역사책인데 우리 유니컨들의 지력을 헤아려 적절한 도서를 선정했음에 대한 선생님의 역량과 지혜에 고마움과 놀라움이 함께 느껴졌다.


책을 읽다보면 너무나 상세하게 펼쳐지는 설명에 대해 지은이의 상상력이 너무 지나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읽다보면 세밀하고도 철저한 조사와 고증을 통해 그대로 복원해 냈음을 바로 알게 된다. 심지어 묘사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까지도.


새벽녘, 6시를 시작으로 책은 시작한다. 30분, 1시간 단위로 여러 주제로 진행되는 저자의 이야기는  자정이 되어 하루가 마감할 때까지 전개되는데 시간의 흐름을 사용한 전개방식이 몰입에 많은 도움을 준다. 본토에서 40만부가 팔린 이유가 있었다.


저자 알베르토는 책의 서문에 자신의 의도를 확실하게 명시하고 있다. “이 책은 일상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유적과 유물로만 남아 있는 고대 로마를 마치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재현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라고.


로마 사회가 어떤 모습이었는가에 대한 흥미롭게 내용으로는 다음과 같다.

 - 계급과 신분에 따른 로마인들의 주거형태의 분석.

 - 로마인들의 식습관과 음식문화 그리고 시장.

 - 거대 제국의 경제를 돌아가게 만드는 노예제도의 분석.

 - 로마하면 떠오르는 콜로세움의 진실.

 - 거대 도시의 위생시설, 화장실과 공중목욕탕.

 - 로마인의 섹스와 성적탐구.


고대 로마라 하면 적어도 지금으로부터 2,000년 이상 전의 시간인데 (일부는) 그들이 살아갔던 모습이 우리랑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오히려 그들이 먼저 만든 삶의 방식이 오늘날까지 그대로 유지된다는 사실도. 특히 가장 놀랐던 사실은 로마의 공동 화장실과 공중목욕탕이었다. 가끔 즐겨하는 게임으로 도시운영을 주제로 하는 게임이 하나 있다. 그 게임에서 보면 혐오시설 즉, 오염물처리와 상수원은 꽤나 복잡하고 골치아프기도 하며 그것들은 주거인들의 보건과 위생 그리고 삶의 만족까지 영향을 주는 요소인데, 고대 도시 로마에서는 생각보다 지혜롭게 잘 처리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어찌보면 삶에 대한 철학과 지혜가 담긴 거대 제국이 왜 노예제도라는 비인간적인 제도에 대해서는 전혀 발전이 없을까에 대한 의문도 일었지만 저자는 시대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산업혁명을 통해 기계가 하는 일들을 모두 노예가 처리하고 있었음을 고발하는데 그런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대체재가 없다면 노예제도의 붕괴는 가당치도 않은 사회의 요소임을 말하고 있었다. 새로운 인식이 펼쳐지는 대목이다.


책을 읽다보면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사용되는 여러 언어에 대한 어원이 나오는데 그 부분도 흥미롭다. 화폐를 의미하는 모네타(moneta)라든지 Place를 말하는 뜻의 팔라초(palazzo), 1월부터 12월까지 월 명칭의 유래, 계산기를 뜻하는 단어의 유래인 돌맹이 Calculi 등등. (나중에 네이밍을 할 때 유용해 쓸만해 보인다. ^^)


시대에 따른 노예제도를 이해하는 만큼 도움이 된 또 다른 하나는 종교에 관대한 로마인의 시각인데, 로마는 기본적으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거대한 영토를 유지관리하기 위해서는 종교의 자유를 취하는 것이 제국의 운영형태인데 이것은 반란과 긴장을 피하는 선택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것은 효율적인 통치의 개념에서 나온 것이다. (노예제도 역시 그러한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성에 대한 부분도 흥미롭다. 남성은 배우자가 아닌 다른 이와 섹스를 할 때는 반드시 자신보다 계급이 낮은 상대여야 하고 절대 수동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사회적 룰이 재미나게 읽힌다. 그리스의 지식인들이 취했던 미소년 동성애와의 섹스도 자연스럽게 로마에 들어왔다는 것. 그리고 로대 로마에서도 이미 성매매가 있었다는 사실은 의외로 놀랍기도 하다.


그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 역사에 대한 지식을 쌓기 위해 접한 책이지만, 이런 식으로도 지식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신기하다. 흥미롭고 자연스럽게 지식을 전하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이탈리아인들은 자신들의 선조들의 생활상을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지는 모습에 어떤 느낌이었을까? 그들도 자신의 선조에 대한 오해와 착각이 있지 않았을까라는 궁금증을 뒤로하며 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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