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 - 내일을 밝히는 오늘의 고운 말 연습 아우름 22
이해인 지음 / 샘터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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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 22

 

아이가 처음 유치원에 가서 배워오는 말.

모르는 외국말인데 왠지 무슨 말인지 아는 말.

아마도 욕이지 싶다.

정확히 무슨 뜻인 줄도 모르면서

느낌적인 느낌으로 쓰는 말 말이다.

욕으로 시작해 욕으로 끝나는

요즘 청소년들에게

욕을 빼고 대화를 나눠보라고 했더니

오래도록 침묵했다는 세상이다.

욕 뿐만이 아니라

극단적인 표현을 하거나

남을 비교하고 비하하는 말도 좋지 않다.

저자는 고운 말 쓰기에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생각나는대로 바로 말하지 말고

한번 더 생각하고 말하기.

화가 나거나 흉을 보더라도 표현만은 순하게.

그 중 극단적인 표현은 삼가기에서

눈길을 끄는 표현이 있었다.

누군가 욕하고 싶을 때, 화가 날 때

어느 수녀님의 보통 일이 아니에요.”

화가 나는 사람이 있을 때

안성기 배우의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표현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신나게 핏대를 세운 직후에 들으면

그 어떤 거친 말보다 상대방이 당황할 것 같다.

내가 상처받기 싫으면

남들도 상처받기 싫다.

고의는 아니었어도 생각 없이 말하고

나중에 백배 사죄할 게 아니라

미리미리 조심하는 편이 좋다.

고운 말 학교는 상대방이 상처받을 만한 말을

돌려 말하는 표현을 다양하게 가르쳐주고 있다.

어린 한 철 욕을 배우고

실생활에 활용하는 즐거움에 빠진 청소년도 아닐진데

나잇살이나 먹은 다 큰 어른이 욕을 입에 달고 살면

그 주둥이를 보기 안쓰러워 민망하다.

구도자가 아니어도

향기나는 말을 사용하는 노력이라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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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의 테이프 스토리콜렉터 57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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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박꼬박 열심히 읽지는 않지만

꼬박꼬박 열심히 모으고 있는 미쓰다 신조 시리즈.

신간이 나와 표지를 구경하고 있던 중에

이웃으로부터 무섭지도 않다면서

왜 모으냐는 질문을 받았다.

감상이 오래되서 그때는 멈칫했지만

이번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호록호록 읽히는 호러니까ㅋㅋㅋ!!

 

여전히 이게 소설인지 에세인지

형식의 모호함을 노린 이 시리즈는

에잇, 진짜면 어떻고 가짜면 어때,

재밌으면 되지,하는 마음가짐으로 읽어야 제 맛이다.

책태기를 극복하게 해주는 책으로는

미쓰다 신조만한 작가가 없는 걸로ㅋㅋㅋ

 

작가의 체험담과 수기형식이던 것이

이번에는 담당편집자의 체험담까지 더해서

리얼리티(?)를 더 하고 있다.

죽은 자들, 정확히는 이제 곧 죽으려고 하는

사람들의 녹취록을 손에 넣게 된 작가.

원래 그 녹취록의 주인 역시

작가에게 의문의 녹취록을 남기고 사라진다.

작가는 찜찜한 마음에 봉인해뒀던 그 녹취록들을

언제나 소재를 찾아 헤메는

호러매니아 편집자에게 건넨다.

녹취록을 들은 편집자의 상태가

점점 안좋아지는 것을 느끼고

녹취록을 회수하려했으나

편집자는 이미 홀려있는지도 모른다.

 

하룻밤에 거액을 주는 아르바이트.

죽은 자를 만날 수 있다는 산으로의 산행.

어린 시절 체험을 무한반복하는 할아버지 환자.

등굣길에 마주치는 노란우비 여자.

건널목에서 마주치는 검은 형체 등

여러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모두 사라진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것이 자신에게만 보이거나

그것에 홀린 사람들이 종종 있는 것처럼

아직 내 주변에는 없지만

어느 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사람들 중에

저런 사연을 가진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싶어지는 것이

역시 소설의 경계가 모호한 작풍의 매력이지 싶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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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독서 - 완벽히 홀로 서는 시간
김진애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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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독서.

제목을 보고 많은 여성들이 주춤거릴만한 제목이다.

여자라는 이름의 등장만으로

눈살을 찌푸릴지도 모르겠다.

설령 그것을 규정하는 것이 여성일지라도

타인의 여성입장에서 보면

성별을 구분 짓는 일 자체에 거부감이 들지도 모른다.

아마도 오랜 세월을 거듭해

여성의 몸 속에 축적되어온 유전자 탓을 해본다.

할머니에서 어머니로,

어머니에서 딸로 전해져온 남존여비 설움의 유산.

아들 없는 집보다 딸 없는 집을 안쓰러워할 정도로

요즘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는 하나

아들보다 딸이 낫다는 말이

소자녀가구를 꾸릴 수 밖에 없는 우리 중간세대의

정신승리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보다 한 세대 앞선 사람으로

800명 동기생 중 유일한 여학생으로

서울공대의 전설로 남은 저자 또한

시대를 뛰어넘는 대단한 횡보 이면에

여자라는 존재에 대해 많은 고뇌를 한 듯하다.

가깝게는 소설가부터 건축가, 미술가, 기자 등

여러 분야에서 저자를 사로잡은 여성작가의 글을 통해

여성들의 의문과 고민에 대한 가이드책을 소개한다.

역시 내가 읽은 책보단

안 읽은 책이 태반이었지만

다행히도 나 역시 저자처럼

흔히들 말하는 여자여자한 책들을 선호하지 않아서

소개해 준 책들에 많은 호감을 느꼈다.

선입견 없이 읽었을 때

후에 이걸 쓴 사람이 여자였어? 싶은 책들은 멋있다.

저자의 삶, 에세이, 일기, 소설 속 인물 등

다양한 장르를 접할 수 있어 버라이어티하다.

특히 저자가 오마주한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

제이콥스의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어려워 보이지만 읽고 싶은 목록에 올려두었다.

우선은 랩핑도 뜯지 않고 모셔둔

울프의 <자기만의 방>부터 읽어보기로 한다

이 책의 부제처럼

완벽히 홀로 서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많은 여성들이 고민하고

그것을 공유하는 삶으로 나아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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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나 스토리콜렉터 56
마리사 마이어 지음, 이지연 옮김 / 북로드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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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외모에 관한 지독한 이야기.

왜 아름다운 것은 선하고

추한 것은 악한 것이길 바라는가.

 

신더/ 스칼렛/ 크레스/ 윈터의 결말에 이은

레바나가 출간되었다.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의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프리퀄로

신더와 지구인들을 괴롭힌 루나의 여왕 레바나,

악녀의 탄생배경되시겠다.

 

루나인은 차이는 있지만

상대의 정신을 지배하는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

그 능력을 이용해 눈동자색은 물론 체형까지

자신의 외형을 아름다운 허상으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마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언니 채널리와

한시도 마법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동생 레바나.

영악하고 잔인한 성품의 언니가

어린 동생의 온몸에 끔찍한 상처를 남겼기 때문이다.

이후 레바나는 남의 눈을 속이는 것이 일상인

긴장된 세상에서 밖에 살 수 없게 된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언니가 여왕이 되었을 무렵

레바나에게 첫사랑이 찾아온다.

자신의 눈길을 사로잡는 근위병 에브렛에 대한 마음이 날로 커져만 가고

그는 이미 만삭의 아내가 있는 유부남이었지만

그에게 닥친 불행이 자신과 그가 하나가 되기 위한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부모의 따스한 손길은커녕 잔혹한 언니의 곁에서 떨던

레바나는 타인의 감정에 다가가지 못하는 소녀였다.

사랑이 뭔지도 모르면서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이 사랑이라고 믿는 소녀의 일방적인 마음은

상대에게 있어 그것은 공포였다.

자신과 아이의 생명의 위협에서 벗어나고자

사랑하는 이를 가슴에 묻고 레바나와 결혼하지만

남편이기보다 근위병으로 남은 남자였다.

진정 사랑한다면

남자가 사랑한 여인의 허상으로

남자의 정신을 조정하는 최악의 선택을 했다는 것을

레바나는 끝까지 알지 못했다.

 

시작부터 잘못 된 사랑이었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알게 되면 뭔가 바뀔 줄 알았다.

하지만 기본적인 사고방식의 차원이 다른 세상의 인물에게

그럴 수 밖에 없는 사정이란 없었다.

마법 뒤에 숨지 않았더라면

내면 뿐 아니라 외면 또한

끝까지 그렇게 흉측한 모습으로 남지 않았어도 됐을텐데 말이다.

남을 속이는 것이 곧 자신을 속이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기에

결국 비호감으로 시작해서 비호감으로 끝날 수 밖에 없는,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 중 이해받지 못한

역대 가장 안타까운 캐릭터로 남은 레바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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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도 괜찮아 - 삶을 바꾸는 일상 유유자적 기술
박돈규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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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우울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일요일 저녁 말이다.

정상적으로 5일근무제를 시행하는 회사에서는

금요일 오후부터 기분이 들뜨기 시작한다.

앗싸, 주말에 쉰다~

영화관에 갈까?

밀린 대청소를 할까?

주말에 뭘 할지 궁리하며

일주일 내내 주말만 기다렸는데

막상 주말이 되면 딱히 계획대로 하는 건 없다는 게 현실.

한 주간 피로가 누적되어

쉬는 것이 급선무인 경우가 다반사다.

금요일 밤늦게까지 티브이를 시청하고

토요일 아침 실컷 늦잠을 자고

방바닥을 딩굴거리면서도

다음 한주를 버텨낼 에너지를 충전한다고 생각하는 게

최선의 정신승리다.

자칫 일에 휘둘리는 이들을 위해

저자는 키워드를 정해

하루가 끝날 때 삶을 음미하는 시간을 제시한다.

하나의 단어마다 10쪽 안팍의 짧은 분량이지만

친근하지만 점잖은 문체면서

쓸데없는 말은 전부 거둬낸 듯 한 정제된 이야기는

자연스레 생각의 영역이 확장돼

의도치 않게 책을 아껴 읽는 결과를 낳았다ㅋㅋㅋ

 

w.189:21 우리는 홀로 생각할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 그렇다고 긴 노동시간과 피로, 스마트폰만 탓할 수는 없다. 보통 사람에게도 철학이나 명상은 물이나 운동만큼 중요하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 규칙적으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내가 누구인지 모른다면 큰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

불면증은 자신을 돌아보고 이해할 기회일 수 있다. 따라서 수면제나 특별한 차, 뜨거운 목욕으로는 그 문제를 풀 수 없다. 불면증은 자아가 보내는 불분명하고 괴롭지만 궁극적으로는 건강한 애원이다. 제발 좀 시간을 내어 당신이 오랫동안 미루어둔 문제와 마주하라는 간청이다. 주기적으로 정신의 봄맞이 대청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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