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인간학 - 약함, 비열함, 선량함과 싸우는 까칠한 철학자
나카지마 요시미치 지음, 이지수 옮김, 이진우 감수 / 다산북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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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니체가 철학자라는 걸 알 정도로 그 이름이 익숙하다.

그러나 그 유명한 철학자의 사상이 무엇인지 궁금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그의 사상 근처에 가본 적도 없고

그저 그 바닥에선 극단적인 안티팬을 보유하고 있고

말년엔 광기에 휩싸였다는 것 정도를 풍문으로 알 뿐이다.

 

나에겐 아직 미지의 인물이었던 니체를 너무너무 싫어해서

너무 싫어한 나머지 그의 사상을 깨부수듯 파고들어

기어이 자신이 싫어하는 인물의 사상을 가지고 책을 쓴 사람이 있다.

싸우는 철학자라는 저자는

시종일관 니체에게 삐딱한 시선을 던지며

과연 그 이름에 걸맞게 지금 나한테 시비거는거야?’ 싶은 말투로 독자들을 조롱한다.

 

니체는 약자는 착한 사람이며

나아가 착한 사람은 가축무리라고 정의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니체가 말하는 약자란 장애인이나 노약자가 아니다.

약자란 착한 사람 탈을 쓴 이기적인 인간이다.

일신의 안위를 위해 공동체에 숨어들어 거짓을 말하고

타인을 멸시하고 자기연민에 빠져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무리들이다.

 

w.80:5 착한 사람은 약하다는 이유로 자신의 모든 행동을 정당화하는 자들, “어쩔 수 없잖아라고 중얼거리며 자신은 약하니까 모든 것이 용서되리라 믿는 교활하고 비열한 무리들이다.

 

w.118:10 특히 착한 사람이라고 자칭하는 자들이야말로 가장 해로운 파리임을 나는 알게 되었다. 그들은 전혀 악의 없이 쏘아대고, 전혀 악의 없이 거짓말을 한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3, 귀향

 

강자란 만족을 아는 자,

자신을 관철하는 사람으로

항상 비판받기에 익숙하고 적에게 물러서지 않기 때문에

점점 레벨업이 되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니체의 지인들의 말에 의하면

니체의 본모습은 강자보다는 약자에 속한 인물로 보인다.

저자 또한 니체 스스로 착한사람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과격하게 착한사람을 규탄한 것처럼 보인다고 평한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특히 저자가 편집자에게 쓴 편지)

저자 역시 본인이 니체와 닮은 사람이기 때문에 니체를 증오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걸 인정하기 싫어서 저자는 니체를 엄청 미워하면서도

자신은 그와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수십년간이나 니체를 연구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니체의 인용문구들을 보면

니체의 주장은 편협하고 과격해보인다.

하지만 그만큼 직관적이다.

다소 신경을 긁는 표현도 있지만

한번쯤 니체의 착한 사람 공격을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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