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 그라운드
S.L. 그레이 지음, 배지은 옮김 / 검은숲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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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전쟁당시 핵전쟁을 대비해 만들던 군수시설을 개조한

상류계층을 위한 초호화 벙커,

그 이름도 거창한 성소

어떤 재앙에도 끄떡없다지만

과연 투자가치가 있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빨리 입주하는 날이 올 줄이야...

아시아에서 시작된 치명적 바이러스가 확산되자

성소에 거액을 투자한 가족들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막상 입주를 하고보니

시설이 그리 상류층 분위기는 나지 않는다.

초호화 시설은커녕 B급 숙박업소 수준에

그나마도 제대로 완공이 되지 않은 상태,

지하 8층 건물에 엘리베이터 자리만 있는 걸 보면

다른 시설상태는 안봐도 비디오다.

 

거기다 한동안 함께 지내야 할

입주 식구들 상태도 가히 낙관적이진 않다.

1가구 1편집증 환자는 기본 옵션에

광신도 혹은 환자와 같이 가족맞춤형 선택 옵션이 딸려있다.

몇 가구 되지는 않지만 험난한 피난생활이 예상되는 가운데

모든 시설의 통제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오직 벙커사업주 한명이라는데 안좋은 예감이 스물스물 올라오기 시작한다.

 

갑작스런 그의 죽음으로 입주민들은 당황했지만

밖의 상황도 그다지 좋진 않기에 성소에서 생활하기로 한다.

하지만 사고사인지 살인인지가 불분명한 가운데

광신패밀리의 여러 활약으로 생존시스템이 붕괴되면서

성소에서의 진정한 고립상태에 놓이게 된다.

바로 옆에 누군지 모를 살인자가 있다는 공포와

물과 식량의 오염에 따른 생존의 위협을 동시에 느끼며

입주자들은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성소 밖으로 나갈 방법을 찾는다.

 

입주민들은 바깥세상에서 치명적 바이러스에 대항하며 사는 것을 피해

전재산을 투자해서 안전한 성소를 꿈꾸며 들어왔지만,

그 결과는 고립된 곳에서 한명한명 사라져가는 가운데

살인자와 함께 사이좋게 한정된 물과 식량만으로 근근히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었다.

특수한 상황에서의 불행한 사고였다고 하기에는

혼란한 세상을 등지고 자기들 목숨만 건지자고 떠났던

이들의 행동은 비난 받을 만하다.

그러나 이것은 재앙을 피하려다 지옥을 경험한 이들의 이야기이며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힘들지만 현실적인 결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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