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0엔 보관가게
오야마 준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도쿄 근교의 어느 상가거리 구석.

 

뭐가 됐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하루 100엔의 보관료만 지불하면

 

무엇이든 보관해 주는 가게가 있다.

 

가게 주인은 어릴 적 사고로 앞을 볼 수 없지만

 

키가 훤칠하고 등이 곧은 훈남으로 그려지고 있다.

 

근데 그를 훈남으로 바라보는 이가 좀 독특하다.

 

첫 번째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을 때

 

화자가 사람이 아닐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런

 

고양이도 아니고 이 집 포렴이었ㅋㅋㅋ

 

알고보면 기분에 따라 포렴막대기도 움찔할 수 있는 능력자ㅡㅅ-bb

 

<나는 지갑이다> 이후로

 

사물이 직접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작품은 무척이나 오랜만인데

 

여기서 더욱 재밌는 점은 이야기마다

 

장식장이나 고양이 등 화자가 되는 존재가 바뀐다는 점이다.

 

 

 

가장 유쾌하게 읽은 에피소드는 두 번째 이야기로

 

크리스티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남성형 자전거이야기였다.

 

창밖으로 다른 자전거들이 거리를 질주하는 모습을 동경하며

 

언젠가 자신도 신나게 달리는 상상을 했지만

 

오랜 세월 자전거 가게 천장에 매달려 있는 신세였다.

 

그런 날 어느 날 자전거는 소년에게 팔려

 

거리를 누비며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알고 봤더니 이 녀석 국내에는 단 한대만 들어온

 

엄청난 레어템으로 주변 자전거들의 시선을 듬뿍 받고 으쓱해진다.

 

하지만 미스터 크리스티는 그날 오후

 

소년과 함께 집에 가지 못하고 보관가게 신세를 지게 된다.

 

이 부분에서 자신의 상황이 납득이 안되는

 

자전거의 들리지 않는 외침이 너무 웃기다ㅋㅋㅋ

 

자기가 자전거 가게에만 있어서

 

세상 물정을 몰라 그런 것인가하고 고민하기도 하고

 

소년의 집에 있는 다른 자전거의 존재에 대해 불안해하기도 하지만

 

미스터 크리스티는 언제나 태평한 긍정마인드다.

 

결국 자전거는 소년에게 버려졌지만

 

그토록 갈망했던 사랑이 그를 다시 찾아온다.

 

 

 

, 유쾌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언제까지고 이 온화하고 멋진 가게주인과

 

유쾌한 가게식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더니

 

타임슬립을 하듯 17년의 세월을 건너 뛴 이후로

 

서늘한 기운이 감돌며 이야기가 끝이 난다.

 

 

 

끝은 났지만

 

뭔가 다른 이야기들이 많을 것 같은 이 기분ㅡㅅ-++++

 

에필로그의 핑크빛 여운과

 

범상치 않아보이는 가게 주인의 사연을 풀어놓지 않은 걸 보면

 

후속작을 기대해봐도 좋지않을까하는

 

작은 희망을 가져본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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