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밤에 피는
사쿠라기 시노 지음, 박현미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제일 처음 만나게되는 시부모는 이상하지만 괜찮은 신랑을 만난 외국인며느리 이야기「파도에 꽃피우다」도 좋았지만 일곱 편의 단편 중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은 한가운데 끼어있는「피날레」였다.


방송기자를 꿈꾸던 남자는 거듭되는 취업실패로 반 자포자기한 상태로 야간업소 정보지 아르바이트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편집장 대타로 취재를 간 극장에서 난생처음 스트립쇼를 관람하게 되는데 어느 댄서의 공연을 보며 크게 흔들린다.


p.125:18 멍하니 사람들의 움직임을 쫓으면서 앞서 흘린 눈물의 의미를 생각해봤지만 진지하게 분석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는 않았다. 의식하지 않았는데 흘린 눈물이다. 봐서는 안 될 것이 나타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오리의 무대가 대체 무엇을 자극한 것일까? 흥미롭긴 하지만 그 정체를 아는 건 두려웠다.


마침 인터뷰 대상이었던 그 댄서를 만나 굳이 하지않아도 될, 꾸며써도 그만인 질문들을 한다. 남자는 댄서를 보기위해 극장을 찾으며 다시금 방송국 시험을 칠 생각을 하게된다.

댄서가 은퇴하고 떠나는 마지막 날 두 사람은 함께 밤을 보내고 연락처도 묻지 않은 채 헤어진다.

남자는 취업에 성공해 임지를 옮겨 뉴스리포터가 된 후에도 그녀를 생각하며 만사에 초연하게 살아간다. 매일같이 깨지던 일상 중에 처음으로 상사에게 인정받은 저녁날 낯선 거리에서 들어간 가게에 그녀가 있었다. 믿고 싶지 않지만 고향에서 엄마와 언니가 미용실을 한다던 그녀의 옆에는 얼굴이 많이 닮은 점장이 서 있다. 서로 모르는 척 손님과 점원인 채로 남자는 커피를 마시고 노래가 끝나자 자리를 뜬다.


여자의 거짓말을 자신의 사소한 거짓말로 덮어 희석시키려하고 지폐를 내면 잔돈을 받다가 손이 닿을까 두려워 굳이 동전을 찾아 접시에 놓고 가게를 나오는 남자의 심리가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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