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 실험 - 문명이 붕괴된 이후의 세상을 실험한 어느 괴짜 과학자의 이야기
딜런 에번스 지음, 나현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부제 : 문명이 붕괴된 이후의 세상을 실험한 어느 괴짜 과학자의 이야기

 

 

살다보면 뭔가에 씌우는 일이 있는데

이런 때는 주변에서 아무리 뭐라해도 들리지 않는다.

보고 싶은 것만 보이고

듣고 싶은 것만 들리므로

점점 확신으로 가득차게 된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그런 때일수록

어딘가에서 조력자가 나타나

일은 눈 깜짝할 새에 일사천리로 진행되서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모든 일이 벌어진 후일 때가 많다.

대학에서 로봇을 가르치는 젊은 교수가

하늘의 계시라도 받은 것처럼

어느 실험계획에 돌입한다.

 

- 가까운 근미래에 세계는 피크오일을 맞아 붕괴된다.

인구의 일부가 살아남아

재건되지 못할 문명을 떠나 야생에서 부족을 이루며 생존한다.

 

붕괴 이전보다 삶의 질이 나아질 거라는

이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많은 지지자가 나타나며

언덕 위의 돌은 구를 준비를 하게 된다.

우선 주인공은 기한한정 실험임에도 불구하고

직장을 때려치고 집을 처분함으로써

자신의 모든 퇴로를 차단하는 극단성을 보여준다.

알음알음 아는 지인을 통해

마침 실험에 알맞은 장소를 적극 소개받아 정착한다.

 

하지만 아주 잠깐만 생각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난관들이

여지없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선별되지 않은 사람들,

농사에 대한 무지,

생각보다 심각한 혹독한 자연환경과

그 무엇보다 심각했던 건...

아무도 가설에 염두해두지 않았던 설계자의 정신붕괴였다ㅡㅅ-;;;

본인이 만든 세계에 본인이 녹아들지 못함으로써

점점 자괴감에 휩싸이다

스스로 규모를 키우며 돌아가는 공동체에 두려움을 느끼고

점점 멀어지다 못해 결국엔 도망쳐버린다.

 

자신을 아는 모든 사람들과

자신의 글 혹은 인터뷰를 접한 모든 사람들로부터 도망쳐

새로운 나라에 정착해 다시 예전의 삶을 찾아가는 주인공,

정신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피폐했던 정신과

유토피아 실험의 처절한 실패를 인정하고

곱씹게 되기까지 아주 긴 세월이 흐른 후

모든 일을 마무리짓기 위해 이 책을 쓰기로 결심한다.

 

멀쩡한 사회학자도 하지 않을 짓을

어딘가 망가진 괴짜 과학자가 하면 이렇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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