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듣던 밤 - 너의 이야기에 기대어 잠들다
허윤희 지음 / 놀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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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너의 이야기에 기대어 잠들다

 

10년 넘게 밤 10시 라디오 자리를 지키고 있는

<꿈과 음악 사이에> DJ의 그때 전하지 못한 사연.

 

고정채널은커녕 라디오방송을 제대로

들어본지가 10년이 넘어간다.

처음 이사를 와서 열심히 주파수를 맞춰봤지만

산으로 둘러싸인 우리집은

단 하나의 주파수도 잡히지 않았다.

어느샌가 먹통씨디플레이어는 버려지고

라디오 방송은 버스나 택시로 이동할 때

기사아저씨의 취향에 따라

듣고 싶지 않지만 듣게 되는 방송을

흘려듣는 것이 전부가 되어버렸다.

좋아하는 방송이 심야에만 몰려있어

잠이 많은 체질임에도 야행성인간이 될 정도였던

나는 어쩔 수 없이 떠나왔지만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수많은 심야라디오방송들.

한때 인터넷과 유투브 같은 것에 밀려

조만간 책과 함께 사라질 거라던 이 매체는

몇 십년이 지나도 여전히 24시간 성업 중이다.

고단한 하루의 넋두리,

아직도 얼굴이 빨게 지는 실패담,

특별한 날을 위한 고백 등

각양각색의 여러 사연들이 도착한다.

그 중에 가장 많은 부류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이지 않을까.

이건 비밀인데’,‘너만 알고 있어라는 말을

입 밖에 담는 순간 그것은 이미 비밀이 아니다.

비밀은 나 혼자만 알고 있을 때 비밀이라지 않는가.

하지만 그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나를 모르는, 내 이야기인 줄 모르는 사람에게

말해버리고 후려해지고 싶은 마음이 사연이 되어

대나무숲 대신 수많은 익명의 청취자들에게 전해지곤 한다.

아니, 그걸 왜 나한테...’라는

저자의 솔직한 감상이

오랜만에 라디오방송을 찾아듣고 싶은 기분을 만든다.

유난스런 게스트 없는

사연과 노래로만 이루어진 방송.

도착하는 사연 하나하나,

미처 소개하지 못한 사연까지

이토록 애정을 담아 전해주는 저자이기에

오랜 세월 사랑받고 있나싶은

음악과 사연이 함께하는 에세이였다.

 

 

w.31:6 우리는 매일 부끄러움을 먹고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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