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헤어지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F 지음, 송아람 그림, 이홍이 옮김 / 놀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지난 해 일본의 익명의 SNS 작가가

어린 독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종이책 데뷔를 했다.

이듬해 출간한 소설책까지 불티나게 판매중이라

아직 그 열기 식지 않은 듯 싶은 이 작가.

외롭고 쓸쓸한 밤에 홀로 끄적인 글을

적당한 분량이 되어 책을 내기로했다는

서문에서의 말투에서 내공이 보통이 아님을 감지했다ㅡㅅ-+

 

소재나 말투로 보아

여자인가 싶었는데 남자.

애들인가 싶었는데 어른..

미혼인가 싶었는데 기혼...

 

그의 문장을 평하자면

이내 어엿한 꼰대로 자라버린 나로써는

저자가 결혼까지 한 사람의 감성이라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뭔가 어린 나이에 달관의 경지에 오른 듯한

2병 문장 같지만 읽다보면 점점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근데 이름 빼고는 정확한 성별과 추정연령을 아는 지금

이름도, 성별도, 나이도 알 수 없는 익명의 작가에서

성별항목은 지워야 할 듯ㅎㅎㅎ

 

등교는 선택이지만 도서관에 가는 게 도움이 된다고,

공부가 궁극의 섹시함을 위한 거라 말한다.

불량배들에게서 순박함을 찾고

열등감을 귀여운 병이라 칭한다.

남들의 한심한 실수 보는 걸 좋아하고

화려한 인물들의 뒤에 비치는 사람들에게 눈길을 보낸다.

그의 글과 감성은

성실하진 않지만 불량하지도 않은 그의 인생이 눈에 보인다.

책 전체에 걸쳐 무심한 듯

나 혼자 잘 살고 있는 듯한 분위기가 깔려있지만

막판에 커플링 에피소드로 열등감을 폭발시키는 글을 보며

천상에서 지상으로 떨어진 존재로 친근함까지 더해진다.

 

백수에서 결혼도 하고 이제는 직장도 다닌다는 그가 쓴

소설도 출간되길 내심 기대해본다.

비록 아마좋니 평점은 모 아니면 도지만

원래 이런 분위기의 글은 좋으면 완전 좋고

싫으면 완전 싫은 거니까 체질적 문제라고 본다ㅋㅋㅋ

 

 

004 3차 귀염 대전 종료 에서

이 수필은 지극히 사적인 주저리로 끝내겠다.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사람이안 호의든 악의든 똑바로 당사자에게 전달하고, 따라서 인간관계에 대해 거의 고민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교태를 부리거나 기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무리 지어 다닐 필요가 없으며, 애써 남에게 밝은 표정으로 대응할 필요도 없고, 누가 자신을 돌아보게 기를 쓸 필요도 없고, 그럼에도 자신을 돌아보는 것에는 완전히 질려서, 혼자만의 세계에서 행복해하고 절망도 하는 사람이다.

 

019 싫어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은 결국 인생 낭비 에서

싫어하는 사람과는 인연을 끊어야 한다. 완전히 끊는 것이다. 확 끊어버려라. 가차 없이 끊어내야만 한다.

그런 식으로 난폭하게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것은 어른의 세계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좋고 싫고로 주변 환경을 통제할 수 있어야 어른이다. 어른들은 싫어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은 못 하더라도, 요령 있게 피해 다닐 수는 있다.

 

024 미움받을 용기 따위 필요없다 에서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계속해서 말하지 않으면 좋아하는 사람은 내개 오지 않는다. 그리고 싫어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하지 않으면 싫어하는 사람은 내게서 떠나지 않는다. 언제 어디에서나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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