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re* : 베어타운-프레드릭배크만

베어타운 ㅣ 베어타운 3부작 1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오베로 시작해 브릿마리까지

다소 엉뚱하고 괴팍하지만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던 프레드릭 배크만.

아이를 위한 죽음이야기를 하는가 싶더니

이번에 결국 밤고구마 하나를 들고 오셨다.

숲으로 둘러싸인 변두리 시골마을 베어타운.

타지역 이주민에게 배타적이고

지역민끼리 똘똘 뭉친 폐쇄적 민심.

경기는 침체되고 더 이상 발전할 것 없는

코딱지만한 동네에 경제적 차별계급이 생겨난다.

그러는 동안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이곳이 여전히 하키를 숭배하는 마을이라는 것.

온 동네가 열광할 수 있는 유일한 건수이자

어른들의 돈의 계급도 뛰어넘는 것이 하키다.

아이가 하키 실력만 좋으면

외국인 하층민 엄마의 사회적 신분도 상승되는 마을.

타운의 하키팀의 성적이 좋으면

마을의 경제개발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마을.

거기에 어릴 때부터 하키 신동에

마을의 제일가는 부자를 아버지로 둔 에이스는

계급적으로나 신분적으로 최상위 인물일 수 밖에 없다.

폐쇄된 지역사회, 기형적인 계급사회,

하키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마을,

그 중에서도 가장 문제였던 것은

하키가 남자들만의 스포츠였다는 것이다.

하키로 인정받으려는 남자아이들과

그 세계에 접근불가 판정을 받고

그들의 들러리로 존재해야하는 여자아이들.

마치 모든 가정이 아들만 키우는 부모인양 행동한다.

하키 하는 아이들을 옹호하는 암묵적인 마을 분위기 속에서

이 어린 것들이 무슨 짓을 할지

너무 뻔히 보여 불편할 정도다.

청소년기에 그들만의 리그가 있다는 것은 축복이자 재앙이었다.

혼자 일 땐 약하지만

함께 일 때 강한 것은 운동경기 중일 때 적용시키는 것이지

범죄에 적용시키는 원리가 아니다.

하지만 그들만의 리그에 살고 있는 아이들은

운동장 안과 밖의 경계를 혼동한다.

작가는 다양한 군상을 보여주며

끝없이 그들의 우울한 미래를 예고한다.

결코 누구하나 잘못된 선택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당한 사람만 있고 가해자는 존재하지 않는

마을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을 겪고

딸 가진 아빠의 아들에게 가한 폭력이야말로

불현 듯 제 정신으로 돌아온 부모의 깨달음이었다.

끝이 보이는 암울함과

여러 고구마를 삼킬 준비가 필요하지만

한동안 전국을 들끓게 했던 이슈와 맞물려

서로의 입장이 되어 읽어봄직한 내용이다.

여자가 아니라고 하면-

아닌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