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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교사로 걷는 당신에게 - 소소하지만 특별한 교사의 시간들
배정화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2월
평점 :
품절
『나는 혁신학교 교사입니다』의 저자 배정화 선생님께서 두번째 저서를 출간하셨네요 ^^
요즘 교사들을 위한 다정한 위로
외로운 길, 함께 손잡고 가자는 마음을 전합니다
첫 표지부터 파스텔 톤의 초록배경과 주황색 띠를 두른 부분이 어우려져 이 책을 받은 모든 독자를 따뜻하게 감싸안아 줄것만 같은 느낌이 드네요. ^^ 너무 아름답습니다.
이어 뒷면을 살펴보니 추천사가 눈에 들어옵니다. 특히 세번째 훈민중학교 수석교사 고윤경 선생님의 추천사가 제일 제 마음을 대변해 주는데요.
아마도 당신을 이 책을 단숨에 읽어 내려갈 것이다! 작가를 통해 귀로 들은 듯한 생생한 이야기.
그리고 마치 '뭐야, 내 얘기야?'하며 어느새 몰입되어 버린다.
-훈민중학교 수석교사 고윤경 선생님 추천사 중
실제로 저도 이 책을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버릴 만큼이나 작가님의 위로에 감동받고, 특유의 유머러스함에 반하며, 반전문구에 저를 홀라당 속여버리기도 하는 문체에 흡입당하고 말았습니다. (헤롱헤롱 정신 못차려~ 아이고 나살려, 작가님 저 책임져요 ㅎㅎ)
저자는 중등한문 교사이면서, 꽃과 아이들과 시를 꽃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실제로도 꽃을 아이들에 비유하며 고백한 글이 제 마음을 살포시 미소짓게 했는데요
82p
'나는 오늘도 꽃집에 들러 향기로운 꽃을 사서 교탁에 놓인 화병에 꽂는다. 꽃처럼 예쁜 아이들이 그 향기와 자태를 닮아가길 바라면서. 그리고 나도 아이들을 대하는 마음을 잃지 안기 위해서.
아이들이 신기한 듯 꽃을 보며 연신 감탄한다. 자기들이 꽃보다 더 예쁜 줄도 모른 채.
그녀의 이름중 한 글자 처럼 '꽃'을 좋아하는 그녀는 정말 꽃밖에 모르는 바보였습니다. 책 여기저기 꽃들이 숨바꼭질 하듯 숨겨져 있네요.
오늘 저는 책에 숨겨진 꽃을 찾는 나비가 되어 봅니다. (드디어 돌앗 ㅎㅎ)
겨울-여름-가을-다시 봄.
교사만 되면 좋겠다 꿈꾸던 임고생에서 어느 덧 초임교사로 그리고 알곡진 교사로 여물어 가기 까지 계절의 순서대로 저자의 생각과 마음을 따라서 밀도 있는 여행을 할 수 있도록 구성이 잘 된 책이네요.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제게 기억 남는 문구를 따라 북동산 투어를 해보겠습니다. 북사장님만 믿고 따라오세요~ 팔로우 미 ㅎ (영어도 늘어가고, 북동산 사장님도 되고 좋습니다.)
겨울 Epi. 교사라는 이름이 가져다준 선물
49p
'내가 교사로 설 때까지 말없이 바람막이가 되어 주셨던 아버지. 어둠의 동굴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맬 때도, 임용고시 합격의 문턱에서 좌절했을 때도 그저 기다리고 기다려주셨다. 질책하지 않고 마음의 따뜻한 방 한편을 내주셔서, 그때도 말 없이 우산을 씌어주셔서 아마 나는 그 안에서 편안하게 숨 쉴수 있었나 보다. 당신이 그렇게 소원하던 딸내미가 교사가 되었던 그 날, 모처럼 만에 콧노래를 부르며 편안한 웃음을 지으셨던 아버지, 학교에 처음 출근하는 딸내미 구두를 매일 반짝반짝 닦아주셨던 아버지.
내 꿈이었던 교사는 아머지의 꿈이었고, 오랜 기다림이었다. 아마 지금도 저 위쪽 어딘가에서 학교에 가는 나를 보며 빙그레 웃으실는지도'
저자는 한 때 아버지를 사랑한 날 보다 미워한 날이 더 많았지만, 지나고 보니 아버지의 투박하지만 딸을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 역시 어려서부터 아버지와 애증의 관계였고, 기름 때를 옷에 잔뜩 묻힌 채 학교에 데리러 올 때면 누가 볼까 창피해 했던 적이 있었다. 철 없던 어린 마음에 부모님의 사랑을 알아채지 못했던 지난 날들이 아쉽기만 하다. 살아계시는 동안 더욱 친근한 딸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 봐야겠다.
여름 Epi. 수업의 기술보다는 사랑의 기술
90p
'우리모두 좋은 수업에 대한 시선이 기술과 현상에 현혹되어 있는건 아닌지 종종 성찰하여 길을 잃은 나를 구출해야 한다. 더 강력한 무기를 장착하기 위해 유행하는 수업 방법을 연구하는 일도 재미있었지만, 수업의 시선을 바꾸니 조금 더 성숙한 나를 만날 수 있었다.
내가 잘 하는 수업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수업으로 시선을 돌리니, 한결 자유롭고 함께 웃는 날이 많아졌다. (중략)
수업의 기술에 빠져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수업 잘한다는 명성에 빠져 잊은 것은 없는지. 이런 수업 고민은 교사의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를 영글게 해주었다.'
교사경력 이제 갓 3년차가 된 나에겐 아직도 수업의 '수'자도 모른다. 수업에 대한 욕심이 많아 이것저것 살펴보며 다른 선배들 것을 따라하기도 하고, 연수를 가서 번득이는 아이디어를 물어다 내 생각에 살짝 올려 버무리기도 한다. 남의 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아직은 많이 배워야 하는 신입교사. 수업 잘 하는 교사가 되어 이것 저것 수업기술에도 기웃거린다. 선생님의 책을 보지 않았더라면, 하마터면 수업의 본질을 놓칠 뻔 했다. 그래 내가 잘 하는 수업이 아닌 '아이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수업'이 무엇일지를 항상 고민해 보아야 겠다. 내 고객은 아이들이니까. ^^
가을 Epi. 미래 교육과 후진 교사
124p
'부모의 자세, 어른의 자리, 스승의 역할을 생각하고 싶다.
나는 조금 시대에 뒤떨어져도 아이들과 따뜻한 손을 맞잡고 싶다.
눈 맞춤하고 서로 이야기 하는 시간이 많은 수업을 만들고 싶다. 기계와 이야기하는 것은 고립을 만들고, 결국 사람을 편리하게 하기 위한 것인지, 사람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언제까지 내 소신을 지키며 교육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나도 라자르 선생님처럼 다시 예전의 방식으로 돌아가 고전의 문장을 함께 읽고 삶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구식 선생님이 되어보려 한다. 교육의 기본을 잃지 않고 나아가 다가오는 미래에는 어떤 가치 있는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해 아이들과 함께 논하는 조금은 '후진'선생이고 싶다.
구식 선생님, 후진 교사가 되고 싶다는 그녀.
미래교육, 혁신교육.
내가 임용시험을 볼 당시만 해도 2차 면접 준비의 화두는 그야 말로 미래교육, 혁신 교육이었다.
미래에는 어떤 교사의 역할이 중요한가요?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요? 교육의 혁신을 위한 필요한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면접 질문지를 받아보며 교육의 교자도 모르는 임고생이 굉장한 고민에 휩쌓였던 순간들이었다.
면접관이 질문한다. 경기도 혁신교육을 한마디로 무어라 정의할 수 있습니까?
'인 입니다.'
'사람 인(人) 입니다.'
내가 경기도 교육의 철학과 혁신교육 그리고 미래 교육을 아무리 살펴봐도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이었다. 결국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인성, 협동, 배려, 존중이었다.
그때의 임고생 시절의 내 생각이 혁신전문가 배정화 선생님께서 교육의 본질은 '고전' '따스함' 이라고 하는 것과 일맥상통, 또이또이, 이꼬르여서 조금은 그 당시 내가 자랑스러웠다. ㅎㅎ
결국 세상이 아무리 빠르게 발전할 수록 빠르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완이며,
기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의 인정과 따스함이다.
개인이 날고 뛰는 것보다 함께 가야 더 멀리 갈 수 있고,
행복을 아무리 찾으려 높은 곳을 바라바봤자 땅에 흙과 뒤섞인 들꽃이 더 포근하고 아름답다.
개인적으로 저자를 알고 또 그녀를 좋아한다.
내가 왜 그려를 좋아하나 생각해보니, 쉽고, 명쾌하고, 사이다 같다.
겉으로는 쿨내 진동하는 척 하지만 속으로는 수십만 가지를 생각하는 나이기에 나는 군더더기 없는 명쾌한 사람이 좋다.
그래서 내가 그녀를 좋아하나보다.
그래서 '후진교사, 쌉가능한, 구식 선생님' 이런 그녀의 표현이 그녀다워 좋았다.
솔직하고 잡다하지 않다. 그러면서도 알맹이는 단단하다.
다시 봄 Epi. 선생으로 산다는 것
185p
'선생 똥은 개도 안 먹는다.'라는 옛말 틀린거 하나 없다.
요새 선생으로 산다는 것, 애들 말로 진짜 '개 힘들다.' 그야말로 세상의 모든 완벽을 요구하는 이 시대의 '모범의 대명사'로 살려면 체력도 멘탈도 너덜너덜해진다. 사춘기 질풍노도의 시기도 아닌데 교사로 지내면서 수없이 감정의 파도를 타다 엎어질락 말락 하기를 여러 번.
여전히 우리들끼리는 쉬쉬하지만, 마음 치료를 위해 병원에 다니는 교사가 많은 것은 교사들만 아는 아프고 슬픈 현실이다.'
186p
'교사에 대한 높은 기대, 곱지 않은 시선, 그리고 사회적으로 낮은 예우 덕분에 개나 소나 다 돌진한다.
선생으로 산다는 것, 좀 아프다.
그런데도 개 힘들고, 개조차 거들떠보지 않는 선생 똥을 싸더라도 나는 우리 엄마, 그녀의 자부심을 위해 오늘도 교사로 걸어볼 작정이다.'
"우리 딸이 교사거든요." 그녀가 오래도록 이 주문을 퍼뜨리며 행복할 수 있도록 말이다.
저자의 어머니 '홍길순'여사님.
이 부분을 읽으며 크큭 하면 웃으며 봤다.
동네 사람들이 저자를 다 선생님으로 안다. 저자는 알린적도 없는데 어떻게 알고 있나 봤더니 범인은 그녀의 어머니 '홍길순'여사. ㅎ
저자의 글솜씨에 대놓고 취한다.
아니 무슨 반전드라마도 아니고.... ㅎㅎ 왜 이렇게 반전의 반전이 있는지, 그런데 또 재미있기까지 한다.
은근 멀까 궁금증 다 유발하고, 키킥 웃게 만드는 그녀의 묘한 매력에 그녀의 남편도 홀라당 넘어갔을 것 같다.
딸이 교사가 된 것을 자랑스러워 하는 어머니, 교사가 개 힘들지만 그래도 엄마의 행복을 연장할 수 있도록 열심히 교사로 걸어보겠다는 효녀 작가. ^^
교사가 되어 경험하는게 많다. 정말 교사는 뒷모습까지도 예의가 있어야 하는구나! 새삼 느낀다.
작년 여름 월세살던 시절. 잠깐 쓰레기봉투를 짚 앞 현관문에 놓고 잠깐 다른 일을 하고 버리러 다녀와야겠다 생각했는데...
그 잠깐의 찰나에 주인아저씨가 문자가 왔다.
'다 알만한 분이 그ꁰ시면 안돼죠. 쓰레기 종량제를 쓰레기 버리는 곳에 버려야지 집 앞에 두는게 어딨습니까?'
나는 다 알만한 분. 그러니깐 교사였다.
교사는 머 똥도 못싸나? 돈도 많고 집주인이면 마음 너그럽게 대신 버려줄 수도 있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더 올라왔다.
사람들은 교사에게 많은 것을 원한다. 그러면서 머 하나 잘못하면 엄청난 잣대로 몰아세운다.
그럴일이 없어야 겠지만, 혹시라도 내가 억울하게 코너에 몰리는 상황이 생긴다면 나는 나를 먼저 보호할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열심히 퇴직 후 그 무엇을 향해 달리고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내 아이들의 좋은 선생님으로
특별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애데게.
오늘도 자부심을 가지고
묵묵히 교사로 걷는 당신에게 봄날 같은 따뜻한 위로와 지지를 보냅니다.
대단치 않은 삶일지라도
가치 있는 일을 해나가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 박수를,
그리고
외로운 길 함께 손잡고 가자는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도 교사로 걷는 당신에게』 배정화
울다가, 웃다가
감동 핑 받았다가, 대신 해주는 말에 시원했다가
이랬다 저랬다 왔다 갔다 알쏭달쏭 그녀는 츤데레, 팔색조였다.
교사로 걸어가는 외로운 길을 함께 손잡고 가자는 마음을 전달하는
<오늘도 교사로 걷는 당신에게>는
교사에게는 따뜻한 위로로
학부모에게는 온화한 봄내음으로 포근히 안겨줄 선물 같은 책이 분명하다.
소소하지만 특별한 교사로 지내고 계시다면 꼭 한 번 이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