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하루
미즈모토 사키노 지음, 크루 편집부 옮김 / 크루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아! 예쁘다.'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오늘도, 그저 그런 '보통의 하루'였지." 하고 중얼거렸다.


그러다 문득, 보통이라는 말이 참 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일 없던 하루도, 지나고 나면 꼭 한 장의 장면처럼 기억에 남곤 하니까.


『보통의 하루』는 그런 날들의 조각을
다정한 그림과 짧은 글로 담아낸 그림일기 에세이다.
자극적이지 않고, 특별한 사건도 없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의 결이 참 따뜻하게 마음에 스며든다.


그림일기를 통해 표현한 하루하루는
마치 내가 겪은 일처럼 낯설지 않고, 오히려 나의 감정을 비춰주는 거울 같았다.

어릴 적 여름방학 끝에 몰아 쓰던 그림일기를 떠올리게도 했다.

나의 방학은 늘 개학 이틀 전부터 바빴으니까. 
그날 입었던 옷, 냄새, 바람의 온도까지 선명하게 떠오르던,
그 잊힌 감각들을 이 책이 다시 꺼내 보여주었다.


책 속의 문장 중 이런 글이 있다.

“바람이 불었다. 순간이지만, 그곳에 무언가가 있었다.
금세 사라져 버렸지만 나는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 짧은 문장을 읽고, 이유 없이 코끝이 찡해졌다.
나는 그런 순간들을 얼마나 놓치며 살았을까.

그림이 예쁘지만,

그림이 예뻐서 보기 좋은 책이 아니라,
글이 감성적이라서 감탄하는 책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해주는 책.
그게 『보통의 하루』였다.


지친 하루 끝에 위로가 필요하거나,
평범한 일상이 지겹게만 느껴질 때,
이 책을 펼쳐보길 바란다.
그 속의 보통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의 오늘도 소중했다는 걸 조용히 깨닫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