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해한 주연 우주나무 청소년문학 4
전자윤 지음 / 우주나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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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덮고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주연이라는 아이가 낯설지 않았다.
어쩌면 한때의 나였고, 지금 내 곁 어딘가에도 있을 것만 같았다.

『무해한 주연』은 존재감조차 죄가 되어버린 한 소녀의 이야기다.
사랑받지 못하는 집, 불편한 학교, 차가운 시선들.
주연은 세상에서 가장 조용히 사라지고 싶어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생명을 구하면서 ‘살아 있음’의 의미를 다시 맞닥뜨린다.

이 소설은 감정을 과하게 끌어내지 않는다.
오히려 건조한 문장 안에 절망과 위로가 동시에 녹아 있다.
그래서 더 먹먹하고,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작가는 주연의 시간을 따라가며 ‘무해함’이라는 단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세상에 흔적을 남기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미 누군가에게 작은 온기였을지 모른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다시 한 번 조용히 나 자신을 안아주고 싶어진다.
무해하게 살아가는 삶이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는 걸,
전자윤 작가가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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