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 이르는 길
소설은 교회 지붕 위에서 일하는 일꾼의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건강한 육체를 가진 두 명의 젊은이는 시간당 3달러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였다. 더운 여름, 지루하고 고된 노동의 장면에서 랜드의 영혼에 큰 영향을 미칠 하나의 사건이 일어났다. 같이 일하던 게리가 지붕에서 미끄러져 떨어진 것이다. 다행히 게리는 랜드의 손을 잡아 추락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죽음의 위기에 놓인 사람을 구하는 일. 누군가는 이것이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이야기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위기에 놓인 사람을 구하는 일에 나의 안전이 보장되지 못하거나 그 일이 나의 성공에 장해물이 되는 일이라면 어떨까?
랜드는 교회 지붕 사건 이후 일관된 선택을 한다. 낙석에 부상을 당한 캐벗을 데리고 두뤼 등반에 성공했고, 드뤼에서 조난당한지 9일째 되는 이탈리아인 두 명을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경찰과 산악 부대, 가이드 등 20명이 동원된 구조작업이었지만 그들이 선택하지 않았던 위험한 서벽 루트를 통해 가이드 구조대 보다 일찍 조난자들에게 도착할 수 있었다.
고독한 얼굴로 혼자 정상에 올라야 하는 인생 등반이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것이 무엇인지를 랜드는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는 저마다의 몽블랑을 가지고 있다. 각자의 몽블랑은 인생의 목표로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몽블랑은 에귀유(aiguille)라고 불리는 눈에 덮여있는 크고 뾰족한 봉우리들이 있다. 에귀유는 100년 이상 산악인들을 끌어모을 만큼 정상에 이르는 도전 정신을 자극하는 요소인 동시에 죽을 수 있을 만큼 위험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인간을 도전하게 하는 삶의 목표 역시 에귀유에 둘러싸인 몽블랑처럼 저항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압도적인 것일지 모른다. 그런 인생 등반에서 정상에 올랐을 때 얼마나 행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