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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교육 개혁의 그랜드 디자인
사토 마나부 지음, 손우정 옮김 / 에듀니티 / 2018년 1월
평점 :
30년 가까이 일할 수 있는 교직에서 내 연차는 씨앗이 막 발아하여 조금씩 자라나고 있는 아기 나무 정도의 연차가 아닌가 싶다. 새내기 교사일 때의 나처럼 모든 것이 막막하고 어렵고 두렵지만은 않고, 조금씩 잔뼈가 생겨 마음의 여유를 갖고 아이들과 학부모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교직에 들어오기 전 꿈꾸었던, 소위 말하는 참교사라는 것에 다다르기엔 아직도 먼 것 같다.
교직에 들어오기 전을 돌이켜보면 많은 예비교사들은 정말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한 여러 지식들을 배우게 된다. 교과 내용 지식, 교수학습방법 지식, 교육에 대한 철학, 아이들의 심리, 발달단계, 평가, 교육과정 구성 등등등의 지식을 배운다. 나 역시 모범생과 같은 성실한 학습자로서 열심히 지식을 배우며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꿈꾸었다. 그러나 현장에 와서 느낀 것은 아는 것과 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2달 넘게 실습을 해도, 실제 아이들을 만나 실제 현장에서 소통하고, 의미있는 수업을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그러나 교직에서는 그러한 부분을 배우기가 참 어렵다. 전문직은 대체로 도제교육형태로 이루어지는 경우들이 많다고 들었다. 의사들이 인턴과 레지던트의 과정을 거치면서 선배 의사들의 경험을 배워가는 시간이 있듯이 말이다. 그러나 교사로서 발령을 받는 그 순간, 새내기교사들은 갑자기 현실을 마주하게 되고, 그렇게 마주한 현실은 이론과는 다르기 때문에 새로이 부딪히며 배워야 한다. 그러나 교직에서는 업무적인 계층을 제외하고는 겉보기엔 수평적인 관계로 놓여져 있기 때문에 서로의 분야에 대헤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참 어렵다. 그래서 젊은 많은 교사들은 적절한 시기의 배움의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아이들의 발달단계에서도 그 단계에서 배워야만 하는 어떠한 필수적 요소들(애착과 같은)이 있다고 들었는데, 어쩌면 교직에서도 신규교사 때 배워야 할 아이들과의 관계 맺는 방법, 나의 교육관을 정립하고 그것을 수업과 연결짓는 방법, 나만 만족스러운 수업이 아니라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수업을 하기 위한 준비와 실행법 등을 나눌 기회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배움의 갈증은 참 목마른데도 누구 하나 쉽게 나서지 못하는 상황, 그것이 지금의 교직이 아닌가 싶다.
책을 통해서 뿐 만 아니라 현장에 있으면서도 느끼는 것이 시대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처음 발령받았을 때와 10년도 지나지 않은 지금의 아이들 또한 너무 다른데, 나는 그 속에서 오늘을 살아남기에 너무도 급급했다. 그렇게 바뀌어가는 상황 속에서 교사의 전문성을 다지고 전수할 수 있는 분위기가 무뎌진 지금의 상황에서는 교육은 뒤쳐질 수 밖에 없다는 사토 마나부 교수의 이야기에 공감하다. 또 위의 상황처럼 서로 터치하기 쉽지 않은 교직 분위기로 인해 제 때 현재의 교육 방향(반드시 이것이 좋다고 보진 않지만)을 익힐 틈이 없는 일부 교사들은 자신이 배워왔던 10~20년 전 나의 어린 시절의 교육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럼 교육은 더욱 뒤쳐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 현실을 많이 느끼기 때문에 나는 전문가의 배움공동체를 이야기하는 사토 마나부 교수의 이야기에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다행히 나는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많은 동료교사를 만났고, 특히 몇몇 선생님과는 초임 시절 오랜 동학년을 통하여 많은 것을 나눌 기회를 얻었다. 또 최근에는 자발적인 의지로 모인 교사들끼리 수업 내용을 나누고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교사 학습 공동체에 몇 가지 들어 배움을 늘리기도 했다. 처음 이런 배움을 하기 전에는 내가 나눠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자신감없는 마음과, 가서 배우기만 하면 그동안의 연수에서처럼 또 남의 이야기를 잘 듣고 와서 활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 같은 두려움이 혼재되어 있었는데, 함께 배우다보니, 함께 넓어지고 깊어지며, 그것이 내것이 될 수 있다는 경험을 받았다. 그래서 이러한 기회가 나에게 참 의미있음을 느꼈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하여 더욱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교직의 전체 분위기가 이렇게 간다면, 업무를 잘 하는 교사보다 수업을 잘 하는 교사를 조금 더 인정해주는 그런 분위기로 흘러간다면, 함께 마음 맞는 학교 선생님들끼리 모였을 때 누군가의 짐이 아닌 서로를 도와주는 상생의 관계로서 만날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학교가 역동적으로 변할 수 있을지를 꿈꾸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