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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수업 - 교실, 인권을 만나다!
이은진 지음 / 지식프레임 / 2018년 1월
평점 :
이 책이 나오길 꽤 기다렸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보는 내내 아껴서 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내용을 몰입해서 봤다. 평소 안면은 없으나 이은진선생님이 인디스쿨에 올려주시는 여러 수업자료나 페이스북 등에 올려주시는 글들을 눈팅하는 소심한 팬으로서, 늘 보고 많은 깨우침을 받고 있었기에 이은진 선생님이 쓰셨다는 것만으로도 내 기대치가 더 높았졌었다.
초임교사시절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면 참 부끄럽지만 난 친구같은 전담 교사를 지향하다 아이들에게 잡아먹혀버리는 그런 교사였다. 권위적이고 싶지 않고, 지금도 그렇지만 소통하고 이야기늘 나누고 싶었고 그 당시에는 잘 하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참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아이들이 어떠한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원인이 나라고 생각을 했는지 불필요하게 동일시를 하여, 내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 매우 감정적으로 혼을 냈었다. 아이들이 보기에는 그만큼 내가 오락가락하는 교사로 보였을 것이고, 잘하는 아이들은 딱 잡아주는 선생님을 기대하기도, 문제상황에 자주 얽히는 친구들은 나를 적대시하기도 했다.
그 시절 그런 나의 모습을 가장 잘 아는 나로선 후회 가득한 마음으로 듣게 된 첫 연수. 그 연수에서 한 강사님께서 아이들 생활지도에 대하여 "아이들이 문제가 있다고, 너희가 이런 잘못을 했다 너희가 이렇게 서로를 존중하지 않았다며 훈계하고 이야기하는 그 선생님의 태도가 가장 아이들을 존중하지 않고 감정을 쏟아내며 무례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때 망치로 맞은 듯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내가 아이들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데, 그 아이들이 서로의 권리를 존중하라는 내 이야기를 귀담아 들을 수 있었을까. 강자의 입장에 서 있는 교사라는 존재가 그 권력을 휘두르기 시작하면 많은 아이들은 휩쓸릴 수밖에 없기에, 나부터 아이들의 인권을 존중할 수 있는 교사가 되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 어느 정도 감정이나 말의 내용 등에서 아이들을 존중하며 소통하는 그런 방향을 고민하며 지금까지 왔던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이 아이들의 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다 기르지 못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여전히 나는 아이들이 학급회의를 통하여 내 방향과 다른 무언가를 결정할 것이 두려워 내 통제하에 두고자 하였고, 말 안듣는 아이들보다 더 무서운 것이 내가 별 생각없이 한 이야기에 자신의 다른 생각을 보태며 반박하는 아이들이기도 하고(심지어 그 아이들의 말이 합리적일 때 엄청 당황한다.ㅠㅠ) 또 여전히 교사 중심적인 그런 교실일 때가 편하다. 올해에서야 겨우 학급회의를 조금 활성화 시킨 정도랄까. 내가 가진 힘을 많이 휘두르지 않으려 하지만, 그 힘을 내려놓고 아이들에게 넘겨주었을 때 혹시라도 생길 혼란과 아이들 사이의 권력과 서열다툼, 그 안에서의 여린 아이들의 희생과 같은 그런 상황을 막을 힘조차 놓아버릴까봐 겁이 나 더 움켜잡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학교에서 내가 그렇게 아이들을 기르기 때문에, 이 아이들은 사회에 나가서도 부당한 처사에 항거하지 못하고, 무리하여 사회가 원하는 착하고 말 잘듣는 아랫사람이 되어 본인이 감당하기 힘든 짐을 짊어지게 될 수도 있고, 그런 영향의 시발점이 되지 않은가에 대한 생각까지 이르다보니 돌연 지금의 방향에 수정이 필요함을 크게 깨닫게 되었다.
아이들이 다름을 존중하고, 내가 허용할 수 있는 범위를 지금보다 조금 더 넓혀주며 그럼에도 그 사이에서 스스로의 판단으로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그런 교사가 되기 위하여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이은진선생님께서 자신의 이야기를 소개해주시는 느낌으로 책을 읽었고, 나 역시 지금의 방향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새 학년을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의 각오가 선다. 그러기위해서는 나 역시 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기르고, 그것을 내가 먼저 실천하며 그러한 문화가 형성되는 교실로 다듬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