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는 선생님의 마음.

읽고 쓰지 못하는 아이들 - 문맹과 문해맹 아이들을 위한 한글 수업
홍인재 지음 / 에듀니티 / 2017년 12월

1학년을 가르치기 전 고학년만 가르치는 내게는 늘 고민이 있었다. 중학교 고등학교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하겠지만, 저학년에서 학습결손이 더 크지 않을 때 왜 이러한 부분을 매우지 못하고 그대로 올라왔을까 하는 안타까움과, 나는 어떻게 메워야하나 하는 고민. 그러나 그건 3년차 첫 1학년 아이들을 만나면서 쉽지 않은 문제임을 느끼게 된다.

아이들은 이미 큰 격차를 갖고 있었다. 어떤 친구들이야 1학년 책은 눈감도고 풀 정도의 선행이 되어 있으나, 어떤 아이들은 한글과 수학을 제대로 모르기도 했다. 모르는 것은 괜찮았다. 그러나 가르쳐도 가르쳐도 채워지지 않는, 뭔가 헛바퀴를 굴리는 듯 배움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특히 국어를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이런 것은 더 큰 문제였다. 한글을 못하면, 읽지 못하고, 읽지 못하면 다른 교과서의 대부분의 내용을 공부하는데 부딪힘이 생긴다. 교과서에 있는 생각보다 많은 글밥과 문어체에 아이들은 지쳐버리기 일수였고, 나는 첫 1학년 내내 한글을 못 익히는 우리반 친구들을 위하여 책을 늘 읽어주며 공부했다. 그당시에는 시험도 간단하지만 봤었는데, 시험문제 내용은 아는데 읽지 못하여 못푸는 친구들을 위하여 소리내어 문제 읽어도 좋다고도 해봤지만, 소리내어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이해 못하는 문해맹아이들까지 겹쳐 결국 내가 읽어주고 듣고 이해하여 풀기도 하고, 쉬운 구어체로 다시금 풀어주기도 하며 공부해나간 기억이 있다. 그리곤 다짐했다. 내가 아이들을 잘 가르칠 내공이 생기면 다시 1학년을 도전하겠다고, 아직 난 한글 조차 떼게 하지 못하는 초보 교사라며.

이 책에는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선생님께서 훨씬 더 치열하게 연구하고 실행해본 이야기가 담겨져있다. 쉽게 모두를 위하여 접근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많은 연수를 통하여 조금씩 접하는 내게 아이들 하나하나를 위하여 접근하는 선생님의 이야기와 방법은 새로운 충격을 주었다. 책을 읽으며 내가 이 책을 진작 접했다면 조금 더 많은 내 제자들에게 도움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와 함께 언젠가 새로 만날 제자들에 대해 나도 진정한 한글교육을 시도해보고 싶은 용기를 준다.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에게 정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는 그날까지. 늘 품에 안고 함께 읽어나가고 싶은 그러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