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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자?
소피 블래콜 글.그림, 김경연 옮김 / 은나팔(현암사)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서평]귀여운 질문쟁이 아이와 엄마를 위한 <엄마,자?> _ 현암사(은나팔)
일러스트레이터로 유명한 소피 블래콜의 글과 그림을 함께한 첫 번째 책 <엄마, 자?>는 호기심 많은 아이 에드워가 아침이 되기 늦은 새벽, 엄마를 깨워 뜬금없는 질문을 던지는 걸로 시작을 여는데요.
에드워드의 엄마는 졸음에 겨워하면서도 화내지 않고 아이의 질문을 재치 있게
답변을 하지만, 질문에 꼬리를 물고 물어 이야기는 아침이 될 때까지 엉뚱하고도
재미있게 흘러갑니다. 4~6살 된 아이와 같이 살고 있는 어른이라면 이 상황에 무척이나
공감할 거예요.
질문쟁이 아이 에드워드와 인내심이 강한 엄마의 대화를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엄마?
왜, 에드워드?
엄마, 자?
음...응.
왜 자?
졸리니까.
왜 졸려?
아직 밤이니까.
왜 아직 밤이야?
아직 해가 뜨지 않았으니까.
왜 해가 뜨지 않았어?
별이 아직 나와 있으니까.
왜 별이 아직 나와 있어?
밤이니까.
아...
지금 아침 먹어도 돼?
아니.
왜 안 돼?
여기까지 할까요^^;;
이 책의 일러스트는 텍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또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첫 번째로 왼쪽 페이지의 나쁜 꿈(악몽)을 먹는 흑백의 "맥"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페이지를 빨리 넘기면 한 바퀴 돌고 쿨~ 자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거예요.
두 번째는 부엉이 시계와 에드워드가 직접 안고 있는 분홍 맥(얼핏 코끼리와 비슷해보이죠?)인형은 에드워드가 눈을 동그랗게 뜰 때면 같이 동그랗게 뜨고 에드워드가
쿨~하고 잘 때쯤 같이 잠자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마치 에드워드를 돌보는
요정 같기도 합니다.
세번째로 질문을 할수록 시간의 흐름에 맞춰 페이지도 서서히 밝아지는 걸 느끼실 수
있으실거예요. 깜깜했던 새벽의 흑백 페이지는 어느새 아침이 되어 에드워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란 물결로 가득합니다.
얄밉지만 참 귀여운 아이 에드워드는 아침 7시에 잠이 들어 2시간 후 일어납니다.
에드워드가 잠들때 쯤 비행기 조종사로 일하는 아빠가 일을 마치고 들어오는데요.
2시간 후 잠이든 아빠에게 에드워드는 묻습니다.
"아빠, 자?"
2부가 기대되지 않으시나요? 우리의 아빠는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까요?
며칠전, 언니와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 둘째 조카가 자꾸 저에게 안아달라고 보챘습니다.(꾀병) 10킬로그램 넘는 5살 아이를 들기에 제가 너무 힘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꾀를 내어보았습니다.
"이모는 너를 안을 수 없어"
"왜?"
"우리는 빨리 걸어야 해"
"너무 힘들어. 발이 아파"
"하지만 뒤에 사자가 쫓아와"
"...왜 사자가 쫓아와?"
"이모가 빵을 들고 있기 때문이지. 사자가 하나 달랬는데 단 한개도 줄 수 없다고 했더니
아까부터 쫓아와"
엄청난 속도로 걸었고 마침내 식사할 곳에 도착했습니다. 한 고비 넘겼다고 생각했는데
조카가 묻더군요.
"이모 이제 사자 안쫓아와?"
"응 폴리가 잡아갔어. 아마 아프리카로 갈거야. "
이렇게 끝을 맺을 줄 알았는데 조카는 또
"이모 아까 사자 쫓아왔지"
"응~ 이모랑 같이 열심히 달려와서 빵을 안줬지~"
그리고 잊을 때쯤이면 사자이야기를...-_-;;;
저 또한 조카에게 화를 내지 않고 에드워드의 엄마처럼 나름? 재치있게 답변을 해줬습니다. 어렸을 적 선생님에게 질문을 하면 전 진지하게 묻는것인데 선생님은 장난인줄 알고
딱 잘라 말했거든요. 정확한 상황은 기억이 안나지만
그 감정의 기억은 지금까지 남아있어서인지 조카가 질문을 할때면
과거의 제모습을 발견하곤 합니다. 그리고 어렸을 적 제가 원했던,
바랐던 질문으로 답해주죠.
대부분의 어른들은 아이가 질문을 하면 그 상황을 피하거나 당황합니다.
또는 이제 그만해 라고 말하며 쓸데없는 질문이라
멋대로 판단하며 아이의 성장을 막습니다. 아이가 질문을 한다는 것은
세상을 알아가는 중요한 과정의 일부분인데도 말이죠.
만약 지금 아이의 엉뚱한 질문에 당황스럽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을 권합니다.
정확한 답은 필요없어요. 아이들의 세계는 답이란 없으니깐요.
그저 아이는 상상의 교감을 원하는 것이고 어른들은 아이의 질문을 따라가다보면
잊고 있던 동심의 세계를 방문하게 될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