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을 잇는 바다
이요하라 신 지음, 김다미 옮김 / 비채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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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를 잇는 바다> 이요하라 신 소설집

이 책은 블라인드 서평단 활동 신청으로 알게 된 책이라 제목도 모른채로 서평단 활동을 신청했는데요. <OO을 잇는 OO>, 그 안에 들어갈 단어들을 생각해보다가 비채에서 짧게 올려준 책 이미지 카드를 보고 저는 <기억을 잇는 기억>이라고 생각했었답니다.

이 단편집은 지구과학자 출신의 작가의 시선으로 삶과 인연,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나갑니다. 작가는 모두에게나 훤히 드러나있는 삶의 모습을 교묘히 살펴보다가도 지구과학자 출신 답게 과학적 지식과 상상력을 동반해 이야기를 생동감있고 지루하지 않게 이끌어 나갑니다. 표제작인 <파랑을 잇는 바다>는 제 172회 나오키상 수상작이기도 합니다. 단조롭고 평범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삶과 기억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키상을 수상한 이유는 책을 펼치면서 자연스럽게 해소되어 마음을 충만하게 충족시켜줍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흥미롭게 읽어나갔던 단편은 첫 번째로 수록되어 있는 <꿈 빛깔 섬>이었습니다. 잃어버린 토양을 찾아 인적이 드문 섬에 방문한 낯선 남자 미우라와 지질 조사를 위해 고향인 섬에 방문한 지구과학과 조교인 여자 아유미. 아무런 접점도 없을 것 같지만 섬에서 나고 자란 아유미가 외부인인 미우라를 의식하면서부터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섬으로 향하는 배 안에서 아유미는 미우라를 처음 발견합니다. 옷차림만 봐도 저가 가장 싫어하는 스타일인데도 아유미는 외부인인 미우라에게 자꾸만 시선이 갑니다. 남자의 손엔 문고본 책 하나가 다였지만요. 마침 뱃멀미를 하는 것 같아 도움을 주었는데 왜인지 남자는 고맙다는 말 한 마디 없이 사라지죠. 남자의 문고본 책을 남겨두고요. 불쾌한 남자라고 생각하면서도 계속 신경 쓰이는 남자를 뒤로한 채 아유미는 섬에 내려 지질 조사를 차근히 해나갑니다. 섬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미우라는 도예에 쓰이는 흙인 미시마토를 찾으러 이 섬에 들어온 것이었죠. 그에 호기심이 든 마유미는 남자를 먼저 찾아나갑니다. 자신의 직업을 밝히며 남자에게 미시마토를 찾는 이유를 물어봤지만 돌아오는건 자신은 백수라는 대답 뿐 미시마토를 찾는 이유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입니다. 이 남자는 도예가도 아닌데 왜 이제는 발견하기도 어려운 미시마토를 이토록 열심히 찾는 걸까요?

그 뒤의 이야기는 책에서 아주 따뜻하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이 소설집은 하나하나의 단편들이 물흐르듯 자연스럽고 특별할 것 없는 삶의 모습들을 비춰주는가 싶다가도 각자의 사연에 얽힌 특이하고도 신비로운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줍니다.
편안하면서도 이끌리고 평범한 일상인 것 같지만 뒷내용이 궁금해지는 소설이니 현실적인 문학과 환상문학을 합쳐놓은 것 같습니다. 두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 모두에게 재밌게 읽힐만한 소설입니다.

자연스럽고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휘발되지 않고 마음 속에 남아 있는 따뜻한 이야기를 찾으시는 분들에게 <파랑을 잇는 바다>를 추천합니다.

본 도서는 비채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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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충 사육 준수 사항 안전가옥 오리지널 48
김혜영 지음 / 안전가옥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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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충 사육 준수 사항이라는 제목을 보고 당연하게도 미지의 존재(괴물)이 나오는 공포물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큰 오해였다. 공포적인 요소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 작품을 다 읽고 나서는 한 가지 키워드로만 이 책을 설명하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주인공 김정한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계속 따라가게 되는데 주인공을 바라보는 시선이 답답하면서도 왜인지 모르게 씁쓸한 감정이 들었는데 정한의 선택들이 전부 표준적인 삶에서 벗어나 있어서 답답하다가도 결국은 현실과 타협하는 선택지를 은연중에 응원하고 있는 내 모습이 참 싫었기 때문에 씁쓸하고 슬펐다. 공포물을 기대하고 편 작품에서 슬픔과 공감, 현실에 대한 걱정을 느끼는 건 정말 신선하게 다가왔다. 빵충은 언제 나오는 건지 기대하며 기다리다가도 정한의 현실이 보다 나아지기를 평탄하기를 계속 응원하게 됐다.

이 작품은 시작부터 트럼펫터인 김정한이 도무지 미래가 보이지 않는 원룸안에서 자신이 놓여진 지옥같은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자신의 재능을 믿지만 현실의 벽에 몇 번이고 부딪혀 이젠 더 이상 밀려날 곳도 없는 옥탑방에서 여자친구인 유진에게 대차게 차이고도 유진을 붙잡지 못한다. 음악적 영감을 받는다는 핑계로 자신이 속했다고 하기도 뭐한 타바콕 재즈 밴드 멤버들과 자신의 자취방에서 자신이 재배한 대마초로 대마를 피우며 현실을 회피한다. 타바콕은 김정한이 처한 현실과 대비되게 드디어 날아오를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정한은 그 기회에서도 배제되며 모든 걸 내려놓게 된다. 유진에게 연락을 해봤지만 돌아오는건 국민취업지원제도 상담 링크가 담긴 문자 한 통으로 차단당하게 된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정한은 상담을 받게 되고 청년 농부를 제안 받게 된다. 그렇게 모든 걸 처분하고 청년농이 되려 마음먹은 정한은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까? 빵충은 정한에게 성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을까?

사실 빵충은 정부 산하에서 개발한 미래 대체 식품으로 외관도 빵처럼 생겼고 냄새나 맛 또한 갓 구운 빵과 다름이 없다. 오히려 더 깔끔하고 고소한 맛이 나고 단백질 함량이 높아 영양도 충분한 식품이다. 이 빵충을 키우고 수출하는데 있어 반드시 지켜야할 준수 사항들이 존재하는데 이를 어기면 어떻게 될까?

여러분은 이 빵충을 드실 수 있을 것 같나요? 저는 끔찍하게도 벌레를 무서워해서 절대 못먹는다고 손사레를 치며 글을 읽었는데요, 작품 속에서 점점 빵충이 대중화되고 유행까지 하게 되면서 저도 은근히 그 물살에 휩쓸려 한 번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근데 작가님과 PD님의 비하인드 썰을 보니 작가님은 빵충을 먹어보고 싶고 너무 귀엽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역시 이정도는 되어야 이런 이야기를 쓸 수 있구나 라고 생각했답니다.

공포대신 슬픔이 있다고는 했지만 마냥 현실적인 이야기들로만 이루어진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딘가에서 점점 올라오는 습기가 이 이야기를 다 적셔버리거든요. 처음엔 정한의 이야기에 몰입하며 진행되다가도 어디선가 불안과 한기가 찾아오고 종국에는 공포도 느낄 수 있는 참 재미있고 아픈(중의적 의미)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역시 안전가옥 책은 실패가 없는 것 같아요. 책태기가 왔을 때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드셔도 한여름의 더위를 날리기 위해 스산한 이야기를 기대하고 집어드셔도 참 여러모로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신개발유용곤충육성 분양지원 빵충 사육 준수 사항을 확인하시고 같이 빵충의 매력에 빠져보실 분들 계실까요? 아직 못다한 이야기가 많아 작품에 대해 같이 떠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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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이유 없이 불안할까 교양 100그램 5
하지현 지음 / 창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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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에 이끌린 이유는 당연하게도 이유없는 불안감이 계속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책의 제목처럼 이유 없는 불안을 다스리고 제거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장바구니에 넣어둔 책인데 마침 창비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 되어서 책을 받아보게 되었습니다❤️

책에서는 불안은 당연히 이유 없이 누구에게나 존재한다고 말하면서 이것을 아예 제거 하는것은 불가능하다고 처음부터 짚고 시작합니다.
여러가지 사례 들과 생애 주기별 불안의 종류 그리고 평범함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양한 불안들을 말해주시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불안을 통제할 수 있을까> 챕터에 있는 내용들 이었습니다. 급변하는 미래가 예측되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이 지나치게 먼 미래에 대해서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것이 주요 내용을 이루고 있습니다.

(p.69-70 인용)
“브라이언 클라스는 <어떤 일은 그냥 벌어진다>에서 단순한 설명에 끌리는 이유는 뇌가 단순하고 확실한 것을 좋아하고 애매한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유형을 찾아서 원인을 찾고 패턴을 파악하는 방향으로 뇌가 진화한 덕분인데, 그에 비해 세상은 그리 단순하지 않고 우연이 겹쳐서 일어나기도 하는 일이 빈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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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와 의미를 찾기위해서 지나치게 애를 쓰고 있다면 그건 정말 답이 나올 문제를 풀려는 노력이 아니라, 그저 내 불안을 줄이기 위한 안간힘이라고 받아들이는게 좋겠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불안을 해소하고자 해서 원인을 찾으려고 하고, 불안을 없애기 위해 하는 행동들이 사실은 안간힘이었다 라는 것이 제 머리를 치는 것 같았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일상적인 생활을 당연하게 할 수 있게 노력해보자! 였습니다. 작가님 말처럼 이 불안을 통제하고 이겨내서 대단한 업적을 이루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불안을 안고 가면서도 일상적인 생활을 당연하게 할 수 있는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창비는 저에게 청소년 소설이 유명하다는 인식이 있는 출판사였는데, 교양 100그램 시리즈를 알고 나서는 더욱 관심 가지게 됐습니다. ㅎㅎ
이전 시리즈 책인 <애도 연습>도 그렇고 이번 시리즈도 마찬가지로 얇고, 가볍고, 흥미로운게 가장 큰 장점인 시리즈입니다. 대게 제가 읽어온 인문교양서들은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 일반 독자가 받아드리기 너무 어렵거나, 전문 용어가 많이 나오거나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나오기도 하고 또는 책의 허들을 낮추기 위해 많은 내용이 생략되어 너무 쉽고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교양 100그램 시리즈는 일반 독자가 읽기에도 어렵지 않으면서도 전문 지식과 사례 그리고 전문 용어들이 적절히 들어가 있어서 어렵지 않고 흥미롭게 지식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또, 신기하게 마지막 챕터에는 필사할수 있는 페이지가 10페이지(5장)정도 있습니다.

이번 책은 서평단으로 만나게 된 책이었지만 이전에 내돈내산으로 읽은 또 다른 시리즈인 <애도 연습> 또한 너무 좋았기 때문에 창비 교양 100그램 시리즈 너무너무 추천합니다!

자신이 흥미있는 주제의 시리즈를 찾아서 읽어보시는 거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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