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잠들 때 들려주는 5분 구연동화 77가지 이야기 - 그림형제 구연동화 ㅣ 잠들 때 들려주는 5분 구연동화
박혜원 엮음, 이시현 그림 / 세상모든책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한때는 아이에게 책을 더 재미있게 읽어주어야겠다는 욕심에서 구연동화과정을 수료하기도 했었는데
막상 실생활에서 적용하기는 참 쉽지 않았다. 뭐랄까 소재등이 막막하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고....
이 책 겉표지에 이런 말이 있다.
'부모와 아이가 맨 처음 교감하는 책'
몸과 몸이 맞닿아 엄마의 사랑을 느끼고 눈과 눈이 마주쳐 엄마를 인식하고 그리고 조금 더
아이의 인지가 발달되면 바로 책으로 교감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유치원에 동요강사로 출강하는 선생님한테 들은 말이 있다.
CD만 틀어놓지 말라고.. CD에서 제 아무리 훌륭한 음악이 나오고 설령 조기교육때문에
유창한 영어를 듣는 것 보다는 엄마의 노래 한마디, 엄마가 들려주는 동화 한 편이 더욱
아이에게는 오감을 깨우친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가 잠자기 전에는 더욱 그렇단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부모와 아이가 맨 처음 교감하는 책이 맞는 것 같다.
잠들기 전 그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무한한 상상의 나라로 들어갈 수 있는
엄청난 시간인 것이다. 그래서 무섭고 너무 허황된 이야기보다는 재미있고 내용이 아름다운 책을
엄마가 들려준다는 의미에서 이 책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동화책하면 떠오르는 그림형제가 지어낸 이야기가 이렇게 많았다니??
우리는 기껏해야 백설공주나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만 기억하고 있는데 말이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그림형제의 마음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책이다.
- 영리함과 똘똘함을 배우게 되는 지혜로운 이야기
- 감동적이고 교훈이 되는 따듯한 이야기
- 바보와 허풍쟁이들의 우스운 이야기
- 놀라운 재주를 가진 사람들의 신비한 이야기
이렇게 주제별로 엮어져 있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아이에게 골고루 읽어줄 수 있어 좋다.
그날 아이의 생활이나 감정에 따라서 엄마가 선택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일 것 같다.
올해 5살인 우리 아이.
요즘 한창 책읽는 재미에 푸욱 빠져 있을 뿐 아니라 읽은 책들의 내용을 상상해서 말하기도 하고
정말 엉뚱한 질문을 하기도 하는 녀석이다.
특히 자연이나 과학쪽의 책에서 요즘에는 전래나 명작동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때이기도 하다.
처음에 전래나 명작동화를 접해줄 때 너무 황당하거나 이걸 이해할까 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역시 아이는 아이답다.
아이답게 상상하고 공상하고 즐거워한다..
구연동화가 뭐 별건가.
엄마가 감정을 살려가면서 읽어주면 그것이 구연동화가 될 것이다.
특히 이 책에서 알려주는 지문대로 자연스럽게 읽어주면 최고의 동연구화가 될 것이다.
- 심술궂은 표정으로
- 차갑게 내뱉듯
- 중얼거리듯
- 반가워하며
참 친절하기도 한 책이다...
구연 예상 시간도 거의 3~4분대이기 때문에 아이가 지루해 할 시간도 없고
또 이야기하는 엄마에게도 딱 적당한 시간이다.
기왕이면 엄마가 미리 책을 전부 읽어 내용을 파악한 후 아이에게 적용하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다.
가끔 아이가 잠투정을 하는 날이거나 책을 너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때 조금 힘들었는데
요즘은 '엄마가 동화들려주실께' 하면 이불에 벌렁 들어눕는다.
어쩌면 아이에게 평생의 좋은 습관하나를 들이게 해준 책이라 고맙기까지 하다.
아마 우리 아이가 한글도 줄줄 읽고 감정도 표현해서 읽을 줄 아는 나이가 된다면
거꾸로 피곤한 엄마에게 동화구연을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동화책에 걸맞는 앙징맞은 캐릭터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그림도 아이들이 보기에 좋은 것 같다.
77가지 이야기가 아니라 활용하기에 따라 770가지 그 이상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엄마들에게는 조금은 귀찮은 일이 될 수도 있지만 우리 엄마들 아이를 위해서라면 더 힘들고
고된 일도 마다하지 않는가? 잘잘 때 들려주는 5분 구연동화가 얼마나 귀중하고 대단한 힘을 발휘하는지는
아마 말로 하지 않고 느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