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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EBS 자본주의 제작팀 지음 / 가나출판사 / 2013년 9월
평점 :

쉬지 않고 일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살기 힘든가?
다들 이런 생각 한번씩 들지 않나요?
경제철학관련 서적들을 사면서 꼭 읽어봐야지 하며 고른 책입니다.
저는 다큐프라임 방송은 보지 못했고, 책으로 읽었는데요.
1년 6개월간의 제작진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그야말로 좋은 다큐멘터리란 이런것이야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 학교 다니실 때 경제 배우셨나요?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이야말로 살아가면서 꼭 알아야 할
경제에 관한 기본적이고도 거시적인 안목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서도 우리가 몰랐고, 학교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포인트들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학생들부터 일반인까지 모두 이해하기 쉽게 쓰여졌고.
세계 유명 석학들의 고견을 이렇게 들을 수 있다는게 정말 책 읽는 기쁨입니다.
개인적으로 교직에 계신 역사과, 사회과 선생님이 읽어보시고
수업하실 때 학생들에게 코멘트하는 형식으로 이야기 해주시면
학생들의 삶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D
수상내역인데요.
정지은 프로듀서와 고희정 작가의 이력은 책의 뒷날개에 나와있습니다.
고희정 작가가 사범대학 과학교육과 출신인건 저한텐 특별하게 느껴지네요.
수상내역만 봐도 꼭 한번 보고싶은 다큐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셔요? :)
정지은PD의 프롤로그 몇 페이지로 책은 시작됩니다.
자본주의의 본질을 모르면서 자본주의 사회를 살겠다는 것은
아무런 불빛도 없는 깊고 어두운 터널에서 아무 방향으로나 뛰어가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저는 이 문장이 가장 와 닿더라구요.
중요한 것은 '과연 왜 그럴까?' 하는 점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안정과 행복을 워하는데, 왜 정작 세상은 우울하고 피곤한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것일까? 이것이 바로 당신이 '자본주의의 진실'을 알아야 할 첫 번째 이유이다. 자본주의에 대해서 안다는 것은 복잡한 경제학을 배우는 것도 아니고, 나와는 상관없는 이론을 배우는 것도 아니다. 나의 행복과 내 가족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자본주의에 대한 지식이다. ..... 자본주의의 본질을 모르면서 자본주의 사회를 살겠다는 것은 아무런 불빛도 없는 깊고 어두운 터널에서 아무 방향으로나 뛰어가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 돈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고 생존이 위태로워지는 사회, 바로 그곳이 당신이 살고 있는 자본주의 세상이다. ....TV 속 영상으로만 보여주기에는 부족했던 내용들이 이 책에서 심층적으로 보완됐고 훨씬 이해하기 쉽고 논리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우리가 평소 일상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세계 최고의 석학들이 '돈에 관한 진실', '자본주의의 비밀'을 이 책에서 낱낱이 밝혀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길을 밝혀주는 등불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어떻게 자본주의 속에서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통찰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프롤로그 중 발췌) |
다큐프라임에 방송되었던 화면도 넣어서 이해를 돕고,
세계유명 석학들의 말을 인용할 때에는 그 사람의 사진과 간단한 약력도 넣습니다.
마치 방송을 보는 듯 이해가 잘되요.
전체적인 글의 흐름도 매끄럽고 이해가 잘 되서 술술 잘 읽힙니다.
이건 <2030 대담한 미래>에서도 수없이 나오는 이야기죠.
그 책에서는 전쟁을 해서 다른 나라를 정복하던 시대는 옛날이고,
이제는 금융투자자라는 비밀용병을 파견한다고 표현합니다.
책이 전체적으로 좋아서 무엇하나만 발췌하기가 참 그렇더라구요~
그래도 몇 부분 귀퉁이 접어놓은 부분 발췌 남기고
제가 읽으면서 생각한 점 등을 코멘트 하는 방식으로 기록남겨보려 합니다.
이런 기록 남기지 않으면 몇개월 지나면 뭘 읽었는지, 무슨 내용이었는지 다 까먹어요 :D
Part 1. '빚'이 있어야 돌아가는 사회, 자본주의의 비밀
Part 1 에서는 물가는 절대 내려가지 않는다, 은행은 있지도 않은 돈을 만들어낸다,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예금을 찾지는 않는다, 중앙은행은 끊임없이 돈을 찍어낼 수 밖에 없다, 인플레이션의 거품이 꺼지면 금융위기가 온다, 내가 대출이자를 갚으면 누군가는 파산한다, 은행은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도 대출해 준다, 달러를 찍어내는 FRB는 민간은행이다. 라는 소주제로 풀어나갑니다.
<2030 대담한 미래>를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돈이라는 건 숫자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통장에 꼬박꼬박 저축하면, 우리는 우리의 돈이 은행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아니죠. 피라미드 식의 기업대출과 은행이 상품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저신용자들에게도 과도한 대출상품을 권하고 허가해줘서 마치 잘 살게 된 것 처럼 착각하게 만들고, 경제의 호황거품이 꺼지면 그들은 다 주저앉게 된다는 것. 미국의 서브프라임사태에서 보았죠. 저는 사실 우리나라도 조만간이다 하는 걱정이 되기도 하고 그래요. 그리고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는 원래 '이자'라는 항목 자체가 존재한 적이 없었다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누군가 은행대출을 다 갚으면 또 다른 누군가는 파산한다는 원리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파산하게 될까. 당연히 수입이 적고 빚은 많은 사람들, 경제 사정에 어두운 사람들, 사회의 가장 약자들이 파산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이라는 것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시스템에는 없는 '이자'가 실제로는 존재하는 한, 우리는 다른이의 돈을 뺏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해야만 한다.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운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매일 '돈,돈,돈'하며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전부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온다. 화폐경제 역사 연구가 앤드류 가우스는 이것을 '의자 앉기 놀이'에 비유한다. "현 은행 시스템은 아이들의 의자 앉기 놀이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노래하고 춤추는 동안은 낙오자가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음악이 멈추면 언제나 탈락자가 생깁니다. 의자는 언제나 사람보다 모자라기 때문이죠." 은행 시스템의 이자와 의자 앉기 놀이는 아주 절묘하게도 일치한다. (P.65) ....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주의 깊게 봐야 할 점은 이 모든 것이 은행의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인플레이션이 막바지에 이른 상태, 즉 돈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은행은 생존을 지속하기 위해 저신용자에게 눈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보통의 기업에서도 상품이 계속해서 팔려야만 기업 활동이 유지된다. 은행의 상품이란 곧 대출을 의미한다. 계속해서 대출을 맏는 사람들이 있어야만 은행이라는 기업도 운영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돈이 많아지자 신용 상태가 좋은 사람들은 더 이상 은행에서 대출을 하지 않아도 됐다. 그러니 결국 은행은 돈인 없는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주면서 계속해서 자신의 상품을 팔아야 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 부동산 가격이 추락하니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게 되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라고 부르는 디플레이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우리나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우리의 아버지들은 집값이란 항상 오르기만 하는 것으로 알았다. 그것은 경제의 사계절 중 여름에 사셨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부동산 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단순한 '경기불황'이나 '경기침체'가 아닌 자본주의에 구조적으로 내재화되어 있는 문제라고 봐도 좋다. 우리는 미국 공공은행연구소 엘렌 브라운 대표의 말처럼 ' 민주적인 시스템이 아닌 은행가를 위한, 은행가에 의한 민간 시스템'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한 것이다. 왜 금융위기가 생겼고, 왜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왜 부동산 가격은 좀처럼 오르지 않는지, 왜 젊은 사람들이 취직을 못하는지 모든 것의 원인은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찾을 수 있다. 갚아도 갚아도 없어지지 않는 빚, 우리는 결국 벗어날 수 없는 부채의 사슬에 묶여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은행이 돈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차원이 아니다. 그들이 동정심이 있어서, 또는 가혹한 현실에 처한 저신용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서도 아니다. 그 모든 것은 이미 자본주의 체제 안에 내재된 법칙이며, 또한 약자를 공멸로 몰아가는 비정한 원리다. .... 자본주의의 이러한 원리로 인해 우리가 처하게 되는 현실은 무엇일까, 그것은 투쟁이다. 각박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무한 투쟁'이라는 삶의 방식이 우리를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p.77) |
Part 2. 위기의 시대에 꼭 알아야 할 금융상품의 비밀

Part 2 에서의 소주제는 - 재테크 열기는 우리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은행이란 수익을 내야하는 기업일 뿐이다/ 8%의 이자를 주는 후순위채권의 비밀/ 은행은 판매수수료가 많은 펀드를 권한다/ 보험, 묻지도 따지지도 않다가 큰코다친다/ 파생상품은 투자를 가장한 도박과 같다/ 저축만으로는 행복해질 수 없다/ 금융지능이 있어야 살아남는다 - 로 전개됩니다.
언젠가부터 월급을 꼬박꼬박 저축해서 돈을 모으는 건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나 하는 소리가 되었죠. 펀드니 주식이니, 투자가치가 있는 상품을 찾아 큰 돈을 쉽게 벌었다는 사돈의 팔촌들도 많구요. 그런데 왜 나는 모르겠냐며. Part 2에서 말하는 요지는 단 한줄로 요약 가능합니다. 수익이 크다는 것은 위험성도 크다는 뜻!
미국의 금융교육을 잠시 볼까요. 위의 사진에 돼지 저금통 보이시죠?
'머니 세이비'는 미국 시카고 재무부에서 마련한 금융 교육 프로그램으로 해마다 학교를 선정해 특별활동을 하는 금융수업입니다. 이 금융수업은 네개의 부분으로 나뉘어진 돼지 저금통을 이용한 수업입니다. 첫 번째 칸이 가장 중요한 저축이고, 다음이 소비, 기부, 투자의 순입니다. 돼지 저금통을 이용해 각각의 방법이 뭔지, 왜 중요한지에 대해 부모와 소통하며 배우게 된다고 해요.(P.171)
"너는 우리집에 돈이 얼마나 있는지 궁금해 할것 없고, 공부나 열심히 해!!" 라고 할 것이 아니라, 어릴 적 부터 이렇게 자녀와의 금융교육, 돈 씀씀이에 대한 자연스러운 대화의 장이 필요한 것 같아요. 돈에 대해 무지한 채로 공부만 열심히 한 아이가 과연 금융지능을 가질 수 있을까요? 아니죠. 뭐든 저절로 되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모르는게 약이라는 말도 있지만 아는것이 힘이라는 말도 있죠. 몰랐다는 이유가 자신이 입은 피해를 면해주지는 않습니다. 평범한 우리들도 조금더 부지런해지고, 공부하고, 똑똑해져야 개인의 삶을 살뜰하게 꾸려갈 수 있을것 같아요.
우리는 아직도 너무 게으르고 순진하고 무지하다. .... 금융관련 사건의 피해는 우리가 고스란히 지고 있다. 그런데 몰랐다는 이유만으로 그저 내 탓이요, 하는 게 잘하는 짓일까. 우리가 아파서 의사를 찾아가면 의사는 병과 치료방법을 설명해 줘야 한다. 그것은 의사로서의 의무이다. 니얼 퍼거슨 교수의 이야기를 다시 들어보자. "오늘날 많은 사람이 금융계의 윤리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은행, 헤지펀드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도덕관념이 전혀 없고 온갖 수단을 동원해 오로지 돈을 버는 데만 집중한다고요. 의사들이 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금융권에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것이 없어요. 은행가가 되는 사람들은 공식적인 선서를 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있죠." (p.185~186) |
Part 3. 나도 모르게 지갑이 털리는 소비 마케팅의 비밀
Part 3 에서는 - 어릴 때부터 우리는 유혹당한다/ 쇼핑할 때 여자는 훨씬 감정적이다/ 보안용 CCTV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사고싶다'고 느끼면 '필요한' 것 같다/ 소비는 불안에서 시작된다/ 필요하지 않아도 친구가 사면 나도 산다/ 과소비는 상처받은 마음이다/ 자존감이 낮으면 더 많은 돈을 쓴다 - 의 소주제로 전개됩니다.
나의 지갑을 털어가는 소비마케팅도 흥미로웠고, 소비성향 자체가 아주 어릴 때부터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학습되어버린다는 것도 공감이 갑니다. 미국 월트디즈니 사와 장난감 회사가 만들어 낸 어린이 시장 '공주시장' 이 떠오르네요. 마이클 샌델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 보면 광고로 오염된 세상에 대해 많이 나오는데 샌델의 책도 내용이 좋습니다. 우리 블로그만 봐도 그렇죠. 광고성 댓글 싫어하는데 정말 많이 달리잖아요. 지우면 달리고 지우면 달리고 알고 보면 사람이 아니라 프로그램이 달고 있으니 짜증은 나지만 화를 낼 수도 없고 참. 예의없는 광고는 오염이라는 말이 적절하죠.
이 파트를 읽으면서 많이 찔리기도 하고, 내가 그래서 그랬군, 지름신은 쿨스팟의 활성화구나 감탄사 연발 ㅋㅋㅋ많이들 공감하실거에요.
정말로 행복하고 싶다면 소비에서 행복을 찾지말고 주변사람들과의 관계맺음에서 답을 찾으라는 부분에 공감했습니다. 강신주의 <철학이 필요한 시간>에서도 누차 언급하죠. 쇼핑이나 커피숍에 앉아 외로움의 종기를 핥으며 값싼 위로를 사지말고, 근본적인 해결을 하라고, 주변사람들과 소통하고, 자기 자신을 이따금씩 대면해야 한다구요. '돈이 행복의 전부가 아니다'라는 이 유치한 말을 저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마케팅의 꿈은 소비자의 무의식을 점령하고 마음대로 조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꿈의 정점은 바로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브랜드라는 것은 어떻게 우리를 조종하는지 남녀의 만남으로 표현해 보자. 어떤 파티에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처음 만났다고 가정해보자. 먼저 마케팅은 '직접 자신을 알리는 것'이다. 남자가 여자에게 다가가 "나는 돈이 많아"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마케팅이다. PR은 다른 사람을 통해서 자신을 알리는 것이다. 친구가 여자에게 다가가 "나를 믿어. 그는 돈이 많대"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광고는 지속적으로 "나는 돈이 많아"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떠드는 것이다. 그러나 브랜드는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자신을 먼저 알아보는 것이다. "내 생각에 당신은 돈이 많은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브랜드를 살 때면 우리의 뇌에는 아주 특별한 변화가 일어난다고 한다.마틴 린드스트롬은 이를 '쿨 스팟'의 활성화라고 말한다. ...... 우리가 브랜드를 보면 일단 시각적으로 알게 된 정보가 뉴런으로 전달되고, 시냅스를 거치고 마지막에 쿨 스팟에 도달해 이를 활성화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브랜드만 보면 지름신이 내려 꼭 사야만 하는 이유이다. 우리의 뇌는 브랜드를 통해 세상에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P.227) 과소비를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은 바로 카드이다. 소비를 부추기는 우리 안의 감정이 카드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카드를 쓸 때 우리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그 해답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현금을 쓰면 뇌는 고통을 느낀다. 자신에게 있던 중요한 자산이 손실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드를 쓰면 뇌에서 고통을 느끼는 중추신경이 마비가 된다. 현금의 경우 돈을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지만, 카드는 쓸 때는 계산하면서 카드라는 물건을 줬다가 다시 돌려받기 때문에 우리 뇌가 착각하여 손실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뇌 활동을 보여주는 기능성 자기공명영상MRI을 보면 현금보다 카드로 낼 때 고통이 덜하다고 한다. 결국 그만큼 죄책감도 덜해서 자꾸만 쓰게 되는 것이다. (P.249~250) 자본주의 사회에서 쇼핑은 패배가 예정된 게임이다.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를 살면서 정말로 행복하고 싶다면, 소비에서 행복을 찾기 보다는 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맺음에서 답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내 안의 감정을 관찰하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개선에서 스스로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 그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P.275) |
Part 4. 위기의 자본주의를 구할 아이디어는 있는가
Part 4 에서는 금융위기는 반복해서 일어난다/ 노동만이 최상의 가치다 -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 쉬지 않고 일해도 왜 가난한다 -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 실업률을 낮출 정부의 개입을 권하다 - 케인스의 거시경제학/ 정부가 커지면 비용도 늘어난다 - 하이에크의 신자유주의를 다룹니다.
경제학의 패러다임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경제학자들이 나옵니다. 그들의 패러다임을 다루면서 과연 위기의 자본주의를 구제할 아이디어는 어디에 있는지 고찰해나갑니다. 저는 하이에크는 잘 몰랐는데 이 책 읽으면서 알게 되었어요. 아담 스미스와 마르크스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도 바로 잡습니다. 이 부분에서 또 한가지 드는 생각이. 뭐든지 원작자의 텍스트와 원작자의 말과 행동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요. 누군가를 판단할 때 한 다리 건너서 그 정보를 들으면 일단 그 정보는 가공되어지니까요. 저는 원작자의 텍스트를 보아도 이게 콩인가 팥인가 잘 모르니, 믿을 만한 텍스트 저자를 고르는 편이고, '이런 의견도 있고 저런 의견도 있구나, 나는 그것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해야겠다' 라는 패턴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그래도 아직 부족하긴 하죠. 여튼, 지식이 얕은 저한테는 아담 스미스는 하면 '보이지 않는 손'이고, 브루주아 편드는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편견이 있었던거죠. 아담 스미스와 마르크스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키고, 그들의 사상에 뿌리한 인간에 대한 애정도 다룹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인간에 대한 애정, 삶에 대한 애정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결국 위기의 자본주의를 구할 수 있는 것도 인간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한다고 결론내고 있습니다.
아담 스미스의 사상이 시작된 첫 번째 지점은 바로 '사람들의 본성과 행동'에 대한 것이었다. 그간 꾸준히 이 분야를 연구해 온 그는 결과물을 모아 <도덕감정론>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이 책은 아주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이다. 그런데 어떻게 인간이 이기심을 누르고 도덕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서 아담 스미스는 기본적으로 인간은 사회적인 존재이고, 사회적 존재로서 도덕적인 행동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한 것은 마음 속에 우리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는 '공명정대한 관찰자'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관찰자가 이기심을 잘 조절해서 우리를 도덕적으로 행동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서 폭넓은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아담 스미스는 순식간에 유명인이 되었다. (P.290) 가난한 자들에게 많은 연민을 느끼던 스미스는 그들을 돕는 최선의 길은 자유시장 경제라고 생각했고, 이를 강력하게 옹호한 것이다. 또한 인간은 이기적이지만, 우리의 마음 속에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있기 때문에 그 이기적인 행동도 공공의 이익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는 '자본주의'란 말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이상은 '인간의 도덕적 범위 내에서 완저히 자유로운 시장체제'로 요약할 수 있다. (P.299)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을 통해 꿈꾸고,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통해 펼쳤던 이상적인 사회는 결코 지금의 모습은 아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공통점은 사상의 시작점이 바로 '인간에 대한 사랑'이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것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모든 사람이 잘 살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어쩌면 어렵고 복잡한 용어와 수식어가 난무하는 현대 경제학과는 사고의 시작부터 다르다. 어떻게 보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바로 이러한 부분이다. 경제를 보는 것이 아니고, 돈을 보는 것이 아니고, 분배의 시스템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봐야 한다는 것. 그래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고통을 생각하고, 그것을 덜어주기 위한 따뜻한 마음에서부터 우리의 경제를 다시 보고 재구축해 가야 하는 것이다. (P.318) |

Part 5. 복지자본주의를 다시 생각한다
Part. 5에서는 자본주의와 복지가 함께 가야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국민소득이 오르면 내 소득도 오른다?/ '복지=분배'는 오해다/ 복지는 창의성의 원천이다/ 시장도 정부도 아닌 국민이 주인이다 - 의 소주제로 전개됩니다.
자본주의가 지닌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소득의 불균형과 그에 따른 불평등입니다. 이 책에서는 복지를 '공동구매'라고 표현합니다. 혼자 하려고 하면 비싸고 부담스럽지만, 공동구매하게 되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죠. 뒷표지에 일반인들의 책 서평이 실려있는데, 마음에 드는 서평 하나 인용할게요. " 어조는 차분하지만 메시지는 강력하다. 한국 천민자본주의의 민낯을 드러내고 복지를 모럴해저드로 치부하거나 동정심으로 해결하기를 종용하는데 대해 논파하고 있습니다. 복지가 궁극적으로 국가경쟁력의 기반이 됨을 논리적으로 주장하네요."
전문가들은 자본주의의 현 단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가난한 사람들을 양산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근로자를 양산하는 시스템이 아니라요." - 데이비드 케이 존스턴 (미국 저널리스트) "윌스트리트 시위는 금융위기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실업률이 9%에 달하는 심각한 위기가 일어났는데 그 누구도 벌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죠. 아무도 교수형을 당하지 않았습니다. 장기간 감옥에 들어간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 라구람 라잔 (미국 시카고 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중요한 점은 금융계의 도덕성 결여입니다. 예전과 비교할 때 확실히 그렇습니다. 어떤 산업이든 어느 정도의 윤리의 틀이 필요합니다. 금융은 특히 더 그렇죠." - 니얼 퍼거슨 (미국 하버드 대학교 역사학과 교수) (P.354) 맬더스는 이렇게 말했다. '가난한 자의 주머니를 채워라. 그러면 소비가 촉진된다.' 가난한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인 비용이 많이 들게 되므로, 방치하는 만큼 더 큰 부메랑이 되어 모두를 힘들게 할 거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복지를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복지 얘기가 나오면 우리는 으레 도덕성을 부추기고, 동정심을 가지라는 결론으로 끝을 맺곤 한다. 가난한 사람들을 어떻게 그냥 두냐고, 같이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그것이 바로 정의로운 사회가 아니냐고. 하지만 사실상 복지 문제는 그저 동정심에 기대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오리혀 복지를 해야만 자본주의가 붕괴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저널리스트인 데이비드 케이 존스터의 이야기다. "빈곤은 자유재지만 매우 비쌉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있으면 돈이 많이 들어요. 세금을 내지 않고 세금을 받기만 하죠. 복지의 목적은 사람들이 힘든 시기를 지나서 생산적이 되도록 돕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일자리가 있어야 하죠." 우리가 해야 할 복지는 '퍼주기식 복지'가 아니다.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생산적인 복지이며 약자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건강한 복지이며 약자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건강한 복지다. 이런 방법을 통해 소비가 촉진되고, 자본주의는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복지와 성장을 서로 상충하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해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부, 그리고 엄청난 성장력이라는 장점을 고스란히 유지시키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복지라는 대안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 (P.374) 인류 역사상 등장했던 그 어떤 체제도 자본주의를 이기지 못했다. 그리고 자본주의는 지금껏 막대한 인류의 부를 만들어냈던 근본적인 동력이자 시스템이 되어왔다. 문제는 '누구를 위한' 자본주의가 되어야 하느냐는 점이다. 지금까지 자본주의는 자본가, 은행, 정부를 위한 자본주의였다. 자본주으의 혜택은 이제 99%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돌아갈 때가 되었다.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그 강력한 성장엔진을 우리 모두를 위해 나누어 써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낙오자가 될 수 있다는 사람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소득의 불균형을 해결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한 자본주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 모습이 바로 가장 영속가능한 자본주의는 아닐까, 하는 제언을 감히 해본다. (마지막 장) |

이 책은 간디가 말한
일곱가지 악덕으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1. 철학없는 정치
2. 도덕 없는 경제
3. 노동 없는 부
4. 인격 없는 교육
5. 인간성 없는 과학
6. 윤리 없는 쾌락
7. 헌신 없는 종교
저한테는 참 좋은 책이라 한 번 더 읽고 싶은 책이에요 :)
어아기와 정민이가 살게 될 세상은 어떤 세상일지 잠시 생각해봅니다.
이제 EBS 교양, 다큐 프로그램은 공공기록물로 영구보존 된다네요.
바람직하죠? :D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 좋은 책을 만든 분들 응원하고 싶네요.
앞으로도 좋은 프로그램, 좋은 책 많이 만들어 주시길 바랄게요 :D
내가 살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인지,
돈을 벌기 위해 사는 것인지 햇갈리나요?
숲 속의 나무 사이에서 빠져나와
산 전체와 숲이 돌아가는 원리를 한 번 바라보시는 건 어떨까요?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추천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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