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stella.K > 색을 알면 건강이 보인다



 


 


 


 


 


 


 


 


 


 


 









 


<색, 색을 먹자>의 저자 윤동혁 PD는 색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지만 인간적으로 무색 무취에 가까운 사람인 듯 했다. <버섯, 그 천의 얼굴>로 ‘한국방송대상’을 받은 후부터 자연다큐멘터리에 몰두하게 되었다는 그는 현재 강원도 횡성에 통나무집을 짓고 호젓하게 살고있다. 집이 산기슭 근처라 남의 눈치도 보지않고 웃통을 벗어제끼고는 산책도 하면서 그렇게 지낸단다. 원래 제주도 사람인 그는 막 서른살을 넘기면서부터는 어떻게해서라도 서울을 떠나 제주도에 내려가 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그래서 서른 세살에 직장도 일간 스포츠에서 MBC로 옮기고 (제주 MBC로 보내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기 때문에) PD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인간시대’를 맡게 되면서부터는 잠시 잊고 살다가 횡성의 한 아주머니를 촬영하게 되었는데 그분께서 “제주도까지 갈 것 뭐냐. 이곳도 공기 맑고 조용하니까 함께 살자”고 해서 횡성에 터를 잡게 된 것이다.

그렇게 자연에 파묻혀 살다보니 늘 ‘색’으로부터 강한 느낌과 감동을 받게 되었다. “특히 쑥부쟁이처럼 때가 되면 농민봉기하듯 피어오르는 들꽃들이 그렇고, 무당벌레나 노린재의 등짝을 수놓고 있는 현란한 무늬는 기가 막힙니다. 그러다보니 ‘왜 모든 식물과 곤충, 동물 등은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위장과 짝짓기 수단이라고만 배워왔던 그 목적 말고는 없는 것일까’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었고 오랜 숙제가 풀린 2년 전 쯤부터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식물은 색깔을 갖고 있다. 우리가 늘상 밥상에 올려놓는 당근, 시금치, 콩나물, 배추가 그렇고 사과, 홍시, 배, 포도, 토마토와 같은 과일들 역시 자기의 색깔을 확보하고 있다. 그런데 그 다양한 색깔들은 사람이 보기 좋으라고, 먹음직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식물은 왜 색을 쓸까. 그 색깔들은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다. 강렬한 햇볕의 자외선으로부터, 또는 자기를 뜯어 먹으려고 하는 곤충들의 후각을 혼란시키기 위해서, 그리고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감염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일종의 생화학 무기인 셈이다. 그 생화학무기가 색깔을 갖게 되고 그 색깔에는 공교롭게도 인간에게 필요한 요소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토마토의 리코펜이 항산화작용을 한다거나 포도의 안토시아닌이 시력저하를 막아 준다고 말하는 것은 토마토의 붉은색, 포도의 보라색이 그런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색을 먹고, 색을 쓰고 사는 것이 좋다고 부르짖는 겁니다. 이렇게 각각의 색깔을 갖고 있는 채소와 과일들은 당근은 당근대로 브로콜리는 브로콜리대로 기능하기 때문에 당연히(!) 한 가지 색깔의 채소나 과일만 먹어서는 안되며 식탁을 무지개로 만들어 다양하게 섭취해야 합니다.” 그는 또 자신처럼 어쩔 수 없이(?) 술, 담배를 끊을 수 없는 사람은 카로티노이드가 많이 들어있는 토마토라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그리고 이 세상 모든 가공식품 중에서 가장 안전하고 건강한 식품으로 ‘올리브유(엑스트라 버진)’와 토마토케첩을 꼽는다.



그는 돈 들어가는 웰빙은 왠지 부도덕한 느낌이 들어 싫다고 한다. 예를 들어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황산화물질이 대부분 껍질쪽에 몰려있기 때문에 ‘과일, 야채를 껍질째 먹어야 좋다’라는 이야기를 하게되면 많은 사람들이 ‘재래시장에서 파는 과일들은 농약이 뿌려져 있으니, 껍질째 먹으려면 유기농 과일을 사야하는데 유기농 과일은 비싸지 않느냐’고 말한다. 그는 그럴때마다 난처하다. 그래서 유기농을 해야 한다고 늘 부르짖으면서도 그냥 재래시장의 사과를 싼값에 사서 ‘콩세제’로 잘 닦아 껍질째 먹는다. 사과의 껍질에는 피틴산이라는 식물성섬유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농약과 중금속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주니까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모든 채소, 과일을 즐기지만 만약 색깔과 채소의 종류를 가린다면, 그 계절에 생산되는 것인지를 확인합니다. 이제 당근이 쏟아지고 있으니까 더 맛있고 값싼 당근주스를 매일 갈아먹을 것이고, 어떤 날은 감자를 삶아서 열무김치와 함께 저녁을 때울 것이고, 짙은 주황색 홍시도 겨울 내내 벗이 될 겁니다. 아무리 풍족한 상태가 되어도 겨울에 멜론이나 딸기를 사먹지는 않아요. 실제로 우리 몸에 유익한 영양소나 항산화물질은 ‘계절 채소’에 담뿍 들어있거든요. 겨울에는 괜히 값만 비싼 열대과일을 사먹지 말고, 호박 범벅을 먹는 편이 훨씬 좋습니다.”

그는 앞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사라져 가고 있는 우리의 향토 음식들을 영상에 담으려 한다.
“우리는 더 이상 ‘식품영양학의 식민지상태’로 깊숙이 빠져들어 가면 안됩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암에 걸리지 않으려면 브로콜리와 파슬리를 먹어야 한다’라고 말하기 무섭게 식품점의 브로콜리와 파슬리가 동나는, 이러한 영양학상의 식민 상태에서 벗어나(물론 브로콜리와 파슬리는 좋은 채소이지만) 우리의 전통음식들, 호박고지와 무말랭이와 연근조림 등등에서 더 놀라운 항암물질들을 발견해내야 합니다.” 향토음식이야말로 조상들의 지적 유산이며, 이 시대 최고의 웰빙 문화로 자리잡아야 마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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