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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죽어도 좋았다 - 오롯이 나;를 느끼게 해주는 그곳!
조양곤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1년 2월
평점 :
여행에서 마주친 또 한번의 삶.
거기서 죽어도 좋았다.
가슴 뛰는 그 순간.
책표지에 한켠에 새겨진 메세지가 강렬합니다.
과연 어떤 곳이길래 저자는 거기서 죽어도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을까?
책을 읽는 내내 책을 가득 채운 선명하고 생동감 넘치는 사진과 저자의 글에서 여행지에서 느낀 저자의 감정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중 저자가 자유롭게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그러다 흙으로 돌아가야 할 시점이 다가오면 이러한 곳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곳.
거기서 죽어도 좋을 곳
...
스타우어헤드 (Stourhead)
글렌두르간 (Glendurgan)
나이트셰이즈 (Knightshayes)
안토니 (Antony)
아 라 론데 (A La Ronde)
직접 가보지는 않았지만 사진 속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이 저자의 감정을 표현해주는 듯 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꼭 가보고싶은 여행지가 생겼습니다.
바로 노르웨이에요.
유럽 여행은 동생과 함께 했던 스페인과 포르투갈뿐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지금보다 젊었을 때 이렇게 멋진 여행지를 가보지 못한 것이 조금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깍아지는 듯한 바위 절벽, 프리케스톨렌
절벽 사이에 끼어있는 바위, 쉐락볼튼
혀처럼 뻗은 바위, 트롤퉁가
그리고 저자는 노르웨이 노르카프에서 본 백야를 통해 자연의 경이로움을 넘어 불변의 진리라고 믿었던 것 것이 산산이 부서지는 경험을 했다고 하는데요.
노르웨이 노르카프에서 경험한 백야는 서쪽으로 해가 지고, 동쪽에서 다시 해가 지는 당연한 진리가 뒤집히는 순간이었다고 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진리이고 내가 알고 있는 지식, 상식, 경험이 무슨 소용이 있는지 한동안 혼란스럽기까지 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무언가를 안다고 주장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내가 아는게 전부가 아닐 수 있음을, 내가 아는 세상 너머에 다른 세상이 있을 수도 있음을 배웠다고요.
100퍼센트라 믿었던 것에도 예외가 있을 수 있고, 확고부동한 진리 외에 또 다른 진리가 존재할 수도 있음을말이죠.
서쪽이 다시 동쪽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고, 새로운 가능성에 열린 태도로 임하고 융통성 있게 생각해야 하며, 항상 모든 것에 겸손해야 한다고 다짐하는 순간을 노르웨이 노르카프에서 경험한 백야를 통해 맞이했다고 담담히 말합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톡톡히 했는데요.
여행에 자유롭지 못한 지금의 상황이 저자의 젊은 시절과 꼭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저자가 그토록 여행하고 싶었던 대학생 시절에는 나라의 외화가 부족하여 해외여행이 불가능했고, 취업한 후에는 토요일까지 근무해야하는 증권맨으로 삶을 살아가느라 해외여행이 꿈같은 얘기였다고 합니다.
그런 그는 세계여행에 대한 갈증을 역사책과 여행기, 그리고 외국어 공부를 통해 해소했다고 하네요.
그렇게 열심히 달려온 그는 50세에 조기 은퇴 후 나를 성장시킨 지식을 무기로 준비된 여행자의 몸으로 5년동안 100여개국의 나라를 여행했습니다.
책을 다 읽고난 지금도 여운이 남는데요.
아마 이 여운은 이곳을 가본 후에야 해소가 될 것 같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자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