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판타지라고 하기엔 조금 부족한 모험 판타지 소설이다. 양산형 판타지와는 질적으로 다른 국산 신비 판타지랄까. 달러구트 꿈 백화점과 전혀 다른 내용에 톤도 약간 묵직하고 생각도 조금 복잡해지게 만드는 그런 소설. 다 읽고 나니 2권은 언제 나오나 기대감이 들었다. 협찬 도서라서 입바른 소리 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이 기발하고 인물은 물론 세계관이 아주 매력적이라 그러하다.항상 이런 생각으로 책을 읽은 것은 아니다. 초반 도입부가 좀 길었는데, 약 120페이지까지 세계관을 정립하는데 쓴 것 같다. 꿈왕국의 왕자이자 꿈술사인 카셀은 왕국의 꿈을 먹어 치우고 세계의 존재마저 위협하는 드림이터와 싸워 퇴치했어야 하나 도망치는 것을 택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꿈 왕국의 통제권의 현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 드림스톤이 조각나서 흩어졌다는 것. 시간이 지나 찾아간 꿈 왕국은 완전히 폐허가 되어 있고 드림이터는 점점 커지고 진화해가는 것 같다. 그를 물리치기 위해 카셀은 윤슬이라는 여자아이의 집에 숙식 알바생의 신분으로 지내며 10년동안 고대 선인의 가르침을 연구하는데 몰두한다. 그런데 약간 문제가 생긴다💬 p.72 "카셀은 읽고 있던 책을 덮었다. 책 표지에는 커다란 글씨로 '주식초보를 위한 101가지 투자상식'이라고 쓰여 있었다. 10년간 현실세계에 머물며 카셀은 완전히 현실과 대한민국 사회에 동화되어 있었다."바로 돈이 없다는 것이었다. 어쨌거나 살아가려면 돈이 필요하기에 윤슬의 아이디어에 따라 그 둘은 "꿈 상점"을 열기로 한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과 다른 점은 이 꿈들은 공산품이 아니며 꿈가루는 유기적으로 재배한 식물성 물질에 가깝고, 꿈은 하나 하나 그떄 그때 제작된다는 것이다. 손님이 예약하고 상점에 찾아오면 어떤 꿈을 꾸고 싶은지에 대해 상담을 한 후 잠을 잘 수 있는 방으로 안내 받고 꿈을 꾸고 퇴장하는 식이다. 그런데 이 꿈들이 하나같이 평범하지가 않다어떤 손님의 꿈에서 무의식이 가지고 있는 기억을 엿보고 그로 인해 현실의 숨겨진 무시무시한 비밀을 알게 되기도 하고, 꿈을 만들어 꾸는 동안 꿈에 드림이터가 개입하여 사람을 반 폐인, 혹은 충동 조절을 못 하는 살인마로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손님들이 어떤 꿈을 꾸고 싶다고 말해주는 것을 보면 손님은 가련한 비운의 주인공이 추억을 한번 더 회상하기 위해 꿈을 꾸는 것 같은데 정작 꿈 속으로 들어가 보면 손님이 심각한 빌런인 경우도 있다.💬 p.202 "아빠, 나도 많이 사랑해. 낳아줘서 고맙고 키워줘서 고마웠고, 함께여서 고마웠어. 그리고 많이 미안해, 이렇게 혼자 먼저 가게 돼서."그런 꿈의 이야기를 보며 울기도 하고 분노도 하고 웃기도 하다 보니 책의 말미까지 와버렸다.후속작이 나온다면 제일 먼저 줄을 서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