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소설임을 망각하고 40대이자 곧 호정이 나이가 될 딸을 둔 엄마의 마음에 감정 이입해서 읽은건지중반까지도 호정이의 감정선을 이해하지 못했다. 가족에게도 친한 친구에게도 속마음을 내색 안하며 얼어붙은 호수같은 호정이. 후반부에서 이런 문장들이 나온다.의사는 우울이 곧 슬픔인 것은 아니며, 슬픔이 곧 눈물인 것도 아니라 했다. 우울에는 꽤 여러 얼굴이 있다고,우울은 오랫동안 은신할 수도 있고, 전혀 다른 모습으로 위장하기도 한다고. 그래서 알아차리기도,빠져나오기도 어려운 거라고.그러니까, 나는 아픈 것이다. 나쁜 게 아니라, 한심한 게 아니라.호정이 엄마처럼 그제서야 호정이의 마음이 왜 그랬는지 뒤늦게 이해하고 동시에 비슷한 경험을 했던 내 감정들이 호정이가 되면서 비로소 호정이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내 마음은 얼어붙은 호수와 같아 나는 몹시 안전했지만, 봄이 오는 일은 내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마음은 호수와 같아.’호정이와 은기의 성장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