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선풍은 전염병처럼 거리거리를 휩쓸었다. 사람들은 서로 전염병 균을 옮겨 주는 줄 모르면서 악수를 하고 숨을쉬고 물건을 주고받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그들은 거리에서만나 악수를 하고 얼굴을 맞대고 숨을 쉽으로써 피할 길 없는체포의 병균을 서로 옮기고 있었다. 만약에 오늘 내가 거리에서 만나 악수한 그 사람이, 내일 체포되어 상수도 수원지에 독약을 집어넣을 것을 모의했다고 자백한다면, 나 역시 체포를 모면할 수 없는 것이다. - P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