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사랑이었다. 공허한 말들로 시작되는 사랑. 하루에도 몇 번씩 몸을 섞는 사랑. 삽입된 성기가 작아졌다가 다시 커질 때까지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고도 떨어지지 않는 사랑. 창문의 그림자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흘러가는 사랑. 거리로 나오면 모든 것이 낯선 사랑, 내리쬐는 햇빛에 사타구니가 따끔거리는 사랑. - P72
아무도 용서하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다른 사람이 되고 싶어서 문신을 새긴다. 새 문신이 생길 때마다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생각을 그만하고 싶어서 영화를 본다. 잘 만든 영화를 보며 질투를 느낀다. 나는 아무것도하지 않으면서 무엇인가 해낸 사람을 질투한다. 음악을 듣는다. 노래를 따라 부른다. 일어나 춤을 춘다. 다른 사람 앞에서 노래하는 사람을 동경한다. 무대에서 춤추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내가 아닌 모든 것이 되고 싶다. - P141
나는 새로 산 옷과 새로 산 구두가 처음으로 마음에 든다. 새로 산 수영복을 입고 여름에는 바다 수영을 하자. 나는 나와 약속한다. 삶을 너무 사랑하더라도 무서워 말자. 나는 나를 다독인다. - P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