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ADHD의 슬픔
정지음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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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만취해도 샤워나 출근 등 기본적인 것을 거르지 않아, 과하고 유쾌한 애주가처럼 보였다. 하지만 실상은 술로 담근 인간 피클일 뿐이었다. - P43

일주일 후, 나는 스스로의 본질에 다가선 대가로 본질이 원래 붕괴되어 있었다는 진단을 받았다. - P33

나는 ADHD에 항복하고, 질환의 파편으로 존재하는모든 나를 인정하기로 했다. ADHD 와 나는 원심분리기에돌려도 분리되지 않으니 차라리 공존을 택한 것이다. - P48

피나도록 귀를 파면서……… 기질적으로 예민하다는 핸디캡에 대하여 자주 생각했다. 누군가 이토록 예민하다는건, 그가 늘 화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다. - P88

아직도 그 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그런 약을 먹어야만 비교적 멀쩡해지는 내가 실제로 괜찮은 것인가 생각했다. - P98

하지만 나의 큰 실수는, ADHD가 아닌 모든 인류를 정상인으로 분류했다는것이다. 단지 ADHD가 아닐 뿐 다들 제각기 미쳐 있는 세상이다. 누가 누구에게 충고하고, 누가 누구를 구원할 수 있을까? 이럴 땐 우리의 주특기인 ‘잊기‘와 관심 끄기‘를 사용해안전해지자. 일단 안전해야 행복도 있으니 말이다. - P101

왜 지각이지? 왜 숙제를 하지 않지? 왜 밥을 안 먹거나 밥만 먹지? 엄마 사인은 어디에? 왜 떠들어? 왜 돌아다녀? 왜 싸워? 혼날 때마다 초월적 절대자에게 되묻고 싶은 심정이었다.
제가 대체 왜 이러는 것입니까? 무엇이 저로 하여금 저자신을 추방하도록 만드는 것입니까?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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