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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ㅣ 토토의 그림책
존 버닝햄 글.그림, 이상희 옮김 / 토토북 / 2013년 12월
평점 :

알라딘에서 처음으로 당첨된 서평 이벤트로 존 버닝햄의 <소풍>을 읽었다. <우리 할아버지>,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와 같은 작품으로 너무나 유명한 작가여서 받기전부터 무척이나 기대되었다. 작가의 이름을 보지 않아도 "언덕 꼭대기 집에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살았어요"로 시작되는 첫 장부터 존 버닝햄의 그림책임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언덕위의 집, 태양,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만 그려져있는 정말로 단순한 그림. <소풍>은 전작의 단순하고 소박한 그림체를 더 깊숙이 밀고 나간 느낌이 든다. 그림에서 불필요한 배경은 대부분 생략하고 숲이나 자연을 배경으로 그릴 때도 마치 유치원 아이가 그린 것처럼 단순한 선을 선택했다. 색감 역시 전작에 비해 더 밝아지고 명료해져서 그림책은 사실 유아의 시선으로 보는 단순한 세상같은 느낌을 준다. 그래서인지 3살, 6살 아들들이 둘 다 그림책의 질문을 따라 열심히 책 속으로 빠져든다. 심지어 큰 아들은 자신이 그린 그림인 것처럼 친근함을 느끼는지 그림책 속에 다른 그림을 그려넣고 싶어하기까지 한다. 한마디로 작가 특유의 단순한 이야기와 그림이 아이들에게는 친근함으로 느껴지는 모양이다.
<소풍>에는 어른이 등장하지 않는다. 엄마도, 할아버지도, 선생님도 없이, 그냥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오리, 양, 돼지와 같은 친근한 동물들(심지어 황소처럼 커다란 동물도 도망치고 싶은 대상이 된다)과 신나는 소풍을 즐기고 모두 함께 집으로 돌아가 달콤한 잠속으로 빠져드는 이야기. 어른들이 이미 잊어버린 동심의 세계를 작가는 어찌 이리도 잘 찾아낼 수가 있는 걸까.... 역시 거장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