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소년 나니아 나라 이야기 (네버랜드 클래식) 3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폴린 베인즈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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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 나라 이야기 3권인 <말과 소년>은 이야기의 배경이 '나니아 나라'를 벗어나 이웃나라인 칼로르멘과 아첸랜드로 확대된다. 배경이 넓어지고 등장인물이 많아지면서 이야기도 한층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물론 2권에 이어 여전히 나니아 나라를 다스리고 있는 에드먼드와 수잔, 루시 등도 등장하지만..

<말과 소년>은 나니아에서 납치된 말할 수 있는 말 브레와 칼로르멘의 가장 남쪽 어촌에서 노예같은 삶을 이어가던 샤스타가 만나, 각자의 사연을 품고 나니아로 탈출하는 길에 역시 탈출 중이던 아라비스와 휜을 만나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갖가지 모험을 다루고 있다. 이 모험의 과정에서 그저 평범한 소년이었던 샤스타는 자신에게 원래 속했던 용기와 지혜, 선량한 마음씨 등으로 다른 사람을 돕고, 자신의 나라를 구하고, 자신의 영광을 되찾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말과 소년>이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말할 줄 아는 나니아의 말 '브레' 역시 소년 샤스타와 마찬가지로 성장의 과정을 거치는데, 브레는 나니아 출신이지만 칼로르멘에서 오랫동안 노예의 생활을 이어온 탓에 노예근성을 버리지 못한다. 노예의 삶이란 그야말로 알지 못하는 사이에 저절로 젖어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노예로 있었거나 억지로 시키는 일을 하도록 길들여진 이들처럼, 브레는 강압적으로 시키는 사람이 없으니 스스로 하려고 들지 않았다."(159쪽) 그러나 브레는 결국 자신의 목숨을 아랑곳하지 않고 친구를 구하러 나서는 샤스타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이기심, 무례, 자만심과 편견을 후회하게 된다. '노예의 삶'과 '자유의 삶'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를 말하는 말 브레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과장일까? 브레의 잘난 척과 으스댐, 샤스타에 대한 배려, 나니아로 돌아가기 전의 두려움 등등 브레의 부분만 따로 떼어서 읽고 생각해봐도 상당히 흥미진진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말할 줄 아는 말이 아니던가.

 

<말과 소년>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작가의 기독교적 세계관이 강하게 드러난다. 샤스타의 삶, 두 마리의 말과 두 아이들이 겪는 모험, 나니아, 아첸랜드, 칼로르멘 사이의 긴장과 전쟁, 그리고 결말까지 모두 전지전능한 아슬란의 계획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 그래서 모두 아슬란의 말처럼 "눈물에는 눈물, 고통에는 고통, 피에는 피"라는 결말을 맺게 된다.

우리는 자유로운 말들이니 훨씬 더 힘든 일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다 나니아를 위한 일이잖아요. - P159

"착한 말아, 넌 그저 자만심을 잃었을 뿐이야. ...... 좀 전처럼 겸손해지려면 옳은 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도 알아야 해. 넌 그렇게 대단한 말이 아니야. 말 못하는 가엾은 말들과 섞여 살면서 느낀 것처럼 말이다. 물론 그들보다야 용감하고 영리하겠지. 어쩌면 네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나니아에서는 어림없어. 너 스스로 남보다 뛰어날 게 없다고 생각하면 썩 괜찮은 말이 될 수 있을 거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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