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헤드 저택에 있는 ‘붉은 방’이 상징하는 것은?
『제인 에어』는 제인이 책을 읽는 것으로 시작하며, 제인은 후에 자신의 이야기를 연대기별로 자서전을 작성한다. 이는 글쓰는 여성 주인공과 이성을 상징한다. 반면, 혼절은 이성적/합리적인 사고가 멈추는 것이다. 고전 로맨스에서는 혼절로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발동하게 된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기계장치의 신’을 의미한다. 하늘에서 내려와 고조된 갈등을 해결하는 신을 의미하며, 플롯 외부에서 문제해결을 하는 경우를 뜻한다.) 『제인 에어』에서 혼절은 두 번 일어나는데, ① 붉은 방에서 혼절 ② 결혼식 전 전 날 혼절이다. ① 붉은 방에서 혼절을 먼저 살펴보면, ‘붉은 방’은 리드 외삼촌(가부장이자 제인의 외삼촌)가 죽은 방이다. ‘붉은 방’은 가부장이 존재한다는 상징을 보여주며, 이 방은 외삼촌이 죽은 공간이자 시체의 보호공간이다. 이 곳은 일상적인 공간이 아니라, 신성시되는 공간으로 두려움과 제의의 공간이다. 이 때 제인이 거울을 보고 기절하는데, 거울은 자신을 마주하게 하는 도구에 해당한다. ② 결혼식 전날 혼절은 버사를 마주치고 혼절하게 된다. 결혼식은 가부장제 안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제2의 버사가 될 수도 있음을 뜻한다. 이 때 버사의 얼굴을 맞이한다는 점은 제인의 미래를 보는 것과도 같다. 이 두 번의 혼절은 모두 가부장제에서의 “경고”를 뜻하며, 제인이 가부장제의 억압을 충분히 감지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