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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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LA PESTE>
#알베르카뮈 #이정서옮김 #새움출판사



고전에 대한 욕심이야 늘 마음만 있던중에 어떤 계기가 아니면 계속 생각에만 머물러 있었을 시간들이 계속 흐르는 와중에,
#우주서평단 의 어마무시한 경쟁률을 뚫고 운명처럼 페스트 서평단이 되었다.



지원한 건 내가 맞는데 왜 부담스러운지.
그만큼 카뮈의 페스트, 이정서의 완역본은
내 손으로 택배봉투에서 꺼내들었을 때 느껴진 소프트커버의 물리적인 가벼움과, 또 한편으로는 심리적인 압박감과 무거움을 동시에 느끼는 신기한 경험을 선사했다.

그런 부담으로 직장에 갈때에도 주말에 어디든이동하면서도 가방에 꼭 책을 들고 꺼내기만하고 도통 스타트를 끊을 엄두를 못내다가, 펼친 이후로 이틀간 밤시간을 통해 쭉 읽어나갔다.

<페스트>에 대한 첫인상은, 카뮈는 친절하지 못하다는 느낌이었다. 상세한 묘사를 하고 있는데 왜 그런 생각이 읽는 내내 드는걸까 스스로에게 궁금했다. 책말미 즈음에 미지의 이 전염병에 대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인간들에 감정이입하여 답답한 심정이었던 것 같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가 겪은 코로나19가 떠오르지 않을 수가 없다. 코시국의 시작과 우리의 대응,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모습 그대로, 카뮈의 <페스트>속 1940년대 프랑스령 알제리 해안에 위치한 도시 오랑이 기묘하게 매칭되었다. 카뮈가 전염병에 대해 담담히 자기 생각을 써내려간 글귀와 병든 도시를 묘사한 대목이 주목되었다.






실상 재앙은, 공통으로 겪는 사항이지만, 사람들은 그 재앙이 자기들 머리 위에 떨어질 때라야만 겨우 믿는다. p.59

이 거대한 침묵의 도시는 이제 둔중하고 무기력한 입방체들의 조합에 지나지 않았고, 그 사이로는 잊혀진 은인이나 옛 위인들의 말없는 조각상이 돌이나 철로 된 그들의 거짓된 얼굴로, 인간이었던 것에 대한 타락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면서 영원히 청동으로 주조되어 외로이 서 있었다. 이 빈약한 우상들은 무거운 하늘 아래, 우리가 들어선, 생명 없는 교차로에사, 또는 역병과 돌과 어둠이 마침내 모든 목소리를 침묵시키고 있는 지하 분묘에서, 적어도 궁극적인 질서인 이동불가의 통치 상황을 꽤 잘 보여주는 둔감한 괴물로서, 상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pp.223-224

그리고 주인공인 리외와 함께 타루, 랑베르가 방역에 동참하기로 마음먹는 장면들의 대화가 기억에 남는다. 이 마을을 구할 대단한 영웅들의 대화가 아니라, 누구나 기원하는 행복한 삶과 공포에서 벗어나고싶은 욕망을 힘겹게 떨쳐내고 거창해보이지 않게 나약하나마 한걸음 내딛는 인간의 희생적인 면모를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다.

“사랑하는 것을 외면할 정도로 가치 있는 것은 세상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저 역시, 이유도 모르면서, 외면하고 있죠.” p.268

나는 확실히 알아요. 모든 사람이 역병을 자신 안에 가지고 있다는 것을. 왜냐하면 세상에는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것이 주의가 산만해지는 순간, 누군가의 얼굴에 숨을 쉬어 감염시키지 안도록 끊임없이 우리 자신을 감시해야만 하는 이유이고 말이오. p.323

고전은 언제나 옳다. 새롭게 읽는 것은 그것대로, 재독하는 것은 그것대로 의미가 없는 독서는 없음을 새삼 느낀다.

@woojoos_story 모집
@saeumbooks 도서 지원으로
#우주서평단 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페스트 #원전대로읽는세계문학 #새움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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