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날의 파스타 - 이탈리아에서 훔쳐 온 진짜 파스타 이야기
박찬일 지음 / 나무수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그동안 파스타가 이탈리아 음식이라는 것만 알았지, 그 이상은 전혀 알지 못한채 파스타를 즐겨 왔다. 이탈리아에서 파스타를 배우고 온 박찬일씨는 이 책을 통해 파스타의 기본적인 재료에서부터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파스타에 대한 편견과 오해도 풀어준다. 덤으로 이탈리아인들의 특성과 파스타 레시피도 알려준다.  

  이탈리아하면 명품이 떠오르는 나라인데, 그 수많은 명품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 남과 다른것은 못참는 이탈리아인들의 특성이 작용한 것 같다고 책에 나온다. 이 책은 명품에 관한 책은 아니지만 이탈리아의 셀 수 없이 많은 파스타의 종류와 지역별로 다른 소스, 그리고 와인, 치즈 등에 관해서 읽으면서 작가의 말에 수긍이 갔다.  

   
  이런 개성적인 이탈리아 사람들의 면모가 파스타에 숨어 있다. 인구가 1,2만 명만 되어도 그 도시나 마을을 대표하는 파스타가 따로 있다. 조금씩 변주된 이런 파스타의 다양성은 이탈리아 반도의 곳곳에 전혀 색다른 파스타의 스펙트럼을 쏟아낸다.               -p11-  
   

 

   
 

 이탈리아의 파스타를 분류하는 방법은 일찌감치 존 듀이를 불러오고 싶을 만큼 난삽難澁하다. 프레시냐 드라이냐, 오일이냐 그렇지 않으냐, 짧으냐 기냐, 달걀을 넣느냐 그렇지 않느냐, 육류냐 해물이냐, 속을 채우느냐 그렇지 않느냐... 역시 남과 같은건 참지 못하는 이탈리아다운 대혼돈이고 카오스다.                                                  -p159-

 
   

   이런 이탈리아 특유의 다양성이 지역마다 독특한 면모양과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소스가 나오게 된 원천인것 같다.  그 중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인 스파게티는 미트소스 스파게티, 크림소스라고도 하는 카르보나라 스파게티 정도인데. 이 스파게티들도 이탈리아와는 차이점이 있었다. 아무래도 이탈리아 본토에서 들어오기보다는 미국을 경유해 들어왔기 때문에 그런것 같다.  

  우리나라의 파스타는 소스가 국물처럼 많은 반면, 이탈리아에서는 소스가 면에 묻을 정도만 준다. 대신 우리나라보다 맛이 짜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이 이탈리아에서 파스타를 먹을때 힘들어한다고 한다. 그동안 먹어 왔던 스파게티가 이탈리아 음식이 아닌 한국음식으로 느껴지던 순간이다!!

   
 

 습관은 오래도록 남는다. 특히 먹는 혀의 기억은 깊게 새겨진다. 먹는 것처럼 집요하고 완강한 습관은 드물다. 하루 세 번의 반복되는 '기억의 작업'은 우리를 지독하게 보수적으로 만든다.

 
   

 

   
 

 한국에서 먹는 한국형 파스타를 먹던 혀는 이탈리아에서 까탈을 떠는 게 당연하다. 이건, 옷을 갈아입거나 잠자리가 바뀌는 것 따위와는 다른 저항이다.

 
   

  우리나라와 이탈리아 파스타와 또 다른 차이점, 그건 간단하게 조리한다는 점이다. 이탈리아의 스파게티는 들어가는 재료의 가짓수도 적고, 요리 공정도 간단하다. 대신 식사를 할때 여러 코스로 먹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여러가지 재료를 먹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코스로 먹지 않기 때문에 한 접시에 모든게 들어간다고 한다.  

  작가는 이탈리아의 여러 지역을 직접 여행하고 여러가지 파스타의 재료들에 관한 이야기도 실어 놓았다. 특히 참치 스파게티가 인상적이었든데, 통조림을 이용한 걸인풍 참치 스파게티와 럭셔리풍 참치 스파게티. 걸인풍은 통조림 참치와 마요네즈를 믹서로 갈아서 만드는 간단한 요리라 집에서 따라서 시도해볼만하다.



  책에는 글과 함께 많은 사진들도 나와서 여행하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다. 대부분 이탈리아 사람들, 파스타의 재료, 시장, 바닷가의 풍경 사진이라 보통 이탈리아 여행서의 사진처럼 유명한 이탈리아의 성당이나 유적은 나오지 않는다. 이탈리아에 여행자로 간다면 잘 살펴보기 힘든 장면이 많이 있어서 더 좋은 경험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이렇게 이탈리아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음식을 맛 보는 경험을 하는 것도 좋은 여행일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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