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이 사실이었네."
"응?"
"여기 쓰여있는 거. '너무 재밌어서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음' 이 말. 사실이었어."
"그래? 되게 재밌나 보다!"
어린이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박현숙 작가의 신작,
<천개산 패밀리> 시리즈 겉표지에 쓰인 문구를 보고 아이가 한 말이다.
요새 '요즘 책이 안 읽혀'라며 얼마 읽지도 않고 책 덮고 자는 날이 많았는데
<천개산 패밀리>는 어찌나 재밌게 읽는지 식었던 독서 열기에 다시 한번 불을 확 붙여준다^^

<천개산 패밀리>는 천개산 산 66번지에 사는 다섯 마리 개들의 삶과 우정을 담은 이야기다.
검은 털에 파란 눈을 가진 대장,
주인이 이사 가면서 버림받은 진돗개 번개,
자신은 버려진 게 아니라고 우기는 몰티즈 바다,
똥 더미 위에 묶여 있다가 가까스로 탈출한 미소,
개 농장에서 탈출한 '이름 없는 개' 얼룩이까지
모두 누군가에게 버려졌거나 사랑받지 못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들개들이다.

각각의 이유로 천개산에 모인 다섯 마리 개들은
어렵게 구한 먹이를 늘 똑같이 나누고, 서로를 보호하고 배려하며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의 아지트 근처에 부상을 당해 조난 당한 사람이 발견되면서
개들 사이에 갈등과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대장은 사람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주고, 얼어 죽지 않도록 돕고 싶어 하지만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 사람이라면 치가 떨리는 얼룩이는 필사적으로 반대한다.

그러던 중 밤사이 굴에 보관해 둔 식량이 없어지는 사건이 연이어 벌어진다.
산속의 겨울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먹이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인지라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개들은 서로를 감시하고, 의심하기에 이른다.
서로의 믿음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급기야 얼룩이와 바다는 서로의 아픈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번개는 대장과 자존심을 건 몸싸움을 벌인 끝에 천개산 66번지를 떠나게 된다.
도대체 누가 식량을 훔쳐 간 것일까?
아지트를 떠난 번개는 다시 돌아올까?
친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도우려는 대장에겐 어떤 비밀이 있을까?

조난 당한 사람을 두고 논쟁이 일기는 했지만
버림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사람을 미워하지 못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도움을 주려고 하는 개들을 보면서
반려동물을 키울 때는 신중하게 결정하고, 끝까지 책임감을 갖고 돌보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사람에게 버림받고, 사람에게 상처받아, 사람을 미워하게 되었지만
결국 사람의 사랑으로 그 아픔이 치유되길 바라게 된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 전개, 드러나지 않은 비밀과 반전,
그리고 버림받은 개들의 사연 또한 이야기에 집중하게 하고,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다.
척박하고 위험한 삶이지만 서로를 위하고, 배려하며 살아가는 들개들의 이야기는
생생한 삽화를 만나 따뜻함이 배가 된다.
몰입감과 감동이 있는 따뜻한 동화 <천개산 패밀리>,
정말 재밌으니 꼭 꼭 읽어보길 바란다.
너무 재밌어서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으니 조심하시고!!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지만.. 정말 재밌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