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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소녀, 수선화 ㅣ 리틀씨앤톡 모두의 동화 33
정복현 지음, 박현주 그림 / 리틀씨앤톡 / 2023년 3월
평점 :
<제주 소녀, 수선화>는 1901년에 제주에서 있었던 '이재수의 난'과
이재수의 여동생 이순옥의 행보를 새롭게 구성한 창작동화다.

신축년, 선화가 다섯 살 때 선화 오빠 이재수는
이 땅의 주인인 백성들이 마음 놓고 편히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며 식구를 남겨두고 집을 떠났다.
그 당시 제주의 일부 탐관오리와 천주교도는
백성의 재산을 수탈하고 잔인하게 괴롭히는 악행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육지와 멀리 떨어진 섬이다 보니 조정의 감시를 덜 받은 것이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이를 참다못한 백성들이 선화의 오빠 이재수를 중심으로 난을 일으켰고,
제주성을 점거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늦게 조정에서 내려보낸 군대에 의해 잡혀 사형을 받게 된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선화의 오빠 때문에 자기 가족을 잃었다고 믿었고,
선화 가족에게 똥물을 퍼부우며 악담을 내뱉기도 했다.
오빠를 잃은 슬픔을 견디지 못한 어머니는 선화가 여덟 살 때 정신을 놓았고,
산 입에 거미줄 칠 수 없어 이 집 저 집 음식을 구걸하면서 살았던
선화는 어린 여동생과 어머니를 내팽개치고 백성을 살리겠다 달려간 오빠가 그저 밉고 원망스럽기만 했다.

어느 날 집으로 찾아온 운도 아저씨로부터 그날의 진실을 알게 된 선화는
그동안의 설움이 한데 엉킨 통한의 눈물을 흘린다.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오빠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던 선화는 운도 아저씨에게 글을 배워 탄원서를 쓰기 시작한다.

하지만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조선은 허수아비일 뿐,
선화의 탄원서에 답변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선화는 제주를 떠나 경성으로 갈 결심을 하는데.......
어렵게 당도한 경성에서 과연 선화는 오빠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릴 수 있을까?

평생 살아온 곳을 떠나 친인척 하나 없는 타지로 주저함 없이 떠난 선화의 용기는 어디에서 나온 걸까?
백성을 사랑하고 아꼈던 오빠의 진심이 분명 사람들에게도 통할 것이라 굳게 믿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제주 소녀, 수선화>는 제주에서 있었던 '이재수의 난'의 배경과 과정,
한일합병으로 나라의 국권을 상실했던 1910년대의 모습, 그리고 민초의 애달픈 삶을 잘 표현한 동화이다.
공부하자면 어렵고, 돌아서면 까먹게 되는 역사적 사실을 동화로 읽으면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죽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당당함을 잃지 않았던 오빠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용감하게 세상에 뛰어들었던 소녀의 이야기, <제주 소녀, 수선화>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