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태왕의 위대한 길
김용만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광개토태왕릉비’라는 하나의 실재하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그 시대 광개토태왕의 업적과 고구려 및 외부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알아본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추리소설과 같다.

우리는 저자와 함께 탐정이 되어 힌트인 ‘광개토태왕릉비’를 가지고 역사적 사건을 재구성해보는 것이다.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추리소설을 읽는 것처럼 독자는 이 책을 통해 광개토태왕이 살던 시대로 돌아가 역사의 무대를 누빌 수 있다.

사실 우리가 모든 문장을 해독할 수 있는 한문학자라고 해도 역사적 사실을 알지 못하는 한 역사 분야에서 제대로 된 추론을 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저자가 가진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비문에 대한 논리적 접근을 통해 저자가 대표로 탐정이 되어 수사를 진행해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문장이 있지만, 이것은 비문을 만든 고구려입장에서 말이 안 되기 때문에 거짓이다.’

저자는 탐정이 되는 하나의 방법으로 비문을 만들게 한 장수왕의 입장이 되어 봄으로써 현실 인식을 새롭게 한다.

일본이 비문을 고쳐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하지만, 400년 고구려가 속국인 신라를 도와주러 갔던 것과 달리, 백제를 지배했다면서 369년 백제가 고구려에 대패했을 때 백제를 도와주러 오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저자는 일침을 놓는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은 ‘드라마’를 통해 역사를 많이 접한다.

하지만 ‘드라마’는 재미를 위해 허구를 너무 많이 섞기 때문에 우리는 역사적 인물에 대해 제대로 된 가치판단을 하기 어렵다.

그리고 제대로 된 가치판단이 없으면 결국 우리는 제대로 된 반성을 하지 못하게 된다. ‘역사는 미래를 보는 거울’이라는 흔한 말이 통용되지 않는 것이다.

여태까지 많은 책들이 보여주었던 ‘국수주의’ 또는 ‘자문화 중심주의’, ‘사대주의’또는 ‘신화화’라는 왜곡된 시각에서 벗어나 그 시대 국제 정세와 고구려의 내적상황에 의해 그의 업적을 재평가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본다.

과거에 대한 제대로 된 반성이 없다면, 제대로 된 미래 설계도 할 수 없다.

여태까지의 역사책은 모든 역사의 흐름을 담는 것이 항상 당연하고 최선이라고 생각하듯 방대한 역사를 줄줄이 써놓은 책이 많았다.

그리고 짧게 파편화 되어 늘어선 사실들을 독자에게 역사니 배울 필요가 있으며 읽으라고 권했다.

그러나 그런 입문서나 통서가 독자의 삶에 깊은 성찰을 주기는 힘들 것이다. 책을 삶에 적용하려면 좁고 깊은 방법 또한 필요하다.

한 가지 문제에 대해 심층 깊이 파고들어 그 사실을 따지는 것을 통해서 한 가지 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해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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