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루어주는 코끼리
미즈노 케이야 지음, 김문정 옮김 / 나무한그루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주여,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게 해주시고
제가 할 수 없는 것은 체념할 줄 아는 용기를 주시며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위의 글은 '그건, 사랑이었네'에 나오는 성 프란치스코의 기도문이다.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신은 하나님이 아니고, 인도의 신 가네샤다.

이 시는 다만 책의 내용을 잘 표현하고 준다고 생각해 넣어보았다.

책을 읽을 때 종종 전혀 연관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책들이 서로 닮아있는 것을 발견할 때가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이 일상 생활에서 배울 점을 찾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술김에 불려나온, 팔이 네 개 달린 안미츠의 대가. 코끼리를 닮은 인도의 신 가네샤.

꿈을 이루고 싶은 주인공을 도와주기위해 가네샤는 매일매일 문제를 낸다.

구두를 닦아라, 복팔분을 해라, 공짜로 얻어라, 결심한 일응 계속 실천하기 위한 환경을 만든다 등.

이쯤 되면 책을 읽지 않고 제목만 들어도 책을 다 읽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출판사에서 목차를 구태여 정리해 둘 필요를 느끼지 못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러한 구성은 나중에 독자가 내용 정리하기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단점이 있다. (넣어 주시길 부탁드려요~! -_ㅜ)

하지만 사실 책의 뒤편에 '가네샤 명언집'과 '위인 색인'을 부록으로 넣어 확인하기에 무척 편리하다.

다만 개인적으로 책을 한 눈에 파악하기 쉬운 것은 목차다.

가끔 잘 써진 목차를 보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불끈~ 들 때가 있다. ^ ㅅ ^ ~*(목차 잘 쓴 책에 상을 주는 '목차상'이 만들어 지면 훌륭한 목차들이 더 많이 나오게 되지 않을까! -_-; 근데 이것마저 상을 주면 상을 남발하는 꼴이 될 듯 하기도... )



1. 성공하고 싶다.

사실 주인공이 그리 못난 사람은 아니다.

그가 말하듯이 그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살아왔고 인정도 받았다.

오히려 그처럼 되지 못한 많은 보통 사람들에게 선망의 위치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카사카의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고층빌딩 맨션에서 상대적 박탈감으로 괴로워한다.(신자유주의의 폐해다!)

잡지나 TV에 자주 나오는 '가와시마'라는 사업가의 생일파티에서 그는 존재 자체가 부정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받는다.

그리고 그들처럼 성공하고 싶고 변하고 싶다고 외친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예~전에 변하겠다며 떠난 인도여행에서 사온 코끼리 조각상에게 뺨을 맞대고 비비대며 고민을 이야기한다.

바보 같은 행동이지만 결국 그 덕에 가네샤를 만난다.

가네샤는 그를 바꿔줄테니 자기 말에 따르지 않을 경우에는 모든 희망을 가져간다는 계약서에 사인하라고 채근한다.



2. 성공을 위한 선택.

어쩌면 우리가 가장 두려워 하면서도 믿고 있는 것이 '불확실한 미래' 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불확실한 미래가 두려워 도전하지 못하고,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도전하고 싶어한다.

이율배반적이지만 사실이다.

우리는 둘 중 하나의 선택지를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가네샤는 성공하고 싶다는 주인공에게 그렇다면 두 번째를 선택하라고 말한다.

가네샤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은 곧 고객이며 그 고객을 만족시켰을 때 성공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라고 말이다.

세부 사항의 대전제인 이 말은 경제학부를 졸업한 작가의 세계관을 느끼게 해주어 재미있으면서도, 한 편으론 '일본인의 내면이란 이런 것인가?'하고 놀라기도 했다.



3. 성공의 주인공이 돼라.

소설 책을 읽을 때 나는 곧잘 주인공의 이름을 잊어버리곤 한다.

왜일까?

그건 바로 내가 주인공 입장에서 책을 읽기 때문이다.

소설 속 주인공은 이름이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나 자신이 된다.

그렇게 책을 읽으면 이야기가 좀 더 친근하게 여겨진다.

책을 읽으며 나는 주인공이 되었다.

가네샤에게 안미츠를 바치기도 하고,

그의 말에 따라 하나 하나 과제를 이루어가며 기뻐했다.

그러면서도 '이건 나중에 꼭 실천해 봐야지. 이건 하고 있던 거니 다행이네.'하고 수시로 3인칭 시점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3인칭 시점이 되었을 때의 나는 안도의 숨을 내뱉을 때가 많았다.

'그래. 이건 하고 있으니까 괜찮아. 이것도.'

그러나 이 책에 있는 것들을 실천하고 있다고 해서 내가 소위 '승자 독식'으로 불리워지는 성공한 사람의 축에 들 수 있을까?

역시 잘 모르겠다. 인간의 미래는 불완전 하니까.

그리고 높은 곳에 홀로 서서 웃는 것이 내게 성공은 아니다.

나는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성공을 원한다.

1등만이 의미있다는 '승자 독식'은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자신을 병들게 만드는 무서운 경제학 논리일 뿐이다.

내가 이 책을 통해 진정한 위로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제대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구나!'하는 정도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와서야 가네샤도 말한다.

"성공만이 인생이 아니고 이상적인 것을 포기하는 것도 인생이 아니야. ... 세상을 즐겨, 맘껏!"

한 번뿐인 인생.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후회를 남기는 건 곤란하지 않겠는가?

뭐 물론 그러다가 나처럼 면접 보러 가서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

나도 한 때 내 인생을 안타깝게 여긴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돌아와서 경험할 수 있었던 많은 일들에 감사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후회하지 않으려 버둥댄 나에게 잔잔한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많은 사람들도 이것을 느끼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