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이란 배우가 이 영화에서 아름답게 나온 것은 아니다.

머리카락은 퍼석하고, 피부는 생기없어 보인다.

깡마른 몸매는 볼륨감이 조금 부족해 보인다.(이러는 나도 예쁜 건 아니기에 쓰면서 좀 찔리긴 한다) 

게다 연신 독설을 퍼부어 대며, 다른 사람을 곤란하게 만드는 모습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아마 세상 모든 사람은 아니겠지만 이런 모습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은 드물거다. 

처음에 정말 매력없었던 그녀가 점점 사랑스러워 보인다.

그녀의 특징은 줄곧 자기 얘기만 한다는 점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저렇게 하고싶고, 그건 예의가 아니며, 요건 마음에 안 든다.

그래서일까, 자기 말을 들어주는 사람에게는 마음을 연다.

요리도 해주고, 말도 해주고, 사랑도 해준다.

그게 상대방이 좋아하는 때가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알고보니 사랑이었네'는 뭔가 삐걱대는 유리구두 같다.

솔직하고 당당한 건 좋지만 그녀에게 부족했던 건 '배려'라는 양념이었다.

갓 만든 훌륭한 요리보다 밑반찬 꾸러미가 예뻐 보였던 건 바로 그 이유다.

카사노바와 지내며 자기 얘기만 하던 그녀는 조금씩 옆 사람들을 챙기기 시작한다.

마지막엔 주문을 받다 카톡을 하는 말도 안 되는 점원도 시급 4천원이라 봐줄 정도로.

풍선이 날리고, 그릇 깨지는 소리가 들리면 지진이라 학습된 그녀의 뇌에 

모든 사람들이 힘든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학습 하나가 더해진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배려를 모르는 게 아니라, 배려하는 법을 모르는지도 모르겠다.

영화 속 그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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