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값의 비밀 - 양정무의 미술 에세이
양정무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값의 비밀>은 최근 관심이 높아진 미술 경매, 투자처럼 그림을 돈과 연관 지어 바라보는 시선을 편안한 구어체로 설명한다.

그림값의 형성과 거래 과정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며 미켈란젤로, 고흐 등 유명 예술가와 돈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소개한다. 미술투자를 위한 Q&A까지 미술투자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들만 쏙쏙 정리되어 있다.

 

그림의 가격이 낙찰되면 작가와 딜러의 분배 비율이 반반이라는 사실은 놀랍다. 그만큼 아트 딜러의 역할이 중요하며 그림을 판매하는 어려움은 창작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원근법의 발명은 황금과 금은보화가 잔뜩 들어간 그림보다 얼마만큼 생생하게 구현하는가를 중요한 요소로 전환시켰다. 이는 그림이라는 매체를 모방에서 창작으로 지평을 넓혔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처럼 돈과 관련한 미술사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미술에 대해 비뚤어진 사랑을 보여줬던 갑부 사이토는 ‘고흐와 르누아르의 두 그림을 내가 죽거든 관에 넣어 함께 화장하고 싶다’는 발언으로 충격을 주었다. 미술품을 사는 것은 분명 법적으로 작품의 소유권을 갖는 것이지 작품을 파괴할 권리까지 가지는 것은 아니다. 이 일화를 보니 최근 프리다 칼로의 그림을 불태운 암호화폐 사업가가 떠올랐다. 동일 작품의 NFT를 팔기 위함이었다. 실제 작품이 사라지면 그 가치가 NFT로 옮겨갈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NFT가 원작의 아우라를 넘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둘 다 문화재 파괴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창비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