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은 질문들 - 우리에게 필요한 페미니즘 성교육
페기 오렌스타인 지음, 구계원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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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성교육이라는 말에 끌려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읽는 내내 자주 화가 났다.
이 책은 미국 소녀들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쓰인 책인데, 뭐 이딴 일이 다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슬프게도 그것은 현실이었다.
실제로 강간 사건에 연루된 남학생들에게는 동정심이 쏟아진다고 한다. 딱 한 번의 실수이다.. 유죄판결이 나면 미래에 타격을 입을 것이다..등의 안타까운 마음을 가진다는 것이다.
정작 평생 상처를 가지고 살아야 할 사람은 여자아이들인데 왜 가해자들한테 동정심을 가지는지 모를 일이다.
또한 여성들은 자신들에게 술 마시지 말라고 하는 대신, 강간범에게 강간하지 말아 달라고 한다. 분명 술 취한 남성이 금품을 빼앗겼다면 사람들은 가해자를 욕할 것이다. 반면에 술 취한 여성이 성폭행을 당하는 경우에는 처신을 똑바로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게된다.
술을 먹지않고 조심해야할 사람은 남성이다. 절대로 성폭행 발생의 주체를 피해자인 여성으로 몰아서는 안 될 일이다.
책에서는 동성애자 소녀의 이야기도 나온다. 이 소녀는 어릴 적부터 온라인에서 남자 행세를 하고는 했기에,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며 인터넷에 찾아보지만 트렌스젠더일지 모른다고 적힌 내용을 보게 된다.
그리고 책에서는 남자아이로 태어났지만 어린 나이에 여자아이가 된 초등학생의 사례가 나온다.
어릴 때부터 분홍색을 좋아하고 공주드레스를 입었다는 이유에서이다.
「물론 나는 그 부모가 딸의 성정체성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점을 존경해 마지않는다. 그러나 아이가 반짝이는 드레스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는커녕, 그것만 보고도 이를 여자아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남성성과 관련하여 경직된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본문 중」
아주 공감하는 바이다. 남자아이이더라도 분홍색을 좋아할 수 있고 치마를 입고 싶어 할 수 있다. 여자아이도 로봇 장난감을 좋아할 수 있고 파란색을 좋아할 수 있다.
이 당연해야 할 사실을 우리 어른들은 너무 큰 편견을 지니고 있다. 마트에 가서 장난감이나 아이들의 옷이나 속옷 디자인 등만 보더라도 확연히 남자 여자아이로 구분되어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하루빨리 이러한 고정관념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마지막 장에서 캐리스 데니슨이라는 사람의 성교육이 인상적이었다. 굉장히 솔직한 내용으로 그리고 아이들이 페미니즘에 대해서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도록 하는 점에서 괜찮은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도 너무 감추고 폐쇄적인 교육을 하기보다는 조금 더 솔직하고 성에 대해서 건강한 사고방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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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타이베이 안그라픽스의 ‘A’ 시리즈
오가와 나호 지음, 박지민 옮김 / 안그라픽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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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로 여행을 갈까 고민하던 중, 선택지 중 하나가 타이완이었다.
세계 여러 도시를 여행해보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 나지만 어쩐지 타이베이라는 도시는 잘 와닿지 않는 곳이었다.
이전에 TV나 드라마에서 몇 번 접한 적도 있었지만 크게 기억에는 남지 않았었다.
그렇기에 어떤 곳인지 알고 싶다는 생각으로 <첫, 타이베이>라는 제목에 끌려 책을 읽게되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저자가 그린 일러스트레이션이 함께한다. 책을 보는 내내 그림들이 너무너무 귀엽고 색상도 아기자기해서 더욱 보는 맛이 있었다.
책에서 소개된 빈티지 옷가게, 문구점, 카페, 레스토랑, 만둣집 등 꼭 가보고 싶은 곳들을 설레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체크해두었다.
보통의 여행책처럼 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있지 않고, 그림으로 표현이 되어있어서 어떤 곳일지 상상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나에게 타이베이는 너무너무 궁금하고 빨리 가보고 싶은 도시로 바뀌어져 있었다.
사실 이 책 한 권을 읽었다고 해서 내가 타이베이에 대해서 잘 알게 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듯하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책으로 미리 타이베이를 만남으로써, 나중에 타이베이를 가게 될 때 분명 더욱 매력적인 도시로 느껴질 것 같다는 생각이다. 직접 보고 느껴봐야 비로소 타이베이라는 도시를 제대로 알 수 있을 것 같기에 빠른 시일 내로 방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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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의 삶
최준영 지음 / 푸른영토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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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인 '동사의 삶'을 보고 어떤 삶일지 궁금해져 이 책을 선택했다.
이 책은 저자가 300여 일 동안 페이스북에 연재한 글들을 실은 책이다. 그래서인지 각각의 글들이 길지는 않지만, 그 단상들이 의미 있게 느껴졌다.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 나에게 소설을 읽는 이유는 어쩌면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이거나 감동을 받기 위함이였는데, 책에 나오는 내용을 보니 더 큰 의미와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픽션을 읽음으로써 인지능력과 정신의 항상성을 향상시키며, 윤리적 행동을 장려함으로써 사회성을 길러준다는 것이다.
저자가 권하는 우리 소설 한국문학을 더욱 열심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특히 3부 <쓰다>의 내용이 유용하게 느껴져 좋았다.
우리가 자주 쓰는 "~에 대한(대해)"이라는 표현이 지적으로 게을러 보이게 만드는 표현이라고 한다.
이를테면 "그 문제에 대해 나도 책임이 있다."라는 문장을 "그 문제에 나도 책임이 있다." 이렇게 고쳐서 쓰는 것이 글이 한결 좋아진다고 한다.
그리고 상투적이고 식상한 표현을 만드는 '문장 5적'을 보니 내가 평소 쓰는 글에 자주 쓰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나지만 어쩐지 내가 쓴 글들이 어설프게 느껴지곤 했는데 왜인지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았다.
당장 그동안의 습관들을 모두 버리고 완벽한 글을 쓰기란 어렵겠지만, 앞으로는 이런 것들을 의식하면서 조금씩 고쳐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말하는 동사의 삶이란 실패하고 좌절해도, 넘어지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삶,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삶, 도전하는 삶, 현실을 바꾸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는 삶이라고 한다.
이런 삶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는 나는 동사의 삶과 조금 더 가까워져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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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모을래? 그냥 살래? - 처음 시작하는 재테크
맹재원 지음 / 멘토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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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면서 돈이 어느 정도 모이다 보니 어떻게 하면 이 돈을 지혜롭게 관리해야 할지 평소에 고민이 많았다.
평범하게 예금, 적금, CMA통장에 돈을 넣어두고 있기는 하지만 그리 많지 않은 이자를 보며 그냥 이대로도 괜찮은 것인지 불안한 마음마저 들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제목부터 흥미를 느끼게 했다.
1억원이라는 왠지 모으기가 어려울 것만 같은 이 금액을 과연 어떻게 하면 모을 수 있을지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재테크의 기본은 종잣돈 만들기라며 종잣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종잣돈이 생기면 돈이 돈을 버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시간이 흐를수록 돈이 불어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아끼는 것이라고 한다. 얼마나 절약할 수 있느냐가 재테크의 성공을 좌우한다는 것!
한 달에 1만원씩 덜쓰면 1년에 12만원이 모이는데, 월 50만원씩 연이자율 2.5% 적금의 연이자가 68,000원 정도라고 하니 절약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종잣돈을 모았다면 다음 단계는 바로 투자이다.
많은 사람들이 투자라는 말을 떠올리기만 해도 골치가 아프다고 하는데 그게 바로 나이다.
"한 푼 두 푼 모아 겨우 목돈을 만들었는데 괜히 투자하겠다고 나섰다가 다 날려버리면요?" 이 말이 꼭 내 마음과도 같았다. 힘들게 모은 돈을 쉽게 날려버리면 너무 허무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저자는 종잣돈을 어디에도 투자하지 않고 물가인상률보다 낮은 금리를 가진 은행에 돈을 맡겨둔다면 그 자체로 돈을 잃어버리는 것도 같다고 한다.
부자들은 경기의 흐름을 알고 투자를 통해 부를 구축한다. 그래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경제기사이며, 매일매일 보다 보면 흐름이 조금씩 보인다고 한다.
책에 나오는 투자성향 체크리스트를 진단해보니 역시나 나는 안정추구형이 나왔다. 각각 유형에 맞게 고려해볼 만한 상품을 알려주어서 참고해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재테크의 첫 단계인 종잣돈 1억원을 모으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의지라는 생각이다.
백날 재테크가 어쩌니저쩌니해봤자 1억을 모아야겠다는 본인의 확고한 목표의식과 의지가 있다면 더욱 더 빨리 목표달성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오늘부터 찬찬히 목표를 세우고 종잣돈을 모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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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밀리미터의 희망이라도 - 어느 속물의 윤리적 모험
박선영 지음 / 스윙밴드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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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시대의 이야기를 아주 통찰력 있게 풀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우리나라의 사람값이 똥값이라는 것이 특히 공감이 갔다.
<내가 하는 공짜 노동에는 분개하면서 남이 하는 노동은 공짜로 누리려는 마인드를 버리지 못한다면
아무리 고용주 탓을 하고 정부 탓을 하고 프랜차이즈 탓을 해봐야 사람값이 제값 되는 날은 오지 않는다. -본문 중에서>
스웨덴에서는 배달 등 발걸음 하나만 떼도 요금을 매기는 인건비 산정 방식을 가지고 있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소비자들이 서비스를 공짜로 원하기 때문에 사람값이 똥값인 이유에 일조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또한, 비교적 훌쩍 올라 뛴 최저임금 7530원을 기준으로 적용한다 하더라도 한 달 급여가 133만원이라고 하니, 우리 사회가 노동의 값어치를 얼마나 낮게 평가하고 있는지 깊이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스웨덴을 예시로 들어 노동시간 단축이 남성들의 가사분담률을 높일 것이라는 내용이 나왔다.
한국남성들이 OECD 가사분담률 최하위인데, 노동시간은 최장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한국남성들을 비난만 할 일도 아니라고 책에는 쓰여있지만, 사실 한국남자들이 집안일을 하지 않는 주된 원인이 노동시간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은 공감이 가지 않았다. 정말 노동시간 단축이 된다 하더라도 한국남성들은 바깥에서 더 시간을 보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 내 사고가 편협한 것일지,,,
페미니즘에 대해서 더 고찰해볼 수 있었던 4부 '자궁 있는 페미니즘'의 내용이 아주 좋았다.
작가님께서 만들었다는 신조어 '맞벌남'(가사노동은 안 하면서 맞벌이는 죽어도 못 잃는 남성들을 일컫는 말)도 재치있게 느껴졌다. 더 대중적으로 쓰였으면 하는 바람이,,
워킹맘이라는 단어를 추방하자는 내용도 아주 공감이 갔다. 워킹파파라는 말은 들어본 적도 없는 것 같은데 말이다.
임금을 받으며 하는 노동에만 가치를 부여하고, 가사노동은 폄하하고 마는 사회 인식이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렇게 답답하고 열받는 것도 많은 세상이지만,
'1밀리미터의 희망이라도' 가져본다면 조금이나마 버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힘들 것이고 오래걸리겠지만, 조금씩의 희망이 모여 조금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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