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작가들의 은밀한 사생활
로버트 슈나켄베르크 지음, 마리오 주카 그림, 박선령 옮김 / 로그인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이다. 
"나 작가이길 포기해야 할까?"

내 직업은 작가 지망생.
취미는 소설책 읽기.
이 책은 그저 가십거리로 집어 들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심각한 고민거리를 안겨 주었다.
 
"작가로서는 나 너무 정상 아냐?" 

왠 놈의 정신병들이 그리 흔하고
결벽증에
지독한 히스테릭까지...

여기 소개되는 거의 대부분의 작가
(아니, 일부러 그런 작가들만 골라 세웠겠지만)
가 정상적인 생활을 포기하고 살았다는 사실에
신선한 자극을 받았다.

헤밍웨이, 버즈니아 울프와 비교했을 때
나의 유전자에는 자살 코드가 없고

오스카 와일드, 휘트먼과 같은
동성애적 성향도 전혀 없으며
(휘트먼! 당신의 그 노골적 시들의 대상이 여성이 아니라 남성을 향해 써진 거라니!)

에드가 앨런 포를 위시한 수많은 작가처럼
주량이 세지도 않다.
 
그저 나에겐 약간의 난독증과 하이퍼그라피아 초기증상만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거 가지고 어디 작가라고 명함을 내밀 수 있겠는가?
가십거리도 안 될텐데... 

일면 다른 면도 존재한다.
예컨대 세익스피어가 평생 자신의 이름 철자를 틀리게 썼다는 부분에서
나도 더 이상 맞춤법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
그건 편집자의 일이지, 하고 맘 편히 생각하기로 했달까?
(지망생 주제에...)
그래서 글쓰기에 약간의 자유를 얻긴 했다.

그리고 세상에는 '병'을 지닌 채로 살아가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과
그런 와중에도 기어코 글을 쓰는 사람이 있다라는 것.
뭐 그거면 작가로서는 충분한 자격을 갖춘 셈이라는 것. 
따라서 계속해서 글을 쓰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다소 뻔한 생각을 다시금 되뇌게 됐고,

마지막으로 왜 '잭 케루악'의 작품이 국내에선 단 한 점도 소개되지 않았을까, 하는 강한 의문에 사로잡히게 됐다. 


그렇다.  


이 책의 긍정성은 이처럼 많은 것을 부여해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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