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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양귀자 지음 / 살림 / 199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엄마가 책을 읽는 모습은 거의 본 적이 없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선지 이 책은 엄마의 책장에 오래전부터 꽂혀있었고, 그 책장을 생각하면 이 책의 하얀표지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엄마가 40대였기 때문에 나는 당연히 이 책도 40대가 시시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이야기겠지 라고 생각했다. 허황된 얘기라거나 괜히 눈물샘을 자극하는 신파는 읽지 않을 엄마니까.
그런데 예상과는 정반대로 주인공은 지금 나보다도 어린 스물 다섯이고, 정말 어이없게도 사랑 얘기를 하고 있다. 엄마는 어쩌면 내가 오해하는 것보다도 훨씬 훨씬 더 깊은 곳에 감정을 묻어왔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대체 언제쯤이나 엄마를 알게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