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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무도 고슴도치를 쓰다듬어 주지 않을까
안드레이 쿠르코프 지음, 타니아 고리시나 그림, 송민영 옮김 / 템북 / 2022년 10월
평점 :
고슴도치의 귀엽고 슬픈 표정과 클래식한 그림체가 인상적인 그림책입니다.
누군가 날 쓰다듬어 주었으면 좋겠는데,
아무도 쓰다듬어 주지 않아 슬픈 고슴도치가 있어요.
같은 고슴도치라는 점에서,
누군가 날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지 않아 슬프다는 점에서 도레미곰의 <나도 안아 줘>가 생각났어요.
그런데 <왜 아무도 고슴도치를 쓰다듬어 주지 않을까?>는 초등 아이들과도 함께 읽어 볼 만한 성장 그림책이고, 자아 탐구 그림책이예요.
🦔 자신에 대해 탐구하는 고슴도치
작은 고슴도치는 곰곰이 생각했어요.
'왜 아무도 나를 쓰다듬어 주지 않을까?'하고요.
강아지를 쓰다듬어 주는 소년을 보며,
고양이를 쓰다듬어 주는 소녀를 보며,
말을 쓰다듬어 주는 젊은 남자를 보면서요.
'나도 이렇게 사랑스러운데, 아무도 나를 쓰다듬어 주지 않아.' 하며 고슴도치는 슬퍼합니다.
🦔 자아 발견과 성장
슬픔에 빠진 고슴고치 앞에 나타난 작은 회색쥐는 말합니다.
🐀 "우리는 애완동물이 아니라 야생동물이야. 그리고 야생동물은 사람이 쓰다듬지 않아."
🦔 "아 그러면 나는 이제 괜찮아!"
그리고 둘은 친구가 되어 땅콩과 사과를 나눠 먹어요.
🦔 우크라이나 국민작가가 들려주는 성장 동화
이 그림책을 쓴 안드레이 쿠르코프는 우크라이나 작가로, <펭귄의 우울>, <펭귄의 실종>, <대통령의 마지막 사랑> 외 20여 권의 책을 썼고 대표작 <펭귄의 우울>은 스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기도 했어요.
<펭귄의 우울>은 열린 결말로 끝나는데, 후속작인 <펭귄의 실종>에서 뒷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해요. 우크라이나 작가의 책은 아직 읽어본 적이 없는데 올해 꼭 읽어봐야겠어요.
안드레이 쿠르코프가 들려주는 작은 고슴도치 이야기는 한 줄 한 줄 섬세하게 읽게 됩니다. 부러움 속에 만나게 된 다른 동물들의 모습을 자세하게 묘사한 부분을 보며, 고슴도치가 그 동물을 얼마나 부러워하고 있는지가 섬세하게 느껴져요.
그리고 회색 쥐를 만나 알게 된 담백한 깨달음까지도요.
"아 그러면 나는 이제 괜찮아!" 라는 말 속에서 글을 읽는 저도 괜찮아지는 느낌이예요.
회색 쥐가 애써 고슴도치를 굳이 안아주려 하거나 쓰다듬어 주지 않으려 한 점도 마음에 들어요.
때론 타인에 의한 서툰 위로보다는
자기 자신의 담백한 인정이 삶에서 더 큰 원동력을 가질 때가 있죠.
이 책을 읽으며
우리집 여섯 살 아이와는 작은 고슴도치 이야기를 했고,
1학년 아이들과는 우크라이나 이야기를 했어요.
초등 6학년 사회 시간에 세계 여러 나라에 대해 배우는데, 그 때 꼭 세계 여러 나라 그림책도 함께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대해 배울 때
이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눠 보아도 좋을 것 같아요.
※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 받아 주관적인 후기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