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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말고 인증샷 말고 식사 - 우리가 먹는 모든 것 ㅣ 십대톡톡 2
정정희 지음, 김우현 그림 / 천개의바람 / 2023년 8월
평점 :
책을 읽으면서 유난히도 엄마가 많이 생각났어요.
엄마는 새벽부터 일어나 부엌에서 달그락 달그락 아침을 준비하셨어요.
갓 지은 하얀 쌀밥, 대나무 숲 뒤 안에서 아침이슬 톡톡 갓 무친 머웃잎, 봄 향기 가득 머금은 쑥국에 생선구이.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돌고, 싱싱하고 그리운 엄마의 밥상이에요.
엄마는 그렇게 힘든 아침 밥상을 매일 같이 가족을 위해 하실 수 있었을까요?
나도 벌써 엄마 나이가 되었는데, 난 그렇게 하지도 못하고 앞으로도 못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엄마가 정말 더 존경스럽고 그리운 날입니다.
어린 시절 집에 오는 손님들이 오면 밥은 먹었는가? 가 인사였는데.
오늘 하루 여러분의 식사는 안녕한가요? 잘 먹었나요?
책을 읽는 내내 잘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생각했어요.
1.먹는다는 것
2.잘 먹는다는 것
3.잘못 먹는다는 것
4.다시 먹는다는 것
5.다시 잘 먹는다는 것
다섯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정말 술술 잘 읽힙니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읽고 토론할 거리가 너무 많은 책이에요.
93p
전 세계인이 입맛이 똑같아지고, 각 나라마다 가지고 있던 전통적인 식단이 사라진다면, 전통적인 식단을 만들어 내던 품종들도 영원히 사라지게 되는 것이죠. 이는 생태계에 영향을 주고, 우리의 입맛이 가져오는 엄청난 결과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때입니다.
지금까지 엄마가 된장, 고추장 등 직접 해주셔서 잘 먹고 있지만 중3과 초6 아이들과 같은 식탁에서 삼팔선이 그려진 듯한 밥상의 풍경이 웃픈 현실입니다. 나의 입맛과 다르게 전통적인 입맛을 모르고 살아가는 아이들을 보니 앞으로 잘 먹고 사는 게 무엇일지. 이미 어른들도 전통적인 입맛은 잊혀가고 있지 않나 생각하니. 잘 먹고 사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였네요.
청소년들은 먹방과 편의점 간편식을 즐기고, 대두와 옥수수 등 식품 산업의 어두운 면, 먹거리와 지구 온난화의 관계 생각해본 적 있나요. 인간이 살기 위해 먹지만 생명의 윤리 차원에서도 생각해야 할 것들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이렇듯 우리와 떼어놓을 수 없는 먹거리이기에 더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식탁을 책임지는 어른들이 이 책을 읽고 함께 고민하고 잘 먹고 잘 살았으면 하고 간절하네요. 좋은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동아리에서 함께 읽고 토론하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