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
양세화 지음 / 델피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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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 감정이 거의 없거나 감정조절이 잘 안 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나 또한, 점차 감정이 메말라 가는 것 같다. 그러던 와중 감정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도시에 대한 이야기인 소설 ‘감정적’을 접하게 되었다.

소설의 내용은 처음과 끝이 이어지고 반전이 있다. 자칫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너무 자세하게는 알려주지는 않겠다. 앞부분과 끝부분 그리고 소설 속 인물들을 주의 깊이 보다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P.7

5분 전에, 도아는 취업을 위해 지원한 여러 회사로부터 불합격 통보를 받았고, 그것들을 모조리 읽은 후 지금은 침대에 누워있다.

주인공 도아는 엄마와 떨어져서 자취를 한다. 그녀는 ‘감정적’이라 불리는 또 다른 세상에 가기 전의 세상에서 지원한 회사들에 모두 탈락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잠에 들고 그녀를 지켜보던 누군가는 그녀에게 신비한 가루를 뿌린다. 그러자 그녀의 표정이 조금은 편해진다. 

그녀에게 신비한 가루를 뿌린 누군가는 누구일까? 그녀에게는 보이지도 않는 그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P.13

가볼까? 말까? 그 길은 이 동네의 수많은 골목과 다를 게 없었으나 왠지 모르게 포근했다. 그러다 문득 그 남자를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도 모르게 발이 먼저 움직였다.

집에 먹을 것이 떨어지자 장을 보러 나간 도아는 지갑을 떨어뜨리게 되고 어떤 한 남자가 지갑을 주워준다. 그 남자는 골목으로 들어가는데 도아는 처음 보는 골목이었고 무언가 포근해지며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감정적’이라는 도시에 들어가게 되었다.

우리도 오랜 기간 거주한 동네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모를 수도 있다. 집, 직장, 집 이런 바쁜 생활을 하다보면 주변에 관심을 기울이기가 힘들 것이다. 이 문구를 보았다면 주말이나 퇴근할 때 주변을 한 번 둘러보기를 바란다. 주변을 보며 옛 추억을 떠올려도 좋을 것이다. 

P. 24

사람들은 모두 마음속에 시계를 하나씩 품고 삽니다. 마음이 진정으로 울릴 때 이 세계는 작동되고, 그렇지 않으면 멈추죠.

사람은 태어나 어린이, 청소년기를 거쳐 성장하면서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과거를 그리워합니다. 그때가 좋았지, 하고요. 그때부터는 하루의 가치가 현저히 떨어져 시계가 꽤 먼 순간에 멈춥니다. 

이 내용을 보자마자 과거 저녁을 먹고 당시 유행하던 ‘포켓몬 고’를 하기 위해 친구와 뛰어갔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때는 정말 순수하게 그 당시를 즐겼던 것 같다. 지금도 가끔 그 시절을 생각하면 잠시 피식하기도 하고 감성에 젖기도 한다. 이렇듯 사람은 과거를 그리워하게 된다. 

유튜버 진용진의 ‘당신의 이야기’라는 세상에 없는 영화가 생각난다. 그곳에 나온 인물들도 어린 시절에는 비난과 경멸의 시선으로 사람을 바라보지 않았는데 어른이 되면서 그러한 눈빛으로 사람을 바라본다. 심지어는 어린 시절 같이 놀던 동네 형, 동생마저 기억하지 못하고 서로 싸우게 된다. 그러다가 경찰서에 가게 되는데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아따맘마 ost인 ‘안녕하세요’를 듣고 그 시절을 추억하게 되는 내용이다. 

P.143

저는 그러니까 누군가가 만들어 주는 게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고 믿게 되면서 생기는 용기, 스스로 세상과 부딪힐 용기를 만들어내는 경험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남을 통해서 이겨내는 방향도 좋지만 스스로 용기를 만들 수 있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 도와주는 사람이 없을 때에도 스스로 이겨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점차 험난한 사회가 되어 가기 때문에 많은 경험을 통해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용기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P.178

나는 집으로 돌아가기까지 앤 님이 한 말을 계속 떠올랐다. 내가 도움이 되었다니. 너무 기쁘고 벅차서... 남몰래 눈물을 살짝 훔쳤다.

주인공 도아는 용이도 만나고 지용씨도 만나고 앤님도 만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힘든 일도 즐거운 일도 있었다. 그런 경험들을 통해 ‘현실’ 속 많은 회사에 지원했지만 떨어진 자신의 모습과 달리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된 도시 ‘감정적’속의 자신의 모습을 보고 기쁘고 벅차서 눈물을 흘렸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은 그것 하나만으로 얼마나 가슴 벅차고 기쁜 일일까? 아마 한 번 경험하게 된다면 답답하던 가슴이 뻥 뚫리고 뿌듯함을 느껴 내일이 기대가 될 것이다. 

P.243

부스럭거리는 까만 봉투를 앞뒤로 휘저으면서 걷고 있는데 내 앞에 걸어가는 남자의 주머니에서 카드가 한 장 떨어졌다. 아버지뻘로 보이던 그 남자는 카드가 떨어진 줄도 모르는지 기분 좋게 통화하며 걷고 있었다.

주인공 도아는 어느덧 감정게이지를 다 모아 ‘현실’로 돌아가게 되고 도시 ‘감정적’에서의 기억은 잊어버리고 느낌만 기억하게 된다. 여기서 나오는 남자가 아마 처음 부분에 카드를 주워준 ‘그 남자’인 거 같다.

용이는 우리가 잃어버린 동심을 뜻하는 것만 같다. 꼭꼭 숨어 있었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세상으로 나오게 되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고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있지만 되찾기에는 멀고 힘들기 때문이다. 

소설 ‘감정적’은 감정에 메말라가는 사람, 동심을 되찾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읽고, 개인적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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